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168)] 야곱의 우물…‘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를 주리라’ 약속한 곳
터키 편 ⑹

등록날짜 [ 2019-12-03 11:45:20 ]

우물이 있는 하란 땅은 성경 속 중요한 장소

장자의 축복을 받은 야곱이 라헬을 만나고

예수님이 사마리아 여인을 만난 곳도 이곳

물이 있는 곳은 늘 하나님이 인도하신 장소

 

윤석전 목사:태양 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중동 지역에서는 물이 곧 생명입니다. 성경 역사 속에도 물과 관련한 여러 사건이 있습니다. 모세와 그 아내 십보라의 만남, 아브라함 종과 리브가의 만남, 야곱과 라헬의 만남. 이 모두 우물가에서 일어났습니다. 예수님도 수가성 우물가에서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 전도했습니다. 하란 땅에는 야곱과 라헬이 만났던 우물, 그 시대에 생명 같았던 야곱의 우물이 있습니다.

 

야곱이 이동한 경로를 따라가면 벧엘(Bethel) 추정지에 다다른다. 야곱이 돌단을 쌓았으리라 추정하는 곳에 돌 망루가 서 있다. 비록 실제 돌단을 쌓은 자리는 아닐지라도 이 돌 망루는 순례자들에게 큰 감동을 준다. 하란으로 향하던 야곱의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란으로 가던 야곱은 해가 저물자 벧엘에서 돌을 베개 삼아 잠을 청했다. 꿈속에서 사다리 하나가 땅에 세워졌고 그 끝이 하늘에 닿았다. 순간 야곱은 그 위에 서 계신 하나님을 보았다. 하나님께 약속을 받은 야곱은 그 거룩한 자리에 돌단을 쌓았다. 하란 우물터에서 사촌 라헬을 만난 야곱은 물을 길어 올려 라헬이 몰고 온 외삼촌 라반의 양 떼가 목을 축이도록 해 주었다. 야곱이 평생 사랑했던 둘째 부인 라헬과 운명적인 첫 만남을 한 것이다. 야곱은 라헬에게 입맞춤한 뒤, 자신이 라반의 누이 리브가의 아들임을 알렸고, 라헬은 이 사실을 전하러 집으로 달려갔다. 야곱은 고향으로 돌아가기까지 20년 동안 하란에 거하며 가계(家系)를 이루었다. 야곱의 역사 외에도 우물은 고대 중동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물은 당시 생명과도 같은 샘물을 나누던 장소였는데, 그 가운데 우정과 애정이 오갔다.

 

윤석전 목사:야곱 우물은 어디에 있나요? 또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홍순화 교수:하란은 지금의 터키와 시리아의 국경 지대 가까이 있는 곳인데, 그곳에 야곱의 우물이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그 지역 사람들 사이에서는 야곱의 우물이라고 전해 왔습니다. 야곱이 라헬을 이 우물에서 만났고, 아브라함의 종이 리브가를 만났습니다. 브엘세바 위치를 추정할 수 있게 해 준 아브라함의 우물처럼, 하란 땅에 일어났던 성경 사건들이 사실임을 입증해 주는 야곱의 우물 도 성서 속 중요한 장소입니다.

 

윤석전 목사:물은 성경에서 어떤 의미를 나타내나요?

 

홍순화 교수:성경에서 언급하는 물은 의미 면에서 비유인 경우가 많습니다. 동시에 실제로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 줍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 했을 때, 먹을 양식은 하나님께서 내려 주셨지만 물은 항상 현지에 있었습니다. , 물이 있는 곳은 언제나 하나님이 인도하신 장소였습니다. 또 성경의 지명을 확인할 수 있는 역할을 했던 우물은 성서 지리학에서 중요한 자료입니다.

 

윤석전 목사:야곱은 형 에서로부터 장자권을 가로챈 인물입니다. 고대 중근동 지방에서 장자권은 어떤 의미를 띠나요?

 

이형원 교수:고대 남·중부 바벨론, 우가리트, 앗수르와 같은 국가들의 기록을 보면 모두 장자(長子)를 선호하고, 상속받을 때 장자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법조문이 있었습니다. 성경에도아버지의 힘을 처음으로 보여 준 자가 장자’(49:3)라는 표현이 있고, 유대인들에게 장자는제일 먼저 어머니의 자궁을 연 자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그 때문에 장자에게 유산을 두 배나 지급하고 명예와 축복을 제공하고 족보에 장자 이름을 올립니다. 신약 저자들도 장자 상속권이나 장자 상속법을 이용해 구원자이신 예수님의 사역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예수님을모든 창조물보다 먼저 나신 자’(1:15)로 소개하고,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고전15:20)라고 표현하면서 장자가 지닌 의미를 신약성경에서 인용합니다.

 

윤석전 목사:장자권 다툼에 하나님의 섭리가 있을까요?

 

이형원 교수:구약성경에서 형과 아우의 서열이 바뀌어 아우가 더 큰 축복을 받거나 족보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인과 아벨, 에서와 야곱, 르우벤과 요셉, 므낫세와 에브라임, 아론과 모세, 아도니아와 솔로몬, 일곱 형과 말째 다윗 등 모두 동생이 권세를 얻고 축복을 받았습니다. 구약 학자들은 고대 중동국가들이나 이스라엘에서 자연적으로 내려오는 장자 상속권을 깨뜨리고 서열을 바꾼 일이 발생한 것은 하나님이 자연의 이치를 뛰어넘어 절대 주권 가운데 가족과 세상의 역사를 이끌어 가심을 보여 주기 위한 일로 해석합니다. 하지만 야곱의 경우는 다른 면이 강조됩니다. 야곱이 받은 장자 축복은하나님께 얻는 영적 축복은 갈망하는 자가 차지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또 야곱이 장자 축복을 가로챈 데는 예수님이 이 땅에 구원자로 오시는 족보를 이어 가기 위해 야곱이 축복을 받아야만 했던 하나님의 섭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시는 조상으로서 에서보다 야곱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셨으리라 짐작합니다. 장자 축복을 뺏긴 사실을 알고 분노할 형 에서를 피해 야곱이 찾아갔던 외삼촌 라반의 동네 하란, 그곳은 우상숭배 중심지였습니다.

 

하란에는 B.C 7세기경 달의 신(Sin)’을 섬긴 신전 터가 남아 있다. 당시 사람들은 사회 모든 것이 달을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믿었고, 달은 만물을 살리는 존재라고 인식했다. 그 때문에 달신을 최고의 신으로 섬기며 이곳에 거대한 신전을 지었다. 이는 하나님을 모르는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종교심이 달을 보며 위안을 얻고자 한 것이다. 달신을 섬기던 이곳은 셀주크 시대에 와서 카라반사라이로 변했다. 카라반사라이(karavan sarai)는 대상(大商)의 숙소인데, 지금의 여관 같은 곳이다. 낙타가 하루에 걷는 거리인 45km 간격으로 카라반사라이가 있어서 하란 땅을 지나던 상인이 휴식처로 사용했다. 짐승 백여 마리와 함께 대상이 머물며 쉬던 공간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카라반사라이 천장에는 십자가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신전 터가 예배당으로 쓰였다는 사실과 함께 이 땅이 아브라함의 영적 후손이 거주한 성서의 땅임을 선포하고 있다.

 

윤석전 목사:이곳에 거대한 달신전을 세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홍순화 교수:당시 하란은앗수르 제2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번영을 누린 무역 중심지였습니다. 한 지역이 돈 많고 번영을 누리면 두 가지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문명이 발달합니다. 하란에는 천문 관측대가 있었고 세계 최초로 대학이 설립됐습니다. 둘째, 우상숭배가 횡행합니다. 고대도시들은 대부분 신을 섬겼습니다. 하란에서 섬긴 신은 달의 신이었는데, 그들의 부유함을 바탕으로 열정적으로 섬겼습니다.

 

윤석전 목사:세월이 지나면서 카라반사라이의 용도와 구조가 달라졌다고 합니다. 이 과정이 어떻게 이어졌는지 말씀해 주세요.

 

이형원 교수:카라반사라이는 하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길에 많았습니다. 무역상이나 대상이 낙타를 쉬게 하고 자신들도 씻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거쳐 간 곳이기 때문에 식당 시설과 함께 여행에 필요한 물건들을 살 수 있는 공간을 갖췄습니다.

 

윤석전 목사:카라반사라이가 우상숭배 장소인 달신전 터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예배 장소로 변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와 과정을 설명해 주세요.

 

이형원 교수:초대교회 시대나 중세 시대 하란 지역에는 동방정교가 성행했습니다. 620년경 마호메트가 회교를 만들고 그 신앙을 이어받은 후손이 전쟁을 일으켜 회교권 세력을 확대해 가면서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핍박합니다. 그 때문에 이 지역에서 동방정교를 믿던 사람들은 핍박을 피해 숨어서 예배를 드렸는데 그곳이 카라반사라이인 것 같습니다. 천장에 있는 십자가 모양은 그들이 예배를 드리면서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고대 하란과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명령해서 도착한 가나안을 비교하면 어느 곳이 더 풍요로운 땅인가요?

 

홍순화 교수:하란 땅은 모든 것이 갖춰져 하나님 없이도 잘 살 수 있는 풍요로운 장소였고, 가나안 땅은 하나님이 도와주고 먹여 주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척박한 곳이었습니다.

 

윤석전 목사:고대 중동지역에서 어떻게 달을 우상숭배 했는지 궁금합니다.

 

이형원 교수:고대 메소포타미아 지방 사람들은 달신을 지혜의 신이자 여러 신의 우두머리로 여겼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넉 달에 한 번 큰 제사를 지냈는데, 바벨탑처럼 웅장한 탑을 세워 놓고 맨 꼭대기에 신전을 만들어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잔인한 행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란에 머무는 동안 그런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하란을 떠날 때, 하나님께서는 달신과 관련된 문명과 우상숭배를 파괴하고 새로운 신앙 족속을 만들려는 뜻이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또 바벨탑 사건을 통해서도 우상숭배 하는 문명은 여지없이 파괴된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하나님이 함께하셨던 가나안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웠던 하란보다 더 큰 축복 속에 살았습니다. 이 세상에서 아무리 풍요롭게 살아도 하나님이 주신 것이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5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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