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교회 역사 이야기-6] 점점 권력화되는 로마교회의 서막

등록날짜 [ 2011-06-08 09:42:50 ]

부활절 시기 차이로 동로마-서로마 교회 갈려
감독들은 점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

영지주의 교사들은 그들의 전승(傳承) 기원을 사도들에게 두려고 무척 노력했다. 그들은 도마가 영지주의 문서 중 3권 이상을 저술한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크리스천들은 어떻게 사도들의 진실한 가르침을 지킬 수 있었을까? 영지주의가 강력하게 도전해오자 몇몇 감독들은 그들의 믿음의 기원을 그들 도시에서 살았거나, 도시를 지나갔거나, 그곳에서 순교한 사도들에게서 규명하기 시작했다.

AD 200년경, 감독들은 그들의 가르침의 근거뿐 아니라 권위의 출처까지 사도들에게 두었다. 이로써 감독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소유한 공식적인 수탁자(受託者)가 되었다.

이것은 곧 소수인 감독들이 사도에 버금가는 독보적 권위를 지니게 되었음을 의미했다. 특히 대도시에서는 그런 감독들의 권위가 빠르게 신장하였다. 각 도시의 감독들이 주변 지역에 있는 모든 하나님의 자녀를 양육했기 때문에 그들은 서로 ‘아버지’라고 불렀다.

AD 110년, 폴리갑은 모든 신자에게 사도들의 가르침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그런데 그때부터 80년이 지난 후, 폴리갑의 제자 한 사람이 “감독들이 사도들의 전통을 지켜왔다”고 기록했다. 이는 ‘만인제사장 시대’가 ‘감독제사장 시대’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로마 감독의 급부상
강력한 힘을 지닌 대도시 감독들의 등장은 기독교의 진리를 보존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그러나 권력 확대는 언제나 그렇듯 문제를 낳게 마련이었다.

폴리갑이 말시온과 대화하려고 로마를 방문했을 때, 크리스천들은 언제 부활절을 지킬 것인지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폴리갑 같은 로마 제국 동부지역에 사는 크리스천들은 유대인의 유월절 기간에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했다.

반면 로마 제국 서부 크리스천들은 유월절이 지나고 주일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양쪽 모두 소박한 저녁 식사로 부활절을 기념했다. 이로써 해마다 봄이 되면 크리스천 중에 어떤 이들은 금식하고 또 어떤 이들은 마음껏 먹는 진풍경을 연출하였다.

폴리갑과 로마 감독 아니케투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 논의했지만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상대를 비난하지 않았으며 폴리갑은 평화롭게 로마를 떠났다.

폴리갑이 죽은 뒤, 로마 감독은 더 강력한 영향력을 확보해나갔다. 당시 로마가 문명 중심지였으므로 제국 신민들 역시 로마가 방향성을 제시해주기를 바랐다. 마찬가지로 로마 제국 내에 있는 모든 크리스천도 누군가 확실한 방향과 뚜렷한 지침을 제시하기를 바라며, 베드로와 바울이라는 두 사도의 지도적 계통을 이어받은 로마교회를 바라보았다.

폴리갑이 로마를 방문한 지 30년이 지났을 때, 부활절 논쟁이 다시 일어났다. 당시 로마의 새 감독은 빅토르였다. 빅토르의 요청대로 예루살렘 주변에 있는 교회들은 로마 방식에 따라 부활절을 지키기 시작했지만, 동부 지역의 다른 교회들은 여전히 나름의 방식대로 부활절을 기념했다. 이에 빅토르는 동방 크리스천들이 로마 크리스천들과 교제하지 못하게 막았다.

곧 많은 지도자가 빅토르의 조치에 항의했고, 어떤 감독은 “당신 앞서 로마교회를 이끌던 감독들 역시 아시아의 관습을 따르지 않았지만, 아시아의 교회들과 화평을 유지했습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시기에 금식한다고 해서 우리 믿음의 통일성을 훼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고 간청했다. 동부지역 감독 한 사람은 빅토르에게 보낸 편지에서, 사도 빌립과 요한도 유월절 동안 부활절을 기념하는 동부지역 관습을 따랐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빅토르는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께서 동부지역 교회들을 버리셨다고 여겼다. 그러나 빅토르가 죽은 뒤 크리스천 대부분은 동부지역 교회들을 철저히 무시한 빅토르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오늘날에도 로마제국 동부지역 교회의 유산을 물려받은 교회들은 여전히 유대인의 유월절 기간에 부활절을 기념하고 있다.

감독들이 점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2세기 크리스천들은 또 다른 의문에 사로잡혔다.
“무엇이 교회를 하나로 묶는가? 전통인가? 성경인가? 신앙 규칙인가? 하나님의 영인가?” 물론 기록된 말씀이나 하나님의 영 중 어느 하나가 단독으로 크리스천들을 하나로 결속한다는 것은 아니다. 말씀과 성령이 함께 역사하여 교회를 하나로 결속한다. 말씀은 우리의 믿음을 형성하고 성령은 믿음에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

로마 제국 서부지역 교회들은 성경과 신앙의 규칙, 또 로마의 감독을 통해 깨달은 대로 말씀에 초점을 두었다. 이 서부지역의 제도는 사람들의 믿음에 견고한 토대를 제공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24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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