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와 과학·227] 마태복음 1장 족보에 나타난 구조적 의미
기록 목적에 따라 생략과 중복 사용

등록날짜 [ 2023-06-26 16:08:53 ]



마태복음 1장에 나오는 족보는 창세기 5장과 11장의 족보와 기록 형식이 다르다. 창세기에 기록된 족보는 “누가 누구를 몇 세에 낳고”라며 생략된 인물이 없지만, 마태복음의 족보는 아브라함에서 예수님에 이르기까지 몇몇 인물을 의도적으로 생략해 열네 대씩 세 그룹으로 끊는다. 두 번째 그룹에서 요람과 웃시야 사이에 ‘아하시야-요아스-아마샤’(대상3:11~14)를, 세 번째 그룹에서 요시야와 여고냐 사이에 여호야김을 생략했다(왕하23:43;24:6). 마태복음 1장에는 ‘다윗’을 중복해 기록하기도 한다. 왜 이런 형태로 족보를 기록했을까.


마태복음 1장 족보의 시작

신약성경은 예수께서 구약성경에 예언된 메시아(그리스도)이심을 선포한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로 시작하는 마태복음 1장의 족보는 메시아 예언이 성취됐음을 알린다.


메시아에 관한 구약성경의 예언은 아브라함에게 두 번(창12:3,22:18), 이삭과 야곱에게 각각 한 번(창26:4;창28:14)씩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을 인하여 복을 얻는다’라며 등장한다. 마태복음 1장 1절은 아브라함과 다윗을 메시아 예언의 중심에 두고 있다. 아브라함은 ‘예수님은 구약에 예언된 그리스도’임을 혈통적으로 증명한다.


또 구약성경은 이사야(사11:1~4)와 나단(삼하7:16)을 통해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으로 탄생한다고 예언한다. 에스겔은 다윗을 메시아의 예표로 기록했다(겔34:23~24;37:24~25). 예수님 당시 다윗은 메시아 족보 예언 성취의 중심이고, 다윗의 후손 가운데 누가 메시아인가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태복음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라는 말로 메시아 족보 예언의 성취를 선포한다.


구약성경 전통대로 7의 배수로 기록

“그런즉 모든 대 수가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열네 대요 다윗부터 바벨론으로 이거할 때까지 열네 대요 바벨론으로 이거한 후부터 그리스도까지 열네 대러라”(마1:17).

마태복음 족보는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생략과 중복을 사용해 ‘열네 대’씩 ‘세 그룹’으로 족보를 묶었다. 우선 ‘14’라는 수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14일은 유월절 양을 잡는 날이며(레23:5), 유월절 어린양은 예수 그리스도(고전5:7)를 의미한다.


14는 7의 배수이다. 구약성경은 7의 배수를 사용해 전체를 나타내는 기록 방식을 취했다. 야벳의 자손은 14명(아들 7명, 손자 7명)을 선택적으로 기록했고(창10:2~5), 노아의 아들들로부터 파생된 열방으로 70명을 기록했다(창10:1~11:9). 야곱이 애굽으로 이주할 때 70명이 갔다고 기록했다(창46:27;출1:5). 여기에는 모두 생략된 부분이 있고, 7의 배수로 전체를 나타냈다. 따라서 마태복음 1장에 기록된 족보는 구약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다윗’은 왜 중복했을까.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실 당시 메시아 예언의 중심은 ‘다윗’이며, 메시아는 다윗의 후손으로 오시는 분이어야 했다. 그래서 예수께서 이적을 일으키실 때 사람들은 “이는 다윗의 자손이 아니냐”(마12:22~23), “다윗의 자손이여 불쌍히 여기소서”(마9:37;15:22)라고 외쳤고 예수께서 나귀 새끼를 타고 예루살렘 성으로 입성하실 때 무리가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마21:9)라며 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메시아를 식별하는 데 ‘다윗’은 매우 중요했기에 족보를 생략하는 중에도 다윗을 중복 사용한 듯하다. 또 원어 성경(헬라어) 마태복음 1장 1절은 “다윗의 자손이요,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책”이라고 기록해 순서적으로 다윗을 더 강조했다.


‘여자의 후손’ 강조한 누가복음 3장 족보

또 다른 족보인 누가복음 3장 족보에서는 “요셉의 아들이니 요셉의 이상은 헬리요” 앞에 “사람들의 아는 대로는”(눅3:23)이라고 단서를 붙인다. 예수님은 요셉의 아들로 보이나 사실 마리아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1장에서도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로 시작해 요셉의 족보를 기록하지만, 마지막은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으니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 칭하는 예수가 나시니라”(마1:16)라고 말한다. 마리아는 다윗의 아들 나단의 후손이고(눅3:23~31), 요셉은 다윗의 아들 솔로몬의 후손(마1:6~16)으로서 마리아와 요셉 모두 다윗의 자손이다.


마태복음 1장 족보는 유대인 족보 기록의 전통에 따라 통일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족보 기록의 목적에 따라 생략과 중복을 사용하여 구조적으로 정교하게 기록되었음을 알 수 있다.



/김홍석 박사(구약학)

한국창조과학회 성경위원장



위 글은 교회신문 <804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