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나이 듦의 즐거움 (上)

등록날짜 [ 2024-03-19 21:48:16 ]

20여 년 전 한 목사님께서 당신의 멋진 후반전을 위한 작전 타임이라는 내용으로 『나의 하프타임』(이동원 목사 外)이라는 책을 쓰셨습니다. 그 당시 노년목회를 연구하려고 책에 밑줄을 그어 가면서 자세히 읽은 기억이 나서 이번 행복칼럼을 쓰기 위해 서재에 있던 책을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시편 102편의 기자는 “나의 하나님이여 나의 중년에 나를 데려가지 마옵소서”(시102:24)라고 고백합니다. 『나의 하프타임』의 저자는 위 말씀을 전하며 “시편 기자가 인생의 위기나 중병 혹은 어떠한 중대한 사건을 중년에 경험하면서 기도한 듯하다”라고 소개합니다.


저자는 고린도후서 4장 16절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겉사람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롭도다” 말씀도 언급합니다. 고린도교회에 서신을 쓴 바울은 인생을 낙심하지 않고 나이 들어가는 후반전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울의 마음속에 영원한 청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모시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를 모신 우리에게도 더 좋은 것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기에, 또 나이 듦의 끝이 더 좋은 것의 시작이기에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 마지막을 기대하며 하나님을 만나 뵙는 일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설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역사적으로 시대를 구분해 보면 19세기가 ‘어린이를 발견한 세기’이었고, 20세기는 ‘여성을 발견한 세기’였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21세기는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노인의 세기’라고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동원 목사도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데 아래 다섯 가지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다섯 가지 노년 준비는 ①육체적인 준비(늙어 감을 수용하라) ②심리적인 준비(상처를 잘 다루라) ③가정적인 준비(부부 중심의 삶을 살라) ④사회적인 준비(새로운 역할을 준비하라) ⑤영적인 준비(영원을 준비하되 오늘을 살라)입니다.


『나의 하프타임』에서 언급된 유대인 랍비 시드니 그린버그도 노인과 청년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람들을 믿는다면 청년이다. 그러나 사람들을 의심으로만 대하면 노인이다. 우리가 받기보다 주고자 한다면 청년이다. 그러나 받기만 기대한다면 노인이다. 우리가 즐길 것을 즐길 줄 안다면 청년이다. 그러나 인생이 뜻대로 안 된다고 꿈을 포기하면 노인이다. 우리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있으면 청년이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예로부터 내려오는 편견에만 사로잡혀 있으면 노인이다. 우리가 아직도 꿈을 꾸고 있다면 청년이다. 그러나 공상만 일삼고 있다면 노인이다. 우리가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면 청년이지만, 아름다움에 더는 관심을 잃어버리면 노인이다. 우리가 아직도 사랑을 찾고 있으면 청년이다. 그러나 우리가 자신의 고독만 묵상하고 있다면 노인이다. 우리가 아직도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면 청년이다. 그러나 만약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행복만 추구하고 있다면 노인이다. 사랑을 받고 줄 줄 안다면 청년이나 일방적으로 사랑을 기대한다면 우리는 노인이다.”


어느새 이 책을 처음 읽은 지 20년이 흐른 후 저 역시 인생의 후반전 맨 뒷부분에 와 있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행복칼럼에 나의 신앙고백을 쓸 수 있어서 감사하고 나를 뒤돌아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인생의 후반전을 지나 후반전의 맨 끝도 언젠가 찾아옵니다. 지상의 마지막 순간도 찾아옵니다. 심장의 고동이 멎고, 내 몸의 더운 피가 식는 마지막 순간이 곧 찾아올 것입니다. 그때 ‘하나님 앞에 담대히 설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라고 내게 묻고 있습니다.


천국 소망으로 나이 드는 즐거움

매해 연말마다 손주들까지 포함한 가족 전체가 모여 일생 장기계획이 포함된 기도 제목을 나누고 있습니다. 아들들이 어려서부터 시작한 모임을 이제 삼대가 모여 이어 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 주신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준비하는 모임입니다.


몇 년 전부터 저는 기도 제목 앞부분에 기록하는 기도가 있습니다. “천국 소망으로 나이 드는 즐거움이 있게 하시고, 범사에 감사로 나이 드는 지혜가 있게 하옵소서. 예수님과 동행하고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살게 하옵소서.” 두 주에 걸친 행복칼럼에 저의 나이 들어감의 즐거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나이 들어감의 즐거움 중 가장 큰 즐거움은 칼럼 서두에 언급했듯이, 사도 바울처럼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고 예수님의 생애를 재현하는 복음 전도일 것입니다. “그러나 너는 모든 일에 근신하여 고난을 받으며 전도인의 일을 하며 네 직무를 다하라 관제와 같이 벌써 내가 부음이 되고 나의 떠날 기약이 가까웠도다”(딤후4:5~6). 성도들과 노방전도 나가는 게 즐겁고, 성도들이 전도하고 전도 훈련을 받으며 복음 전도의 용감한 일꾼이 될 때 즐겁습니다.


또 성도들이 수십 년 전에 내가 전한 설교와 복음을 기억하며 은혜받은 간증을 할 때 무척 즐겁습니다. 늘 설교에 투박하고 서툴러서 주님께 송구해하며 회개했는데 한 성도가 오래전 수련회 때 전한 ‘야베스의 기도’ 특강이 기억난다고 해서 마음속으로 무척 즐거웠습니다.


복음 전도의 장소인 교회와 성전 건축에 참여할 수 있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성전 건축에 참여했는데, 초등학생 시절에는 작은 몸으로 봉사하고 이후에는 여러 차례 건축예물을 드리며 성전 건축에 참여했습니다. 지금도 6년 적금을 들어 가며 성전 건축에 참여하는 즐거움을 경험합니다. 연보하는 것은 축복이고, 연보는 축복의 씨앗(고후9:5)입니다. 이처럼 천국 소망으로 나이 듦의 즐거움이 많습니다. <계속>



/최현서 목사

침례신학대학교 전 대학원장

침례신학대학교 명예교수



위 글은 교회신문 <84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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