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식물이야기] 합분태(비둘기똥, 성탄별꽃)
사마리아 성이 포위되었을 때 고가(高價)에 거래된 식물

등록날짜 [ 2012-06-26 13:40:38 ]

“아람 사람이 사마리아를 에워싸므로 성중이 크게 주려서 나귀 머리 하나에 은 팔십 세겔이요 합분태 사분 일 갑에 은 다섯 세겔이라”(열왕기하 6장 25절)

엘리사 시대에 아람(시리아) 군이 사마리아 성을 포위하자 굶주린 백성은 부정한 동물로 여기던 나귀뿐 아니라 합분태(合糞太)까지도 고가(高價)에 사 먹었다. 즉, 나귀 머리 하나에 1년 치 품삯을 주어야 했고, 합분태 1/4갑(0.57리터)을 사려고 20일 치 품삯을 내야 했다. 여인들은 돌아가면서 자기들의 아이들을 잡아먹기도 했다.
 
합분태는 비둘기 똥이라는 뜻으로 한자로는 비둘기 합, 똥 분, 클 태(또는 콩 태)로 쓴다. 그러나 이 단어는 말 그대로 비둘기 똥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에서 자라는 식물의 일종으로 식량이 부족할 때 천민이 들에서 캐 먹던 ‘히르요님’이라는 알뿌리식물이다.
 
이것을 합분태로 부르는 이유는 희끄무레하게 모여 핀 꽃의 모습이 마치 비둘기 똥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꽃이 바위 위에 덮이듯 피므로 마치 비둘기가 똥을 여러 군데 싸 놓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죽 배가 고팠으면 비둘기 똥을 사서 먹었을까?’ 하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백합과에 속한 합분태는 5~10센티미터로 자라며 1~1.5센티미터의 작은 알뿌리를 가진 다년생이다. 잎은 폭이 5~10밀리미터 정도로 좁고 길며, 창끝 모양처럼 납작하면서도 반들반들한 것이 3~8개 정도 난다.

꽃은 곧게 선 줄기에 위로 솟은 총상화서(總狀花序)이며, 꽃잎은 6장으로 장타원형이다. 개화하기 전 꽃봉오리가 위로 봉긋 솟는데, 크기가 2~2.5센티미터다. 꽃잎은 희며 바깥 조각들이 10~18밀리미터인데 초록색 줄무늬가 세로로 나 있다. 수술은 6개며, 가운데에 암술이 곧게 서 있다. 꼬투리는 8밀리미터 정도며 난형에서 타원형까지 있다.
 
합분태 알뿌리 날것에는 독이 있어 삶거나 구워서 먹는다. 합분태를 ‘히르요님’이라는 식물로 보지 않고 쥐엄열매(하롭), 병아리콩, 영양가가 없는 음식물 찌꺼기, 여물지 않은 콩, 흰 가루 등으로 해석하는 학자도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9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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