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주일이 기다려지는 이유

등록날짜 [ 2017-02-14 15:37:55 ]

아이들을 좋아해서 언젠가는 교회학교 교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교사라는 직분이 내게는 너무 크게 느껴졌다. 교사로서 어린 영혼을 섬길 만한 믿음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여겼다.

그러던 2년 전 어느 날, 소속한 청년회 직분자께서 감사한 권면을 해 주셨다. "교사로 충성하면 어떻겠니?"

그제야 용기를 냈다. 만약 그때 주위 분들이 권면해 주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도 교사 지원서를 내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었을 것이다.

교회학교 교사로서 난생처음 아이들 앞에 섰을 때 무척 설렜지만 한편으론 긴장되고 걱정도 됐다.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교회학교 교사는 그저 아이들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이들이 영적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결국 그들이 생애를 마감할 때 천국 가도록 섬기는, 영원한 생명이 달린 일이다. 그 일은 오직 주님이 힘 주셔야만 할 수 있다. 그 점을 너무 잘 알기에 부담도 있었다. 그렇지만 나를 교사로 부르신 분이 주님이심을 분명히 믿기에, 주님께서 일해 주실 줄 믿고 기뻐하고 감사하며 직분에 임했다.

아이들의 믿음이 자라는 모습을 볼 때마다 무척 기쁘다. 첫 담임 때 섬긴 태형이가 떠오른다. 당시 초등 2년생이었는데 주일 아침이면 종종 "교회 가기 싫어요"라며 도망다니곤 했다. 그런 태형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었다. 1년 넘게 담임해서 하나님 말씀으로 가르쳤더니 어느새 믿음이 조금씩 자랐다. 3학년을 마칠 무렵에는 친구를 전도하는 아이로 변했다. 태형이를 보면서 참 기쁘고 뭉클했다. 믿음이 자라나는 영혼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예뻐하실지 가히 상상이 된다.

어떻게 이 귀한 교사 직분을 맡아 쓰임받게 됐는지, 돌이켜 보면 모두 하나님 은혜다. 주일 아침이면 아이들에게 주님 사랑을 주고 오겠노라 다짐한다. 그러나 막상 교회에 오면 언제나 아이들에게서 더 큰 사랑을 받아 간다.

교사 직분을 감당하면서 주님 심정을 조금씩 알아 간다. 교회학교 사역을 위해 기도할 때, '주님 심정으로' '주님 마음으로' 하게 해 달라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심정, 어떤 마음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어느 날부턴가 교회학교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아이들이 무척 보고 싶었다. 주중에도 생각이 많이 났다. 주일이 빨리 돌아와 아이들을 만나고 싶었다. 그런 나 자신을 돌아보며 주님 심정이 깨달아졌다. 바로 이 마음이 주님 심정이 아닐지…. 우리를 존재만으로도 사랑하시고 항상 하나님 앞에 있기를 원하시는 마음, 우리를 늘 보고 싶어 하시고 기다리시는 마음. 우리를 향한 주님 심정이 깨달아지면서 감사했다.

현재 소속돼 있는 디모데학년은 초등부 중 교회 인근 지역 어린이를 전도해서 섬기는 부서다. 비신자 가정 아이가 많고, 아이들이 홀로 영적 전쟁을 하는 경우가 있다. 교사로서 늘 깨어 기도하며 이들을 영적으로 돕고 싶다.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어린아이들의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막10:14).

예수님처럼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고 싶다. 주님 심정 가진 교사, 기도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영광과 찬양을 올려 드린다.



/신정혜 교사
초등부 디모데학년


위 글은 교회신문 <51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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