[아론과 훌]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등록날짜 [ 2017-09-25 18:15:56 ]

예수 믿는 것은 내세 구원은 물론
현재 삶에서도 희망을 품게 하는 든든한 기초


빅터 프랑클은 유대인 정신과 의사이며, 현대 정신치료이론의 하나인 로고테라피(logotherapie)의 창시자로 유명하다. 로고테라피는 우울증 같은 정신장애에서 환자 스스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이를 통해 장애를 극복하도록 돕는 인문적 치료법이다.

빅터 프랑클은 그 자신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되어 극한의 강제노역과 죽음의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살아남았는데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로고테라피를 주창했다. 강제노역도 하고 의사로서 동료 수용자도 돌보던 프랑클은 1944년 성탄절부터 1945년 새해까지 수용자 사망률이 급증하는 것을 보고 왜 그럴까 의문을 품었다. 특별히 수용 조건이 악화되었거나 질병이 발생한 것도 아닌데 한 주 정도에 많은 수감자가 죽은 이유는 뭘까? 그것은 특별한 근거 없이 성탄이나 새해에는 집에 돌아갈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가 좌절되면서 희망만큼 깊게 닥쳐온 절망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랑클이 수용소에서 목격한 것은 육체적으로 강하고 건강한 사람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죽음의 위협에 굴하지 않고 삶의 의미와 의지를 놓지 않는 사람들이 생존한다는 평범하면서도 놀라운 사실이다. 빅터 프랑클은 수용소에서 겪은 일을 기록하고 정리해 <한 심리학자의 강제수용소 체험기>를 출판했는데 이 책의 영어 제목이 ‘인간의 의미 탐구’였다. 로고테라피의 원리와 지향점을 압축하여 보여 주는 제목이다.

빅터 프랑클의 경험과 충고에는 일상적인 스트레스와 점점 가중되는 위험이라는 아우슈비츠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이 되새겨 볼 만한 유용함이 있다. 한국이 여전히 OECD 자살률 1위이고, 여러 형태의 정신장애 비율이 갈수록 증가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많은 사람이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자신의 태도와 삶을 영위할 의지를 잃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는 보통 외적 상황이나 물질적 조건이 자아실현이나 행복의 추구에서 중요한 토대라고 생각한다.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프랑클은 인간이 어떤 상황에 처하든 그 상황에서 나름대로 삶의 의미를 찾고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려는 의지가 더 본질적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가 고통을 당하는 것은 실제 고통을 주는 요인보다는 그것을 고통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재난이나 불행에 처해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고 받는 충격이 다른 것도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하느냐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믿는 것은 내세의 구원을 위함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현재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삶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든든한 기초라는 이득도 크다. 세리, 창기, 문둥병자, 천민, 귀신들린 자 등 예수 당시 저주와 절망 속에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사람들에게 예수가 준 것이 바로 새로운 삶이다. 이들의 죄를 씻어 주고, 병을 고쳐 주고, 빵을 주기도 했지만, 이들이 예수에게 얻은 가장 큰 것은 바로 자신들이 이제 살아가야할 삶의 이유와 구원이라는 소망이었다. 삶의 의미를 찾으면 자신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서 얼마든지 일어설 수 있다.

미국의 얼 쇼리스라는 철학자는 노숙자나 빈민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면서 재활을 돕는 ‘클레멘트’ 과정을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얼 쇼리스는 가난한 이들에게 물질적 후원을 하거나 직업훈련을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잃어버린 자존감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희망의 인문학을 통해 많은 사람이 삶을 새롭게 돌아보면서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성경은 희망의 인문학이나 로고테라피보다 더 영원하고 절대적인 자유와 사랑을 가르쳐 준다. 지금 당신은 삶의 의미를 제대로 찾고 있는가?



/김석 집사
철학박사(프랑스 현대철학)
現 건국대 융합인재학부 교수
신문발행국 논설부장



 

위 글은 교회신문 <54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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