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 간 대화법 ③] 무엇을 말할까보다 어떻게 말할까가 더 중요해
상대방 의사를 들을 때 대화 방법

등록날짜 [ 2014-05-13 10:34:08 ]

대화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듣기다.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아이들은 부모의 말보다는 표정이나 태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로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상대방의 몸짓, 표정, 눈빛이 우리가 사용하는 말의 내용보다 훨씬 더 크게 작용한다. 그래서 자녀에게 무엇을 말할까(내용)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말할까(방법)가 더 중요하다. 듣는 데도 대화기술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자녀의 말을 들을 때 대화 방법을 알아보자.

평소 자녀가 부모에게 자기 생각이나 의견을 잘 말한다면, 침묵의 대화법을 써 보는 것이 좋다. 이것은 아이가 말할 때 끼어들지 않고 끝까지 들어 주어 자녀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게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자녀: “엄마, 나 수업시간에 떠든다고 선생님께 혼났어요.”
엄마: “왜?”
자녀: “옆 친구랑 조용히 말했는데 선생님이 나만 혼내셨어요.”
엄마: “으음.”
자녀: “하긴, 선생님 수업이 재미없어서 내가 먼저 친구에게 말 걸긴 했어요.”
엄마: (계속해서 “으음”, “그래”와 같은 방법으로 자녀의 이야기를 듣는다.)
자녀: “엄마, 제가 잘못했죠? 수업시간에는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에 집중해야 하는데 말이에요. 다음부터는 안 그럴게요.”

위와 같은 대화 방법은 자녀의 이야기에 간단한 단어나 침묵으로 반응함으로써 자녀가 자기 생각과 감정을 다 털어놓게 한다. 또 자녀를 비판하는 말을 피할 수 있게 하고 자녀는 부모가 자신을 정말로 수용해 준다고 느끼게 해 준다.

반면에 평소 말을 잘하는 아이라 할지라도 부모가 보기에 무언가 할 이야기가 있는 것 같은데 망설일 때도 있고 부모와 대화하는 일을 무척 어렵게 생각하는 자녀도 있다. 이럴 때 흔히 부모는 “아휴 답답해. 말 좀 해 봐” “너 뭐 잘못한 거 있지? 왜 말을 못해?”라고 자녀를 몰아세운다. 그러나 자녀는 부모의 태도에 위협과 두려움을 느껴 더 입을 다물게 된다.

이럴 경우에는 자녀가 자연스럽게 자기감정이나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응 그렇구나” “그랬니?” 또는 “네 얘기를 더 듣고 싶어”라는 메시지를 주는 대화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부모: “오늘 표정이 안 좋아 보이는데 무슨 일인지 혼자 고민하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 줬으면 좋겠어.”
자녀: “수업시간에 떠든다고 선생님께 혼났어요.”
부모: “짝하고 할 얘기가 있었나 보네?”
자녀: “예, 그런데 선생님은 저만 혼내셨어요.”
부모: “너만 야단을 맞아 억울했구나.”
자녀: “수업시간이 재미없어서 제가 먼저 친구에게 말을 걸었거든요.”
부모: “응 그랬구나.”(비판이나 충고를 하지 않고 계속해서 “너의 얘기를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어”라는 태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자녀: “죄송해요. 수업시간에는 선생님 말씀에 집중해야 하는데. 다음부터는 안 그럴게요.”

자녀가 부모에게 부정적 감정(실망, 두려움, 억울함 등)을 표현하는 행동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자녀가 자기 느낌을 부모에게 속 시원하게 털어놓으면 이러한 감정은 깨끗하게 사라지고 어른이 되어서도 이러한 감정이 남아 있지 않아 다른 사람과 관계를 잘할 수 있다.

자녀와 대화할 때에는 자녀의 말을 적극적으로 관심 있게 들어 줘야 한다. 다른 일을 하면서 아이의 말을 건성으로 들으면 자녀는 부모와 대화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녀와 대화를 잘하고 싶다면, 일단 자녀의 눈을 바라보고, 몸의 각도도 자녀에게 맞추고 ‘네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지 들을 준비가 다 돼 있어’라는 진지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자기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사람으로 자라게 된다.

자녀는 부모로부터 어떤 말을 듣고 자라느냐에 따라 성장하는 방향이 달라진다. 특히 취학 전에 이루어지는 교육은 자녀의 인생 전체에 영향을 주므로 성경 말씀을 근거로 생활 속에서 기본 질서와 규칙들을 확실하게 잘 가르쳐야 하고 영어, 수학을 공부하는 것보다는 꿈을 크게 가지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교관을 꿈꾸는 아이에게는 외교부 장관이나 유엔(UN) 사무총장을, 공무원이 꿈이라면 안전행정부 장관이나 총리를 소개하여 더 큰 꿈을 꿔 보라고 한다.

자녀가 어릴 때부터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법을 배워 나간다면 주 안에서 이루지 못할 꿈이 어디 있겠는가. 이런 모든 것이 자녀와 나누는 대화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부모들은 항상 기억하자.

/황연희 집사
(교육학 석사, 학부모교육 강사)

위 글은 교회신문 <38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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