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칼럼] 칠월, 영혼이 무르익는 은혜의 계절

등록날짜 [ 2026-07-15 11:33:22 ]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계절.”

이육사 시인이 쓴 ‘청포도’의 첫 구절이, 해마다 칠월의 길목에서 유독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뜨거운 뙤약볕과 장대비의 시련을 온몸으로 받아 내며 포도알 하나하나가 단단하게 여물어 가듯, 우리 연세가족들에게도 칠월은 영혼의 마디가 굵어지고 신앙이 성숙해지는 ‘은혜의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유·초등부 여름성경학교부터 중·고등부와 교회복지부 하계성회 그리고 흰돌산수양관에서 진행될 청장년 연합 하계성회에 이르기까지, 이 여름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예비하신 특별한 영적 잔치입니다.


구로구의 ‘책 큐레이션단’으로 활동하며 최근 관람한 영화 ‘퍼펙트 데이즈(Perfect Days)’는 ‘신앙생활의 참된 본질’을 다시금 깊이 돌아보게 합니다. 주인공 ‘히라야마’는 지극히 평범하고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갑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도쿄의 공공화장실을 청소하며, 늘 걷던 익숙한 길을 걷습니다. 하지만 그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의 궤도에서 작은 기쁨과 감사 그리고 삶의 구석구석에 숨겨진 눈부신 아름다움을 놀라운 시선으로 길어 올립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하루의 아침을 신실하게 채워 가는 것만으로도 완전한 평안과 자족을 누립니다.


영화 속 주인공의 삶을 응시하며, 저는 우리가 걸어가는 신앙 여정도 이와 무척 닮아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드라마틱한 은혜, 삶을 단번에 뒤바꿀 특별한 체험, 혹은 눈앞에 펼쳐지는 놀라운 기적만을 갈망하곤 하지만, 역사의 수많은 페이지를 돌아보면 참된 성장은 언제나 지루해 보이는 일상의 반복에서 이루어졌음을 알게 됩니다.


매일 아침 성경을 펼쳐 묵상하고, 매주 변함없이 예배의 자리를 지키고, 이웃에게 꾸준히 복음을 전하고 성도들과 교제를 나누는 게 때로는 단조로운 일상의 반복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 속 위대한 유산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그 충실한 하루하루가 벽돌처럼 단단히 쌓이고 다져질 때 우리의 영혼도 흔들리지 않는 거룩한 영적 성전으로 건축되는 것입니다.


다가오는 하계성회 역시 착실하게 쌓아 온 신앙의 일상에 영적인 새 숨을 불어넣고, 무너진 토대를 보수하는 결정적인 시간입니다. 찌는 듯한 무더위와 습한 공기가 우리를 지치게 하는 여름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심령은 그 어느 때보다 맑고 뜨겁게 살아 숨 쉬는 계절이 될 것입니다. 지난 상반기에 눈물로 씨를 뿌려 전도한 새가족과 기존 연세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의 사랑과 재림의 복음을 함께 듣고 경험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교회는 개척 이래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하계성회를 이어 왔습니다. 하계성회는 우리 교회의 가장 강력한 믿음의 스케줄이자 부흥을 이끌어 온 든든한 주춧돌입니다. 수많은 연세가족이 거룩한 성회에 참가해 자신의 믿음 없음을 발견하고 눈물로 심령을 찢으며 회개했습니다. 


그 응답으로 성령의 뜨거운 은사를 받았고, 평생 걸어갈 사명을 발견했으며, 까맣게 사그라지던 영혼 구원의 열정을 불일듯 회복했습니다. 하계성회마다 부어 주신 은혜가 든든한 기둥이 되어 오늘날 우리의 삶과 교회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되었습니다.


포도알이 긴 여름의 밤낮을 버티며 단맛을 품듯, 우리 역시 말씀과 기도라는 신성한 인내 가운데 조금씩 성숙해집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는 신실하게 예배드리고 묵묵히 순종하는 영혼의 발걸음을 결코 헛되이 버려두지 않으시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반드시 자라게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연세가족들은 연약한 육체인데도 영혼 구원을 위해 생명의 말씀을 쏟아 내시는 담임목사님의 영육 간 강건함을 위해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울러 이번 하계성회에 참가하는 모든 연세가족이 풍성한 은혜를 경험하고, 좋은 일기 속에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모든 일정을 은혜롭게 마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찌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6:9).


주님이 주시는 이 생명의 말씀처럼, 칠월의 강렬한 태양 아래서 청포도가 묵묵히 익어 가듯 우리의 영혼도 낙심과 피로를 넘어 영광스럽게 무르익어야 합니다. 


하계성회에서 폭포수처럼 부어 주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믿음이 10년 세월을 단숨에 뛰어넘어 거룩한 도약이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958호> 기사입니다.


오태영 안수집사
신문발행국 협력위원
진달래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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