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인내와 사랑으로 마음 문을 열고

등록날짜 [ 2015-10-05 14:33:50 ]

소통은 진실함이 선행되어야 서로 공감 이루어져

지난해 가을, 윤석전 담임목사님께서 설교하시는 중에, 주일학교 교사로서 어린이를 섬기는 자가 받는 축복을 말씀해 주시며 교사 지원을 권면하셨다.

릴 때부터 교회에 다녔지만 주일학교 교사로 충성할 마음을 먹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때만큼은 주일학교 교사로 지원해야겠다는 감동이 밀려왔다. 기도로 준비한 후 이삭부(초등5) 담당 전도사와 면담 끝에 교사 지원서를 썼다. 그러고 나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평안했다. 이삭부 예배에 처음 들어가는 순간, 무척 설레고 떨렸다. 마음속으로 연신 기도했다.

내 힘으로는 할 수 없사오니 주님, 제게 힘을 주세요!’

아이들이 드리는 예배는 무척 은혜로웠다. 준비 찬양의 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무척 진실했고 담당 전도사가 전하는 설교 말씀에도 큰 은혜를 받았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설교인데도 오히려 어른인 내가 감동을 받아 예배 내내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가 맡은 반 아이는 모두 9명이었다. 지금까지 아홉 살, 다섯 살배기 내 자녀 외에는 다른 아이를 돌본 경험이 없었다. 주님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니 한 명 한 명이 그토록 예쁠 수 없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벅찼다.

초등학교 5학년생인 아이들은 사춘기를 앞둔 시기여서인지 예민했다. 처음에는 교사인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대화도 하지 않으려 했다. 특히 자영(가명)이는 그 정도가 심했다. 이야기를 나누려고 해도 자영이의 꾹 다문 입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아이들과 헤어지고 나면 다음 주일예배까지 일주일간 아이들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열지?’

결국 아이들의 닫힌 마음 문을 연 열쇠는 인내였고 사랑이었다. 아이들을 두고 눈물로 기도하고 따뜻하게 안아 주자 아이들이 내게 점점 마음을 열고 다가왔다. 그럴 때마다 무척 기뻤고 주님께 감사했다. 새침하던 자영이가 가장 많이 바뀌었다. 지금은 예배 시간에 내 옆에 앉으려 하고 내 머리를 땋아 주며 자기 이야기를 조잘조잘 쏟아 낸다.

아이들이 어린 것 같아도 교사의 마음을 다 알고 있다. 진심 없이 입술로만 기도하면 아이들 마음은 꿈쩍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실한 주님의 심정으로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면 아이들이 먼저 마음 문을 열고 교사와 소통하려고 다가온다.

교사 직분을 맡아 반 아이들과 그 가정을 위해 기도하자 우리를 향한 주님의 심정이 깨달아졌다. 부족한 내가 어린아이를 맡아 섬기도록 기회를 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한다.

이제 주님 심정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하나님께서 보여 주신 독생자를 아끼지 않는 사랑과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흘린 보혈의 은총을 전하는 교사가 되기를 소망한다. 처음 이삭부 예배를 드리면서 흘렸던 그 눈물, 아이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하나님께서 부어 주신 은혜를 잊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교사로서 마음먹은 초심도 잃지 않겠다. 아이들을 섬김으로 오히려 신앙이 깊어지고 주님이 주신 은혜와 사랑을 깨닫는다. 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 드린다. 


/김효진 교사

이삭부

위 글은 교회신문 <45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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