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사단의 가시덤불 ‘종교다원주의’

등록날짜 [ 2013-08-20 17:17:43 ]

소리 소문 없이 신앙을 마비시키는 사상 교란 경계하며
구원은 오직 예수 외에 누구도 없음을 명확히 인식해야

“이야기가 끝나자 주지승은 눈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저기 올라가서 묵상할 생각이 없습니까? 저곳에는 묵상을 방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마 당신은 우리 불교의 해탈(열반)과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당이 별로 다를 바 없다는 점을 묵상을 통해 아시게 될 것입니다.’”

2대째 의료 선교사로 복음을 전하며 활동했던 셔우드 홀의 저술인 『조선회상』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1929년 7월 금강산을 여행하던 중에 장안사 주지승과 대화를 나눈 장면을 소개했습니다. 우리나라 선교 초기에 이미 종교다원주의가 우리 민족의 정서에 녹아 있는 점을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이단(異端)은 일반적으로 집단을 형성해서 다가오지만, 종교다원주의는 고대 세계부터 현재까지 인간 사회에 보편적으로 퍼져 있는 사상으로 형성되어 우리에게 침투합니다. 비유적으로, 이단이 기독교의 줄기와 열매를 썩게 한다면, 종교다원주의는 가시덤불처럼 싹도 자라지 못하게 할뿐더러 심지어는 그 토양을 오염시켜 뿌리를 마르게 합니다.

종교다원주의는 소리 소문 없이 신앙을 마비시키는 사상의 교란입니다. 구약시대에도, 신약시대에도 종교다원주의 사상은 우상으로, 다신교로, 종교혼합주의 등으로 위장하면서 유일하신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사단의 사상이었습니다.

이 시대에는 종교다원주의가 지성적인 신앙의 형태로 위장하여 그리스도인을 미혹하고 있습니다. 복음주의 계열 신학대학에서조차 종교다원주의가 침투하는 통로인 ‘종교학’, ‘세계종교’와 같은 과목들을 개설하여 신학생을 가르칩니다.

그래서 모든 종교를 동등하게 바라보는 관점을 제공하며 기독교도 여러 종교 중 하나라는 인식을 은연중에 주입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채플에서 구약성경의 어떤 내용이 이슬람의 경전인 코란에도 나온다고 하면서 코란에 대한 신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며 이 코란을 읽도록 공공연하게 권하기도 합니다.

종교다원주의자들은 예수를 통한 구원을 여러 구원의 방법 중 하나라고 간주하기 때문에 교회 안에서는 오직 예수를 통해서, 불교 안에서는 오직 부처를 통해서, 이슬람 안에서는 오직 알라를 통해서 구원이 이루어진다고 고백합니다. 이들이 교회 안에서 오직 예수를 통한 구원을 고백한다고 해서 기독교인은 종종 종교다원주의를 용납하는 치명적인 잘못을 범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오직 예수를 통한 구원을 주장하는 것은 동시에 예수 외에는 구원의 통로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러나 종교다원주의자들은 이 후자를 결코 말하지 않습니다. 기독교 밖에는, 불교에는, 이슬람에는, 힌두교에는, 통일교에는, 신천지에는 구원이 없다는 점을 선포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종교다원주의자들은 인간의 삶에서 보편적인 사랑을 내세우면서 이 사랑을 통해 모두 하나가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종교다원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과 부활에 기초한 사랑이 아닙니다. 이들은 인간의 삶에서 기원하는 ‘자비와 같은 사랑’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면서 모든 종교도 이 사랑을 추구하기 때문에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세계 종교 통합까지 주장합니다. 듣기 좋은 사랑과 평화를 설파하면서 기독교도 이 주장을 하는 여러 종교 가운데 하나라는 사상을 은밀하게 유포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내면을, 주변을 돌아보면서 이단보다도 더 교묘하게 침투하는 종교다원주의를 경계하는 것을 넘어, 그 깊은 뿌리를 뽑아냅시다.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니라 하였더라”(행4:12). 


/김선배 교수
침례신학대학교 신약학

위 글은 교회신문 <35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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