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랑

등록날짜 [ 2016-06-27 13:29:44 ]

학생 위해 훈육도 중요하지만

한없는 사랑과 인내도 필요해

8년 전 어느 날, 교회학교 교사인 친누나가 교회학교 교사에 지원해 볼래?”라며 권면했다.

내가 교사를?’

평소 아이들을 가까이하지 않는 편이어서 주저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이 사랑스럽게 보였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이구나!’ 싶어 곧바로 초등부에 교사 지원서를 냈다. 처음 맡은 반은 초등학교 5학년 반이었다. 마냥 순수하고 착한 아이들 모습에 마음이 편해지고 정감이 갔다.

4년간 초등부 교사로 지낸 후에 중등부 교사로 배정됐다. 반을 배정받고 보니, 초등부 때 교사로 섬기던 아이들이었다. 그들의 어린 시절 성장 과정을 쭉 지켜보았기에 반갑기만 했다.

그중 지영(가명)이는 천방지축인 아이였다. 늘 겉돌았고 거짓말도 곧잘 했다. 어린 나이인데도 화장을 진하게 했다. 내가 먼저 반갑게 인사를 해도 ~’ 하고 지나쳤다. 말을 걸면 본체만체했다. 흰돌산수양관 성회에 몇 차례 참석했지만, 예배 시간만 되면 도망 다니기 일쑤였다. 초등부를 지나 중등부에 왔는데도 예전 태도 그대로였다. 변할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고등부에 올라간 후, 지영이는 확 달라졌다. ‘지영이가 원래 저런 아이였나?’ 생각할 정도로 내게 먼저 살갑게 다가오고 하나님 은혜에 감사해 고등부 찬양팀으로 충성하고 있다.

아이들이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으면, 교사로서 지치기도 한다. 하지만 교사가 절대 포기하지 않고 그를 위해 기도하고 붙잡고 있으면, 지영이처럼 하나님께서 열매 맺게 하신다. ‘교사로서 하는 모든 일이 가치 있는 일이구나!’ 새삼 감사하게 된다.

초등부 교사일 때는 아이들을 다그치고 혼을 내면서 올바른 훈육으로 바른길을 제시했다. 반면 중등부 교사가 된 후에는 아이들을 한량없는 사랑으로 품어 줘야 한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사춘기에 들어선 우리 아이들은 사랑에 굶주려 있다.

중등부 학생 중에는 더러 거친 아이들도 있다. 눈에서 분노가 뿜어져 나온다. 순간적인 감정을 주체 못 해 교사에게 욕설을 내뱉고 무례하게 대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나를 사랑해 달라는 말 못할 간절함이 담겨 있다.

지금은 속 썩이고 말썽부릴지 모르지만, 따뜻한 관심을 보이고 주님 심정으로 마음을 보듬어 주고 사랑한다면 하나님께서 아이들을 변화시킨다. 사랑으로 꾸준히 품으면 하나님께서 쓰시는 사람으로 바뀐다.

때론 교사인 나도 몸과 마음이 지쳐 있거나 성령 충만하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을 대할 때만큼은 하나님께서 교사라는 직분에 맞게 나를 고쳐 주신다. 직분을 맡고 있기에, 하나님께서 부족한 나를 더 채워 주시고 잡아 주신다.

벌써 교사로 충성한 지 오래됐지만 연수는 중요하지 않다. 현주소에서 얼마만큼 충실하게 마음 쏟아 내게 맡겨 주신 학생들의 영혼을 살리느냐가 중요하다. 포기하지 않고 교사 직분을 잘 감당해서 질풍노도의 시기에 있는 아이들을 섬기고 사랑해 하나님께서 아이들을 바꾸시는 변화의 통로로 쓰임받고 싶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 드린다.


/
김종범 교사

1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48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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