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148)] 바벨론 포로가 된 유대 민족의 귀환과 ‘고레스 칙령’
이란 편(5)

등록날짜 [ 2019-07-03 14:09:09 ]

원통형 실린더에 각인된 칙령 내용은
첫째,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라
둘째, 유대인은 본국으로 돌아가라
셋째, 탈취한 성전 그릇들도 돌려 보내라
하나님은 이방인 고레스 왕을 통해
구원의 역사 이끄시는 주권적 섭리 대변


윤석전 목사: 하나님이 사용하신 고레스 왕은 바사 제국을 세우고 바벨론을 정복한 뒤 바벨론에서 포로 생활하던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고향으로 돌아가 성전을 지으라고 명령했습니다. 세월이 지난 후, 고레스 칙령이 발견되자 다리우스 왕은 중단되었던 성전 건축을 재개하라고 허락했습니다. 그 고레스 칙령이 발견된 악메다로 가 보겠습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약 337km 지점에 현재 하마단(Hamadan)이라 부르는 악메다(Achmetha) 궁터가 있다. 바사 왕들의 여름 별장 악메다 궁터는 1m 두께 벽으로 방이 연결되어 있다. 문 없이 이어진 방 어딘가에서 고레스 왕이 내린 칙령이 발견됐다. 고레스 왕(CyrusⅡ)은 유대인이 희생 제사를 드리던 곳에 성전을 다시 세우라며 비용을 국고(國庫)에서 대 줬다. 바벨론이 빼앗은 금·은 그릇들도 성전에 돌려주라고 명령했다. 그 칙령이 발견된 악메다는 귀한 성서의 땅이다.


윤석전 목사: 악메다와 고레스 왕은 어떤 관련이 있나요?


홍순화 교수: 악메다는 원래 메대 제국의 수도였습니다. 고레스는 ‘안산’이라는 조그만 나라의 왕이었는데, 메대 제국을 정복해 대제국을 만드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악메다는 고레스 왕을 조그만 부족국가 왕에서 제국 왕으로 올려 준 뜻깊은 곳입니다. 그 뒤 악메다는 바사 제국 수도 네 곳 중 하나인 여름 궁이 되었습니다. 성경적으로 이곳이 중요한 이유는 고레스가 성전을 재건하라고 명령한 칙령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고레스 왕이 죽고 세월이 흘러 다리우스 왕 재임기에, 이스라엘이 중단된 성전 건축을 재개하려 할 때, 악메다에서 고레스 칙령의 원본이 발견되어 원활하게 다리우스 왕의 허락을 받아 성전을 완공할 수 있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고레스 칙령이 무엇인지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차준희 교수: 성경에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의 입으로 하신 말씀을 응하게 하시려고 바사 왕 고레스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매 저가 온 나라에 공포도 하고 조서도 내려 가로되”(대하36:22)라고 기록돼 있는데, 여기서 언급된 ‘고레스의 조서’가 ‘고레스 칙령’입니다. 고레스의 칙령은 에스라 1장 2절~4절, 6장 3~5절에도 나옵니다. 그 내용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한다. 둘째, 이를 위해서 유대인은 본국으로 귀환한다. 셋째, 바벨론 사람들이 탈취한 성전의 은금 기명(器皿, 그릇)들을 돌려보낸다. 성경에 기록된 이 내용은 고레스 실린더에 나와 있는 내용과 일치합니다. 고레스 칙령은 당시 바사 제국의 식민정책을 보여 줍니다. 바사는 피지배민들의 종교와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권장하는 관용과 포용 정책을 폈습니다. 하나님은 고레스의 관용정책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했고,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게 하셨습니다.


윤석전 목사: 바사 제국이 바벨론을 다스리기 전, 이스라엘 백성의 바벨론 포로기에 관해 말씀해 주세요.


차준희 교수: 이스라엘의 바벨론 포로기는 예레미야에 기록됐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3차에 걸쳐 바벨론 포로로 끌려갔습니다. B.C. 597년 1차 포로, B.C. 587년 2차 포로, B.C. 582년 3차 포로입니다(예52:28~30). 처음 포로로 끌려간 B.C. 597년부터 바벨론이 바사 제국에 합병되는 B.C. 539년까지를 ‘바벨론 포로기’라고 합니다. B.C. 597년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을 에워싸고 항복을 받아 냅니다. 그 후, 여호와긴 왕과 왕족, 귀족, 고위관리, 기술자를 바벨론으로 잡아갑니다. 당시 이스라엘에는 빈천한 자 외에는 남은 자가 없었다고 합니다(왕하24:10~17). 바벨론으로 잡혀갔던 포로들은 유다 왕족과 귀족들을 제외하고는 바벨론의 토지를 불하받아 소작을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바벨론에 정착해 한 세기 정도 지난 후에는 농업, 상업에 종사해서 성공을 거둔 자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나라가 없었기에 망국의 애환을 안고 본국을 그리워하면서 바벨론 강가에서 울었다고 성경에 기록돼 있습니다(시137).


윤석전 목사: 바벨론이 이스라엘 왕족과 귀족을 붙잡아간 것은 다시 나라를 일으키거나 바벨론에 대적하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 같습니다. 고레스 왕의 바벨론 정복이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홍순화 교수: 고레스는 바벨론이라는 도시가 아니라 나라 전체를 정복했습니다. 이스라엘 땅이 바벨론 제국에서 바사 제국이 됐고, 이스라엘 백성이 바사 제국의 국민이 됐습니다. 그리고 고레스 왕은 명령을 내려 이스라엘 백성에게 고국으로 돌아갈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고레스가 세운 바사 제국 최초의 수도 파사르가다에(Pasargadae)라는 곳에 고레스의 무덤이 있습니다. 그곳으로 가 보겠습니다.


고레스가 세운 바사 제국 수도 파사르가다에. 그곳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 고레스의 무덤이 있다. 계단식으로 쌓은 기초석 위에 석실 분묘를 세운 무덤에는 고레스의 황금관과 함께 무기와 보석들이 바사 제국이 존립하는 동안에 있었다고 한다. “나는 바사 제국을 만들었지만 나 역시 죽으면 한 줌 흙으로 돌아간다. 이 나라도 어느 땐가는 누군가에 의해서 무너지는 날이 올 것이다. 누구든지 이 나라를 무너뜨리고 제국을 건설할 자가 있다면 이 무덤에는 손대지 마라”고 한 고레스의 말 때문일까. 비록 내부 유물은 도굴됐지만 외형만큼은 잘 보존돼 있다. 이스라엘 백성을 본국으로 귀환시키는 하나님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이 값지게 쓰신 고레스의 역사는 인간의 시간 속에서도 구원의 역사를 차질 없이 이끄시는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를 대변하고 있다.


윤석전 목사: 고레스 무덤의 특징을 말씀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페르세폴리스에서 50km 떨어진 곳에 파사르가다에가 있습니다. 고레스 왕 무덤은 파사르가다에 왕궁에서 1~2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이 무덤의 기초는 약 12~13m 높이 6층 석탑입니다. 그 위에 박공(牔栱, 삼각형 모양) 형식으로 지붕을 덮었습니다. 고레스 왕의 무덤은 힘과 위엄을 나타내면서도 단순하게 지어졌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바사 왕국이 존립할 때까지 황금으로 된 관 속에 고레스의 시신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남아 있는 건물은 원형(原形)이 아닌데 정확하게 언제 어떻게 바뀌었는지 기록이 충분치 않지만 위치는 정확하다고 합니다.


윤석전 목사: 고레스의 행적에서 하나님의 섭리가 보입니다. 설명해 주세요.


차준희 교수: 처음부터 고레스가 여호와 하나님을 안 것은 아닙니다. 성경에 “너는 나를 알지 못하였을찌라도 나는 네게 칭호를 주었노라”(사45:4)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고레스가 많은 전쟁에서 승리한 이면에 여호와 하나님이 역사하고 계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너를 지명하여 부른 자가 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인 줄 알게 하리라”(사45:3). 이후 B.C. 539년에 고레스는 바벨론을 합병하고 고대 문명의 새 주인으로 등장합니다. 하나님은 이런 고레스를 감동시켜 고레스 칙령을 내리게 합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해방시키기 위해서 고레스를 인도했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통해서도, 오늘날 세속의 역사 속에서도 구원의 역사를 이끌고 계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윤석전 목사: 고레스 왕은 언제 어떻게 죽었나요?


홍순화 교수: B.C. 530~529년경 티그리스강의 발원지 부근에서 마사게타이와 벌인 전쟁 중에 죽었다고 합니다.


윤석전 목사: 정치적으로 훌륭한 평가를 받는 고레스에게서 배워야 할 리더십은 무엇일까요?


차준희 교수: 고레스는 고도의 통치술을 발휘한 정치가입니다. 고레스는 자신이 점령한 나라들의 신(神)을 배척하지 않고 받아들입니다. 종교혼합주의였다고 생각됩니다. 자신이 원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서 모든 종교를 받아들였으니까요. 물론 기독교인들은 고레스의 종교적 태도를 경계해야 됩니다만, 정치적인 측면에서 상대방의 가치관을 존중하는 포용적이고 통합적인 고레스의 리더십은 우리가 배울 덕목이라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이 쓰신 사람 고레스는 바벨론을 합병하면서 바벨론 포로였던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하고 하나님의 성전을 짓게 했습니다. 고레스는 그 명령을 칙령으로 남겨 후대 왕 때도 성전을 짓고 완공하게 하면서 하나님의 거룩한 일을 성취해 축복을 받았습니다. 우리에게는 성경이라는 복된 하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그 말씀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명령입니다. 이 말씀을 귀히 여겨 말씀대로 살아 복을 받고 영원한 천국을 유업으로 받으며 이 땅에서 멸망하는 수많은 영혼을 구원하는 믿음의 역사가 성경을 통해서 여러분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3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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