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어릴 때 교육이 가장 중요해
막중한 책임과 사명감 느껴

등록날짜 [ 2016-03-01 23:58:14 ]

8년 전, 당시 여섯 살인 큰딸아이 교회학교 담임교사가 우리 가정을 심방하던 중, 나더러 유아유치부(5~7) 교사에 지원해 보라고 권면했다. 한데 선뜻 응할 수 없었다. 교회학교 교사는 아무나 못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님께서 주신 값진 기회를 더는 놓치고 싶지 않아 용기를 냈다.

유아유치부(5~7) 부장님이 몇 세 반을 맡고 싶으세요?”라고 묻자 초임 교사답게 패기를 부렸다.

교사 지원자가 가장 적은 반으로 보내 주세요.”

결국 5세 반으로 배정받았다. 그런데 첫 예배 시간부터 난감했다. 5세 아이들은 아직 어리기에 엄마와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예배드리려고 엄마와 떼어 놓으면 아이들은 금세 울음보를 터뜨렸다. 훌쩍이며 엄마를 찾는 아이들을 달래고 어르고. 한두 시간 되는 예배시간 내내 아이들을 안아 주거나 업어 주어야 했다. 첫 예배를 드린 후, 팔에 알이 잔뜩 뱄다.

5세 반에서 아이들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면서 이따금 옆에 앉은 6~7세 반을 바라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겨우 한두 살 더 먹었을 뿐인데 의젓하게 예배드리는 모습에 놀랐다. 우리 5세 반 아이들은 언제 저렇게 예배드릴 수 있을까?

오랜 기다림으로 맺은 열매는 더 달콤하다 했던가. 시간이 지날수록 5세 아이들의 예배 태도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예배 시간에 눈만 멀뚱멀뚱 뜨고 두리번거리던 아이들이 어느새 눈을 꼭 감은 채 무릎 꿇고 기도하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하나님 말씀을 경청했다. 1년이 지난 후 6세 반으로 등반할 때는 아이들의 엄청난 변화에 큰 보람을 느꼈다. 이듬해에도 5세 반을 맡았다. 어린 탓에 훈육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내 눈에는 다섯 살배기 아이들이 가장 예뻐 보였다. 유아유치부에 있는 5년간 줄곧 5세 반만 맡았다.

2년 전에는 다니엘부(당시 초등 3~4학년)로 배정받았다. 갑자기 큰 아이들을 맡으려니 두려움이 앞섰다. 처음 예배드리던 날, 열 살짜리 아이들 한 무리가 선생님~” 하며 내게 달려왔다. 세상에나! 유아유치부 때 내가 맡았던 아이들이었다. 예배가 뭔지도 모르던 코흘리개들이 어느새 이렇게 훌쩍 컸을까. 예배 태도를 바로잡아 주려고 참 많이 애썼는데. 어느덧 키도 마음도 자라 예배를 잘 드리는 아이들을 보니 뿌듯했다.

유아유치부 교사 시절부터 예배의 기본적인 태도를 강조했다.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이니만큼 바른 태도를 확실하게 가르쳤다. ‘유아유치부에서 가장 무서운 선생님으로 꼽힐 정도로 혼낼 때는 아주 엄했다. 하지만 칭찬할 때는 꼭 안아 주며 사랑의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다니엘부 아이들이 가르쳐 준 대로 진실하게 예배드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어릴 때 교육의 중요성을 느꼈다.

올해는 오류-온수 지역부교사가 됐다. 이 지역에는 부모님이 예수 믿지 않는 아이가 많다. 명절이나 가족 행사마다 부모의 결정에 따라야 하는 아이들이기에 주일성수하게 하는 것이 큰 숙제다. 주일에 못 오는 아이들을 바라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아이들 때문에 기도의 끈을 더욱 놓을 수 없다. 집안에서 홀로 예수를 믿으며 신앙생활 하는 아이들이 주 안에서 견고한 묘목이 되길. 이 아이들이 가정에 예수 그리스도의 뿌리를 내려 가족 모두 살리기를 소망한다.


/권자영 교사

오류.온수 지역부

위 글은 교회신문 <47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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