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부 고3 수험생 응원
“고등부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축복합니다!”
등록날짜 [ 2025-11-20 19:31:00 ]
새벽 5시, 이상한 느낌에 눈을 떴다. 축축한 이불과 핏빛 이슬을 보고 깨달았다. ‘양수가 터졌구나!’ 급하게 산부인과로 향했고 얼마 후 담당의에게서 “태아가 천장을 보고 누운 상태”라는 말을 들으며 급하게 응급제왕수술을 하기로 했다.
수술 시간을 앞두고 기다리는 그 1분 1초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 평소 바늘공포증 탓에 주사 맞는 일조차 현기증을 호소하며 바들바들 떨던 나였기에, 눈앞에 다가온 출산은 도저히 내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두렵고 막막한 일이었다. 그저 주님만 붙들며 기도할 뿐이었다.
“하나님, 저는 이 출산 과정을 주님이 주시는 힘 없이는 해낼 수 없어요. 주님이 더 잘 알고 계세요. 자녀 계획이 없던 우리 가정에 자녀를 주시며 여호수아 1장 9절 말씀으로 ‘내가 네게 명한 일’이라고 못 박으셨으니 주님이 책임져 주세요. 주님이 제 손 잡고 모든 순간을 함께해 주세요.”
온몸이 덜덜 떨려오는 공포를 떨치려고 주님께서 자녀를 주셨을 때 주신 말씀을 떠올렸다. “내가 네게 명한 것이 아니냐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두려워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수1:9). 내게 주신 말씀을 놓치지 않으려고 주님 손을 붙들듯 말씀을 꽉 붙잡았다.
마귀가 생각을 틈타지 못하도록 진리의 말씀으로 중무장한 채 담담하게 수술실로 들어갔다. 수술실에서도 내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주님이 주신 말씀이었다. 그리고 이 순간 나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뿐이었다.
여러모로 힘들었던 수술 준비 시간을 뒤로하고 마취로 눈이 감기는 순간까지도 되뇌었다.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그리고 이어진 기억의 암전. 내 이름을 부르는 의사의 목소리에 눈을 떴고, 수면마취가 풀리자마자 나도 모르게 말씀을 다시 되뇌면서 일어났다.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이후 회복실로 옮겨졌으나, 하반신 마취 탓에 횡격막 부근까지 마비가 와서 숨 쉬는 게 버거웠다. 왼쪽 팔과 안면까지 잘 움직여지지 않았다. 마치 내 몸이 시멘트에 갇혀 굳어진 듯 순간적으로 숨을 쉴 수 없어 공황발작이 몰려왔다.
그 순간에도 나를 붙들어 준 것은 주님이 내게 주신 말씀이었다. 마취로 발음도 어눌했으나 계속해서 되뇌었다. “내가 네게 명한 일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거나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나님의 말씀은 모든 고통과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이자 능력이었다.
온몸과 호흡기관이 깊은 늪으로 빠져 들어가는 듯했지만 구명조끼를 꽉 붙잡듯 주님이 주신 말씀만 붙잡으니 2시간이 흘러 있었다. 통증을 완화해 주는 장치부터 수액 줄과 소변 줄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의료 기구에 주렁주렁 둘러싸여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했다.
여전히 버겁게 숨을 쉬며, 막연한 두려움과 통증으로 한밤에도 몸을 뒤척여야 했으나, 주님께서 주신 말씀은 그 시간에도 빛이자 희망이었다. 어둡고 두려운 길에서 마주한 밝은 빛을 따라 걷다 보니 주의 은혜로 몸이 회복되고 있었다.
생각과 마음을 지켜 주신 생명의 말씀
출산의 순간에 이어 첫 육아의 순간에도 마귀는 어떻게든 내 생각을 무너뜨리려 했다. 두려움과 막막함을 가져다주며 주님께서 내게 주신 말씀을 잊어버리게 했다. ‘왜 내가 원하지도 않는 길을 걸어야 하지? 왜 이 고생을 해야 하지?’ 출산 탓에 헝클어진 몸과 고된 일상을 겪으며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
그때마다 우리 주님께서 내게 주신 말씀은 마치 이미 그럴 것을 알고 계셔서 예비해 두신 것처럼 내 마음을 다독여 주셨다. ‘민지야, 이 자녀는 내가 너에게 준 명령이고 계획이야. 그러니 어떤 상황이 닥치든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해. 두려워하지 말고 놀라지 마. 네가 어디로 가든지 모든 순간, 매 발걸음마다 내가 너랑 함께할 거야.’
주님이 주신 말씀이 빛이 되어 나를 잡아 주셨다. 아직도 이 말씀을 생각하면 나를 향해 생명의 말씀을 예비해 주신 주님의 사랑에, 그리고 매순간 함께해 주신 그 은혜에 감사해 감격의 눈물이 흐른다. 또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아기를 보면 고통의 기억도 눈 녹듯 사라진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에 치여 이리 휘청 저리 휘청거리는 내 나약한 생각과 마음을 단단히 잡아 주시는 주님의 말씀만 의지하며, 주님이 내게 주신 명령이자 계획인 귀한 자녀를 주님 뜻대로 멋지게 키워 내리라!

/한민지 기자(83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92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