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칼럼] 광복과 대한민국 수립 그리고 하나님의 승리

등록날짜 [ 2026-08-19 14:50:44 ]


8월은 우리 민족에게 가슴 시리고도 거룩한 달입니다. 차디찬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난 ‘광복(光復)’의 기쁨과 그 토대 위에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첫걸음을 내디딘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감격이 교차하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스포츠계에서 가슴을 울리는 감동적인 승부를 보았습니다. 지난 7월 19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일본오픈 여자복식 결승전 이야기입니다. 세계 랭킹 6위인 우리나라의 김혜정·공희용 선수가 세계 랭킹 2위인 중국의 자이판·장슈셴 조를 맞아 대혈투 끝에 게임 스코어 2-1로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마지막 3게임이었습니다. 두 팀은 20 대 20, 피 말리는 접전에 접어들었습니다. 배드민턴은 듀스 상황에서 2점 차가 나야 승패가 갈리지만, 팽팽한 접전이 이어질 경우 최대 29점까지만 진행됩니다. 결국 29 대 29까지 이르렀고, 마지막 ‘30점’에 도달하는 팀이 승리하는 것입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난타전,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한계 상황에도 한국 선수들은 끝내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마지막 30점째를 먼저 득점하며 최후의 승자가 되었습니다. 코트 위에 쏟아진 선수들의 눈물과 함성은 화면을 넘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저는 그 뜨거운 코트를 보며 8월에 맞이하는 우리 민족의 역사를 떠올렸습니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이하기까지, 또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기까지 우리 겨레가 걸어온 길 역시 피 말리는 접전이었습니다.


일제의 혹독한 수탈과 억압 속에 수많은 선열이 피를 흘렸고, 인간의 계산과 힘으로는 도무지 빠져나올 수 없는 칠흑 같은 어둠이 이어졌습니다. 시편 기자의 고백처럼, 우리 민족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시23:4)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어두운 밤이 지나면 반드시 새벽이 찾아오듯, 인간의 한계가 다다른 29 대 29의 절박한 순간에 하나님께서 개입하셨습니다. 우리 민족 스스로 마침표를 찍을 수 없던 절망의 순간에, 하나님께서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원자폭탄 사용이라는 개입을 통해 ‘해방’이라는 기적을 선물하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대다수가 ‘사회주의 환상’에 빠져들던 시대의 맹점에도,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번영의 초석을 다지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마침표를 친히 찍어 주셨습니다.


성경은 우리의 삶과 역사가 인간의 열심이나 우연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인 손길에 달려 있음을 선포합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숫군의 경성함이 허사로다”(시127:1).


우리가 누리는 광복의 기쁨과 대한민국이라는 자유의 터전도 결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절망의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기도한 믿음의 선진들, 그리고 그 기도를 들으시고 이 민족을 불쌍히 여기신 하나님의 은혜가 맺은 열매입니다. 벼랑 끝에 서 있던 민족을 친히 일으키시어 마침내 위대한 승리를 선사하신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 역시 때로는 긴박한 외줄 타기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가정 문제, 건강 문제, 경제적 어려움, 혹은 영적인 슬럼프로 말미암아 ‘이제는 정말 끝이 아닌가’, ‘더는 버틸 힘이 없다’며 탄식하곤 합니다.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29 대 29는 절망의 끝이 아니라, 승리 직전의 가장 뜨거운 순간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삶의 한계점은 하나님의 이적이 시작되는 장소입니다. 내 힘과 능력이 끝나는 바로 그 자리가 하나님의 은혜가 시작되는 거룩한 성소(聖所)가 됩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의 약함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이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내게 머물게 하려함이라”(고후12:9).


우리가 약할 때 주님의 능력이 비로소 온전해집니다.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때, 우리를 온전히 세우고 마지막 승리를 선사하시는 주님의 손을 바라보기 바랍니다.


광복절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기념일을 맞이하며, 역사를 돌아볼 뿐만 아니라 다가올 미래를 향해 영적인 신발 끈도 고쳐 매어야 합니다. 이 민족을 절망에서 건져 내어 자유와 번영의 길로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주를 의지하는 우리의 삶 또한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이 같은 기대와 기쁨이 연세가족과 한국교회 그리고 대한민국 위에 풍성하게 임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963호> 기사입니다.


오태영 안수집사
신문발행국 협력위원
진달래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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