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어느 결혼식에서 느낀 단상
시련을 함께 견디며 얻는 행복과 기쁨

등록날짜 [ 2015-11-03 23:28:55 ]

10월 초에 친한 친구가 보자고 해서 잠깐 만났습니다. 불혹을 훌쩍 넘겨 늦게 결혼한다고 수줍게 말합니다. 아내 될 사람이 근무하는 인천 어느 초등학교에서 신랑 신부의 친한 지인들만 초청해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한다고 합니다.

 

2주 후 결혼하는 날, 초등학교 운동장에 도착하니 교실에서 진행할 결혼식이 자못 궁금해집니다. ‘학력 향상 워크숍’이라는 전단이 길바닥에 친절하게 붙어 있고 교실(결혼식장)을 안내합니다. 교실에는 어른과 아이 50여 명이 작은 책상과 의자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습니다.

 

칠판에 미리 적어 놓은 학습 목표는 ‘결혼의 참된 뜻을 알고 주제와 분수에 맞는 의미와 형식을 지향하며 가볍고 따뜻한 결혼식을 만들어 즐기자’였고 신부가 수업 중이었습니다. 신부는 남편을 어떻게 만났고 어떠한 교제를 하며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이르렀는지 설명했습니다. 이어 둘이 교제하면서 찍은 사진을 동영상으로 보여 주고 사랑하는 남편을 소개하고 남편의 인사말이 이어졌습니다.

 

신부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서투르지만 아름다운 축하 연주를 선보였고 축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전 직장 사장, 현 직장 사장, 초등학교 교감 선생님 그리고 아버지가 안 계셨기에 친구를 아들처럼 아껴 주신 한 어르신의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이른 새벽 대구에서 출발해 결혼식에 참석한 어르신이 주머니에서 갓 딴 목련 몽우리를 꺼내 들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을에 목련나무 가지 끝에 달린 몽우리를 보면 얇은 껍질 속에 수많은 꽃과 잎이 아주 작게 숨어 있습니다. 얇은 껍질로 긴 겨울을 보내고 나면 봄에 하얀 목련꽃이 피고 잎이 핍니다. 그런 목련을 보면서 결혼도 이와 같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낯선 남녀의 만남에 때론 고통도 있고 시련도 있겠지만 사랑과 배려 속에 힘든 시간을 잘 이겨 내면 아름다운 꽃도 피고 열매도 맺는 것이 아니겠나. 정말 두 분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그러면서 아버지와 같은 심정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신부의 친구로 보이는 두 남매의 엄마는 결혼식 처음부터 끝까지 울면서 축하했습니다. 저도 진심이 느껴지는 축사와 결혼식에 감동이 느껴지고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비록 신랑과 신부가 멋지고 아름다운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지는 않았지만 그보다 더 아름다운 그들의 삶과 내면을 볼 수 있는 결혼식이어서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신이화(辛夷花)라는 목련 몽우리 속에 숨겨 놓은 하나님의 섭리를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인생과 삶을 되돌아봅니다. 누구나 살면서 어찌 고통과 시련이 없겠습니까. 그러나 힘들고 어려울수록 내 죄를 대신 갚으려고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시고, 내 고통과 아픔을 대신 담당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봅니다.

 

그분의 사랑 안에서 비록 이 땅에서는 고통과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우리 삶에 사랑과 행복과 감사와 기쁨의 열매가 맺혀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로 행복하고 천국에서도 주님과 함께 영원히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신랑 되신 예수와 함께 영원히 행복한 신부가 되지 않으시겠습니까?

김용환 집사
 

위 글은 교회신문 <45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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