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어린 영혼 하나가 천하보다 소중해요
조희연(디모데학년)

등록날짜 [ 2018-06-07 13:14:24 ]

비신자 가정 어린이 데려오기는 쉽지만
부모 반대로 교회 정착 만만치 않아
복음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늘 기도
승강이 끝 성령 충만한 모습에 감사


수년째 청년회원을 섬기는 직분을 맡았다. ‘어린이와 중·고등학생들도 섬겨 보고 싶다’는 감동이 오던 차에 지인이 권면해 초등부 디모데학년 교사로 지원했다. 디모데학년은 비신자 가정 어린이를 섬기는 부서다.

처음에 고척 지역을 맡아 어린이를 전도할 때 깜짝 놀랐다. 복음 전하면 어린이가 청년과 똑같은 행동양상을 보이는 것이었다. 교회 오라고 하면 마치 청년처럼 이런저런 핑계를 둘러댔고 전화를 걸면 끊어 버렸다.

‘어린이 사역이라고 쉽게 보면 안 되겠구나!’

물론 어린이를 교회에 데려오는 일 자체는 청년보다 쉬웠다. 하지만 교회에 정착시키고 예수를 믿게 하는 일은 어린이가 더 어려웠다.
디모데학년 어린이들은 부모가 비신자이기에 우리가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예수 믿을 기회가 평생 없을 수도 있다. 아이들이 교회에 오고 싶어도 부모가 반대해서 못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 년간 꾸준히 주일예배를 드린 아이도 어느 순간 부모 손에 이끌려 제사 지내러 가거나 부모 핍박 탓에 아예 교회에 못 오게 되는 경우도 많다. 아직은 부모 영향이 커서 어린이 혼자 교회에 올 수 없지만, 나중에 성장해서 지금 하나님께 예배드린 경험이 토대가 돼 다시 그 영혼이 주께 돌아오기를 늘 기도한다.

전도하다 보면 별별 아이를 다 만난다. 하루는 한 어린이를 전도하는데 갑자기 집 안으로 쪼르르 들어가더니 달걀을 꺼내 와 내게 던졌다. 순간 당황하고 화가 치밀었다.

‘어른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너무 버릇없네!’

강력히 훈계했지만 화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면서 깨달아졌다.

‘이런 작은 일에도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버럭 화를 냈는데, 주님은 우리 영혼을 얼마나 사랑하셨기에 그 엄청난 멸시·조롱·핍박·고통을 묵묵히 참으시고 우리 죄를 대속하려고 십자가를 지셨을까….’

우리를 향한 주님의 애절한 사랑은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 그런 주님의 심정과 사랑이 없는 내가 한없이 초라했다.

디모데학년 어린이는 대부분 교회가 어떤 곳인지조차 모른 채 교회에 온다. 주일에 교회 오기 싫어하는 아이와 실랑이를 벌인 적도 여러 번. 그런 아이들이 어느 순간 하나님 말씀을 듣고 죄를 깨달아 눈물로 회개하고 성령 충만해져서 방언은사를 받는 모습을 보면, 주님께서 얼마나 그들을 사랑하시는지 가슴에 깊이 와닿는다. 주님께서 살아 계시다는 것을 실감한다.

우리 반 혜린이(13)는 주일마다 안산에서 오전 8시에 출발하는 교회 버스를 타고 동생과 함께 교회에 온다. 예배드린 후에는 다시 교회 버스로 귀가한다. 어린 나이에도 교회 오고 싶어 아침 일찍 한 시간 넘게 차 타고 오는 모습이 참 기특하고 대견하다. 교사생활을 하면서 정작 나는 별로 한 일이 없는데 나같이 부족한 자를 주님께서 써 주셔서 아이들을 구원해 주시니 감사하기만 하다.

내 힘으로 할 수 없기에 오직 주님만 의지하고 기도해서 많은 영혼을 살리는 교사가 되리라 다짐한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조희연 교사(초등부 디모데학년)



 

위 글은 교회신문 <57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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