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게 압시다 | 이단 단체로 오인된 상품들
‘신라면’ ‘P&G’, ‘김밥천국’ 등 근거없는 루머에 멍드는 사업체

등록날짜 [ 2007-04-23 14:34:36 ]

한국교회만큼 루머가 쉽게 통하는 곳도 없으며, 특히 이단과 관련된 것이라면 구체적인 증거자료나 사실 확인도 되기 전에 이미 성도들의 귀와 입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이 같은 한국교회의 습성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들이 한 둘이 아니다. 한국 P&G는 사탄교 관련 루머로, (주)이랜드는 통일교 관련 루머로 곤욕을 치뤘으며 이밖에도 ‘신(辛)라면’으로 대표되는 (주)농심을 비롯한 일부 기업들이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어야 했다. 이 밖에도 레드망고, 이삭토스트가 통일교 아니냐, 혹은 김밥천국이 여호와의증인이냐는 의혹도 무수히 많았다. 물론 위에 언급한 사업체들은 이단과 관련하여 사실 무근임이 드러났다.

P&G는 사탄교?
프링글스, 페브리즈, 비달사순, 코디, 아이보리 등 우리에게 비교적 친숙한 이 생활용품들은 한 동안 사탄교 루머에 시달렸던 한국 P&G사의 제품들이다. 한국 P&G사의 루머가 한창 나돌았던 시기는 1999년과 2000년으로 당시 크리스천 문서사역 기관이었던 <주부편지>통해 루머가 급속히 확산돼 각 교회별로 P&G사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교회별 불매운동까지 확산됐던 P&G사에 대한 루머는 P&G사가 사탄교와 연관됐다는 구체적인 증거자료가 전혀 제시되지 않자 점차 수그러들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교회들은 루머에 대한 완벽한 매듭을 짓지 않은채 불매운동에서 발을 뗐다. 당시 적극적으로 불매운동을 주도했던 교회들로부터의 사과는 아직까지도 없었다.

김밥천국, 여호와의증인과 무관
가장 최근에는 ‘김밥천국’이 여호와의증인에서 운영하는 사업체라는 소문이 퍼지며 김밥천국 본사에 문의 전화가 쇄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미 인터넷과 기독교 언론 등을 통해서 ‘관련 없다’는 보도가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의 의구심과 함께 관련 업체의 피해만 계속되고 있다.
김밥천국 가맹점을 운영하는 (주)한가운 측은 “루머의 원인이 김밥천국을 알리는 우리의 궁전 모양의 마크 때문인 것 같다”며 “한 동안 회사 차원으로 마크 모양을 바꿔 볼 것을 심각하게 고려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 마크는 오랫동안 사용해 온 회사의 얼굴이자 정체성을 나타내주는 것임으로, 피해가 심각한 신학대 인근의 가맹점 등에서만 궁전 마크를 떼고 ‘24시 영업’이라는 로고로 대신하는 것으로 해결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물론 가맹점 업주가 특정 종교를 가질 수는 있다. 회사 자체가 종교성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맹업주의 개인적인 종교를 강요하거나 제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혹 가맹업주가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회사와 무관함을 (주)한가운 측은 밝혔다.

루머 제보자가 가장 큰 문제
기업들의 이단관련 루머의 하나같은 공통점은 분명한 제보자도 없고 이단과 관련됐다는 구체적인 증거자료도 없다는 점이다. 근거없는 루머를 전달받은 제3자가 전달자의 루머를 근거로 확신하고 또 다른 확신에 찬 루머를 전달하기도 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급속히 번져 나가는 루머들은 기업들의 노력에 의해 하나씩 정리되기도 하지만 한번 확산된 루머는 완전한 소진이 어려워 공공연히 루머의 잔재들이 나돌기도 한다. 이단 단체 상품을 이용하지 말자는 적극적인 태도는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섣부른 행동은 오히려 제3자의 피해만 부를 수 있음으로 지양해야 할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0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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