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99)] 믿음의 조상들 발자취 담긴 브엘세바

등록날짜 [ 2018-02-12 14:25:54 ]

이스라엘 거주지 최남단에 위치
아브라함 가계와 밀접한 연관 있는 땅
훗날 우상숭배로 비참하게 파괴
 
윤석전 목사: 성지 자체는 거룩하지 않지만 하나님이 그 땅과 사람을 사용한 점에 의미가 깊습니다. 믿음의 조상이 머물렀던 브엘세바로 가보겠습니다.
 
헤브론에서 남서쪽으로 45km 달리면 구약시대 성읍 유적지 브엘세바를 만난다. 이곳은 아브라함과 이삭 부자(父子)의 역사가 깊이 스며 있다. 아브라함이 독자(獨子) 이삭을 번제로 드리려고 80km 떨어진 모리아 산을 향해 출발한 곳이다. 또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거주하려고 그랄 왕 아비멜렉에게 소와 양을 주고 우물을 사는 언약식을 했다. 그 땅에 에셀 나무를 심고 영생하시는 하나님께 예배드렸다(창21:26~30). 이삭도 그랄 왕 아비멜렉과 우물을 놓고 언약을 맺었다. 그때 아비멜렉이 말했다.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으므로…”(창26:28). 브엘세바는 아브라함 가계(家系)와 우물로 연결된 땅이다.

구약시대에 판 우물은 깊이가 50m가량이다. 믿음의 조상 때부터 지금까지 수천 년간 물이 솟고 있다. 하나님은 이 땅에서 이삭에게 말씀하셨다. “내 종 아브라함을 위하여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어 네 자손으로 번성케 하리라”(창26:24). 말씀은 이루어졌다. 


<사진설명> [아브라함의 우물] ①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거주하려고 그랄 왕 아비멜렉에게 우물을 사는 언약식을 했다. 그 후 영생하시는 하나님께 예배드렸다. 우물 깊이는 50m, 지금도 물이 솟고 있다. ② 국제관광안내소 안에 있는 아브라함 우물.

 
윤석전 목사: 브엘세바는 어떤 도시인가요?
 
오택현 교수: 브엘세바는 예루살렘 남쪽 85km 부근에 있습니다. 광야 네게브(Negev) 지역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인구는 20만 명이며 이스라엘에서 네 번째 큰 도시입니다. 브엘세바는 ‘맹세의 샘’을 뜻하는데, 히브리어로 ‘우물(브엘) 7개(세바)’라는 의미입니다. 
 
윤석전 목사: 브엘세바를 이스라엘 최남단이라고 칭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오택현 교수: 성경은 이스라엘 영토를 ‘단(Dan)에서 브엘세바(Beersheba)까지’라고 기록합니다(삼하3:10). 단은 거주지 최북단을, 브엘세바는 최남단을 가리킵니다. 우리나라 영토도 ‘백두에서 한라까지’라고 말하지만 한라가 최남단은 아닙니다. 브엘세바도 정확하게 이스라엘 최남단은 아닙니다. 그 밑 광야 지역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사람이 살 수 있는 가장 남쪽 지역이어서 브엘세바를 최남단이라고 표시합니다. 브엘세바는 광야로 들어가는 입구라 구약성경에 자주 언급되고, 믿음의 조상이 거주한 장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윤석전 목사: 브엘세바가 지닌 신앙적 의미를 알려 주세요.
 
왕대일 교수: 브엘세바는 여러 의미가 있습니다. ‘우물 7개’란 뜻 외에도 블레셋 왕 아비멜렉과 아브라함이 평화 언약을 맺었기에 ‘맹세의 우물’이라는 의미도 지닙니다. 성경을 읽으면, 지정학적 특징 외에도 아브라함이 브엘세바에서 하나님 이름을 부르며 예배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됩니다. 하나님 이름을 ‘영생하시는 하나님(창21:33)’이라고 불렀습니다. ‘영생하시는 하나님’은 히브리어로 ‘엘 올람(El Olam)’인데 ‘영원하신 하나님’을 뜻합니다.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서 하나님을 ‘영원하시고 영생하시는 전능자’라고 불렀습니다. 창세기 21장 말씀을 보면 아브라함은 이때 개인적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습니다. 하갈과 이스마엘을 광야로 쫓아내서 개인과 가정이 심란한 데다 블레셋 왕 아비멜렉과 평화 언약을 맺는 사건까지 일어났습니다. 어려운 과정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체험하니 그 안에서 영원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해 브엘세바에서 ‘영생하시는 하나님’, ‘영원하신 하나님’이라고 부르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브엘세바의 신앙적 의미는 ‘아브라함이 영원하신 하나님을 찾은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브엘세바는 아브라함 후손과 어떤 관련이 있나요?
 
오택현 교수: 브엘세바는 아브라함, 이삭, 야곱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도시입니다. 아브라함이 블레셋 왕 아비멜렉과 언약을 체결한 후, 에셀 나무를 심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고(창21:22~33), 모리아 산에서 이삭을 바치는 믿음을 보인 후에 거주한 장소입니다. 이삭은 자기를 제물로 바칠 때부터 머물렀고 작은아들 야곱이 큰아들 에서의 축복을 빼앗아 하란으로 도망칠 때도 여전히 그곳에 있었습니다. 창세기 46장을 보면 야곱이 하란에서 돌아온 후에 머문 장소는 세겜과 헤브론입니다. 야곱의 말년에 애굽 총리가 된 아들 요셉의 부름을 받고 이집트로 가는 중에 브엘세바를 지나면서 과거의 일을 회상하며 여호와 앞에 제사 드린 사건이 유명합니다.
 
윤석전 목사: 믿음 조상의 체취가 남아 있는 듯한 브엘세바로 다시 가 보겠습니다.
 
<사진설명> ‘성서의 땅을 가다’ 촬영차 브엘세바를 찾은 윤석전 목사.

 
브엘세바는 헤브론 산지에서 흐르는 물이 고여서 형성된 오아시스 도시로 유명하다. 북동쪽에 바위를 뚫어 만든 물 저장소가 있다. 바위를 파서 만든 장소답게 내부는 깊은 동굴로 이어졌다. 어둠에 싸인 통로로 이어진 바위굴은 1969년 이스라엘 고고학자 요하난 아하로니(Yohanan Aharoni, 1919~1976)가 발굴했다. 브엘세바는 헤브론 산지에서 흘러오는 두 시내 사이에 있어 땅속 5∼6m에 배수층이 형성됐다. 지형 특징이 대형 물 저장소를 만든 것이다. 내부에 있는 여러 물 저장소에 한번 저장되는 물 총량은 약 500톤이다. 거주민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다. 이 물은 전쟁 등 비상시에 사용하려고 비축한 것이다. 하나님은 브엘세바에 거주하던 아브라함의 후손에게 물이 풍족한 축복을 주셨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을 배반했다. 이방신을 섬긴 흔적이 선명히 드러나는 ‘뿔 달린 제단’이 배반의 역사를 말해준다.

<사진설명> 브엘세바 북동쪽에 바위를 뚫어 만든 동굴 물 저장소는 1969년 발굴했다. 헤브론 산지에서 흘러오는 두 시내 사이에 있어 땅속 5∼6m에 배수층이 형성됐다. 내부에 있는 물 저장소에 약 500톤이 저장돼 비상시에 거주민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다.  

 
윤석전 목사: 브엘세바에서 일어난 이삭의 우물 사건을 말씀해 주세요. 
 
왕대일 교수: 이삭이 브엘세바에 머무를 때 블레셋 목자들과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블레셋 목자들은 이삭이 부강한 것을 시기해서 아브라함 시절에 판 우물을 메꿨습니다. 이삭은 블레셋 목자들이 우물을 메꿀 때마다 다른 장소로 옮겨 우물을 팠습니다. 블레셋 목자들이 또 와서 자기 우물이라고 우기면 양보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성경에는 이삭이 이렇게 우물을 세 개나 팠다는 내용이 나옵니다(창26:12~25). 그래서 브엘세바는 이삭이 물을 얻기 위해 땅을 판 곳이라고 기억합니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 백성의 가나안 정복이 끝난 후 브엘세바의 역사는 어떻게 됐는지 알려주세요. 
 
오택현 교수: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을 정복한 후에 각 지파에 땅을 분배했습니다. 브엘세바는 처음엔 유다 지파에 분배됩니다. 그러다 시므온 지파에 분배됩니다(수19:1~2). 시므온 지파는 후에 유다 지파에 복속돼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결국 브엘세바는 유다 지파에 분배돼서 남쪽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다 B.C. 701년 히스기야 왕(재위 B.C. 716~687) 때 앗수르 산헤립 왕(재위 B.C. 705~681)이 예루살렘을 침공하고 유다로 쳐들어 왔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앗수르 산헤립 왕이 히스기야 왕의 요새 46개를 함락할 때 브엘세바도 무너뜨린 것 같습니다. 그때 파괴된 브엘세바는 이후 유다 멸망 때까지 다시 세워지지 못했습니다. 페르시아 시대에 느헤미야가 다시 세웠고(느11:30), 오늘날까지 남쪽 중심 도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아모스서에 브엘세바를 비난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왕대일 교수: 브엘세바는 믿음의 조상의 신앙이 서린 중요한 곳입니다. B.C. 8세기경 이스라엘 왕국시대에 브엘세바 제단에 우상을 새겼습니다. 그래서 북왕국 이스라엘 사람이 남쪽 밑에 있는 브엘세바까지 내려가서 제단에서 우상숭배 했습니다. 아모스는 그것을 지적했습니다. “벧엘을 찾지 말며 길갈로 들어가지 말며 브엘세바로도 나아가지 말라”(암5:5), “브엘세바의 위하는 것의 생존을 가리켜 맹세하노라 하는 사람은 엎드러지고 다시 일어나지 못하리라”(암8:14). 한 때 하나님의 영광이 있던 브엘세바가 왕국시대에 이스라엘 백성의 잘못된 믿음 때문에 우상이 세워지는 안타까운 비극의 현장이 됐습니다.
 
윤석전 목사: 브엘세바에는 아브라함 가계와 관계된 유물이 있나요? 
 
오택현 교수: 브엘세바에는 발전된 브엘세바와 옛날에 형성된 구(舊)브엘세바 두 도시가 있습니다. 브엘세바 지역에 아브라함과 이삭의 우물이 현재까지 남아 있습니다. 오스만터키 시대까지 사용했으나 현재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성지순례객에게 아브라함과 이삭의 우물 장소로 소개만 합니다. 브엘세바에서 5km 떨어진 장소에는 구(舊)브엘세바인 텔 브엘세바(Tel Beersheba)가 있습니다. 이곳은 1969년부터 대대적으로 고고학자가 발굴하고 있습니다. 유념해서 봐야 할 것은 발굴 전망대입니다. 전망대 꼭대기에 올라가면 발굴 현장이 한눈에 보이고, 광야 지역이 펼쳐집니다. 광야 흙먼지와 싸우면서 신앙을 지킨 믿음 조상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진설명> 옛날에 형성된 구(舊) 브엘세바 도시(왼쪽)와 발전된 브엘세바 신도시 모습(오른쪽).

브엘세바에서 가장 중요한 유적은 ‘뿔 달린 제단’입니다. 북왕국에서 온 사람도 제사를 드릴 만큼, 이방신과 혼합한 제단이 유명했습니다. ‘뿔 달린 제단’은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이 명령한 모양이 아닙니다. 이방신과 더불어 혼합한 모습을 보여주는 결정적 단서입니다. 원본은 이스라엘 고고학 박물관에 소장돼 있고, 텔 브엘세바에는 모조품이 있습니다. 
 
<사진설명> [뿔 달린 제단] 이스라엘 민족은 가나안의 우상숭배에 물들어 하나님을 대신할 상징을 만들어 섬기려 했다. 북왕국도 제사를 드리러 올 만큼 이방신과 혼합한 제단이 유명했다. 원본은 이스라엘 고고학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윤석전 목사: 당시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의 이적을 눈으로 직접 목격했는데 왜 가는 곳마다 번번이 우상을 섬기는 죄를 저질렀는지 말씀해 주세요. 
 
왕대일 교수: 이스라엘 민족은 주변의 영향을 쉽게 받았습니다.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아닌 가나안 사람처럼 하나님을 대신할 상징을 만들어 섬기려 했습니다. 그것이 브엘세바에서 ‘뿔 달린 제단’으로 나타납니다. 또 다른 이유는 새 이스라엘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이 멸망받고 심판받아야 신약시대와 오늘날의 교회에 이르기까지 새 이스라엘이 생기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윤석전 목사: 선지자 엘리야는 이세벨의 탄압을 피해 브엘세바에 왔습니다. 엘리야는 북이스라엘 사람인데 왜 최남단인 브엘세바까지 왔나요? 

<사진설명> 성경은 이스라엘 영토를 ‘단(Dan)에서 브엘세바(Beersheba)까지’라고 기록한다. 단은 거주지 최북단, 브엘세바는 최남단이다. 솔로몬이 죽고 난 후 이스라엘은 남유다와 북이스라엘로 분열됐다. 하지만 남유다와 북이스라엘은 자유롭게 왕래했다.
 
오택현 교수: 엘리야는 북이스라엘 사람이고 브엘세바는 유다 최남단입니다. 유다와 이스라엘은 자유롭게 왕래했습니다. 이세벨의 탄압이 극심해서 북이스라엘에 숨어 있으면 금방 잡혀 죽을 것 같으니까 유다 최남단 지역 브엘세바까지 도망쳤습니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되자 엘리야는 사환을 브엘세바에 머물게 하고 혼자 광야로 하룻길을 들어가서 “지금 내 생명을 취하옵소서”(왕상19:4) 하며 로뎀나무 아래서 죽기를 간구합니다. 그때 하나님은 천사를 보내 엘리야를 위로하고 다시 40일간 밤낮 걸어 하나님의 산 호렙산에 이르라 하셔서 엘리야에게 새로운 사명을 맡겨 주셨습니다.
 
윤석전 목사: 브엘세바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이 살던 곳이었습니다. 그곳은 지면에 물이 많아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축복했기 때문에 우물이 풍부했습니다. 이삭은 때론 블레셋에게 우물을 양보했지만 물이 풍족하게 살았습니다. 우리의 배경은 하나님이 되셔야 합니다. 이 땅 어디에도 우리 영혼이 살 우물과 떡은 없습니다. 예수님이 만찬석에서 제자에게 떡을 주면서 “내 몸이다 받아 먹어라 영원한 양식이다” 또 잔을 돌리면서 “내 피는 영원한 음료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로 영적 축복이 넘치기를 바랍니다.

<계속>
 
<윤석전 목사 탐사기행 ‘성서의 땅을 가다’는 www.ybstv.com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56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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