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여는 시] 집
오수경

등록날짜 [ 2025-11-20 19:22:06 ]

알싸한 찬 바람이 부는 창가에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문득 내려다보니


모두 한 가지씩 임무를 가진 듯

총총 분주한 걸음걸이들


어딜 그리 정신없이 가는 것일까

쉼 없는 인파 속 하나같이 다른 인생들


그래도 저들의 종착지는 따뜻한 집이겠지

하루의 짐을 가득 싣고 집 앞 현관문에

툭툭 털겠지


식어 버린 찻잔을 내려놓고

나도 저들 속에 파묻혀 집으로 향한다


다들 가는 집은 같은데

다들 들어가는 대문은 다르다


난 좁은 문으로 간다


오수경







위 글은 교회신문 <92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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