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눈물의 기도로 변하는 아이들
윤광진 교사(중등부)

등록날짜 [ 2018-04-20 20:28:49 ]

시간·물질 쏟아도 변하지 않는 모습에
좌절하고 침륜에 빠져 있다가
성령의 감동으로 기도하면서
한 영혼 향한 애절한 주님 사랑 깨달아

5년 전 겨울, 결혼과 동시에 시작한 중등부 교사 생활. 사실 중등부에 지원한다 했을 때 주변에서 걱정 어린 시선이 많았다.

“사춘기 학생들 관리하기 힘들 텐데 괜찮겠어?”

그런 우려를 뒤로한 채 ‘힘들수록 보람 있다’며 마음을 다잡고 중등부에 교사 지원서를 냈다.

드디어 학생들과 첫 대면 시간,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나를 쳐다보는 학생들이 마냥 귀여웠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하며 기분 좋게 첫 만남을 마무리하고 ‘아이들이 순수하네’ 하며 앞으로 함께할 시간을 기대했다. 그런데 불과 3개월이 채 지나기도 전, 학생들의 처참한 영적 실상을 바라보며 산뜻했던 첫 느낌과 교사 직분 잘 감당하리라던 굳건한 다짐이 산산이 부서졌다. 주일마다 마음에서 소용돌이가 일었다. ‘기도해서 뭐 하나’ ‘시간과 물질 쏟아 부어서 뭐 하나’ ‘심방해서 뭐 하나, 도대체 변하는 것이 없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죄를 서슴지 않게 짓고, 말씀 들어도 전혀 변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은 내게 좌절을 안겨주었다. 내 기도가 부족하고 열정이 부족해서 학생들에게 변화가 없는 건지, 내년에도 계속 교사 직분을 맡아야 하는지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렇게 2년여 교사 생활이 지나가고, 2016년에는 신입반에 배정됐다.

중등부 신입반을 말할 것 같으면 군대로 따지면 보직의 꽃 중 꽃 ‘수색대’요, 군생활의 하이라이트 ‘유격 훈련’과도 같다. 그때 맡은 학생 대부분은 부모가 우리 교인이 아닐뿐더러 믿음도 연약해 스스로 교회 나올 의지가 빈약했다. 심방, 예배 약속을 항상 어겼고, 전화해서 수십 분 실랑이를 벌이고 나서야 겨우 만날 수 있었다. 주일 아침이면 모닝콜 전화를 해서 잠에서 간신히 깨웠고, 교사 차량을 이용해 집 앞까지 데리러 가고, 예배 후에 데려다주었다. 오고가는 차 안에서 자기들끼리 욕설이 난무한 상황이 수차례 벌어졌다. 그때마다 제지해도 소용없었다. 좌절의 상황이 매주 이어졌다. 이전에 마음에 파도가 일었다면, 신입반에서는 쓰나미가 몰려왔다. 기도할 때마다 주님을 간절히 찾을 수밖에 없었다.

‘주님, 어떡해야 하나요? 더 잘할 자신도 없고 교사 자격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젠 그만 할래요….’

침륜에 빠져 있던 어느 날, 기도하는데 성령께서 감동하셨다. 일반반 학생들은 혹여 내가 보살피지 못해도 우리 교회 성도인 부모의 보호를 받는다. 하지만 신입반 학생들은 오직 홀로 교회 다니기에 내가 기도하지 않으면 그들을 위해 기도해 줄 사람이 없고, 내가 주일 아침마다 깨우지 않으면, 또 내가 그들을 집까지 데리러 가지 않으면 예배드리게 해 줄 이가 전혀 없다. 주님께서는 그들의 상황과 행동이 아닌 그 속의 영혼을 바라보게 하셨다.

그동안 의무적으로 직분 감당하고 힘들다고 투덜대던 모습을 눈물로 회개했다. 그 후 불평불만으로 가득했던 내게 영혼 살리고자 하는 예수 심정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비로소 어린 영혼을 위한 진실한 눈물의 기도가 나왔다. 사실 처음 중등부에 왔을 때 몇몇 교사들이 애절하게 눈물 흘리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부러웠다. 과연 어떤 심정이기에 저렇게 기도할까 싶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야 알게 됐다. 그동안 주님은 한 영혼을 향한 자신의 애절한 심정을 깨닫게 하시려고 얼마나 나를 참고 기다리셨을까. 조금이나마 영혼 살리고자 하는 예수의 십자가 피의 사랑을 알 수 있었다. 올 2018 동계성회를 마친 후 중등부에는 기도 운동이 일고 있다. 학생과 교사가 매일 ‘전교인 저녁기도회’ 후 비전교육센터 중등부 예배실에서 모여 기도한다. 그 열기가 매우 뜨겁다. 기도가 영혼을 살리고 기도가 학생들을 변화시켜 간다. 요즘 참 행복하다. 기도 할 수 있어서,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 눈물 흘릴 수 있어서. 주님 심정 주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이 모든 일은 주님이 하셨다.



 윤광진 교사(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57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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