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영혼의 목소리가 들리길
겉은 거칠어도 속은 여린 아이들을 보며

등록날짜 [ 2011-09-21 11:07:11 ]

“지선 선생님! 지선 쌤!” 하고 부르는 소리가 익숙해진 지도 이제 일 년이 다 돼 간다. 처음에는 교사, 선생님이라는 명칭이 어색해서 공과시간에 아이들에게 “이 언니가 말이야~” 했던 게 어제 일 같은데 어느새 익숙해진 내 모습을 발견한다.

처음 교사로 지원했을 때 사람들은 “응? 왜?” 하며 의아해했다. 부에서 직분도 맡고 있었고 대학선교회에 온 지도 얼마 안 된 대학생 신분이기에 누가 봐도 대학선교회에 계속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성령 하나님께서는 중등부로 가라고 하셨다. 그것도 꼭 가라고 하셨다. 마음 가운데 나를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가 울렸다. 하나님께서 내게 붙여주실 영혼들의 목소리. 과연 이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그 목소리를 듣고 싶었고, 하나님께서 그토록 중등부로 보내시려는 이유를 알고 싶어 교사를 지원했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세상에서는 사춘기의 절정이라 불리는 중학생이다. 중등부에서는 맡은 반 아이들 외에 많은 아이가 “지선 쌤!” “쌤!” 하며 불러준다. 이들의 목소리에서 무엇을 들어야 할지, 어떻게 이 아이들과 지내며 앞으로 어떻게 교사 직분을 감당해야 할지 기도했을 때, 주님은 깨닫게 해주셨다.

그들을 만나고 그들 안에 있는 마음의 목소리를 들어주라고 하나님께서는 중등부로 보내주신 것이다. 그러면서 내 중학교 시절을 생각나게 해주셨다. 겉으로는 시끄럽게 말썽도 피우고 대들기도 하면서 거침없이 무서울 것 없이 행동하지만, 사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누구보다 큰 두려움, 외로움, 상처 그리고 여린 구석을 숨겨놨던 내 중학교 시절. 그것들을 혹 누구에게 들킬까 감추고 감추다 소통의 벽을 닫아 버린 중학교 시절.

사실은 누구보다 위로받고 싶고 말하고 싶었던 그때를 보여주시면서 “지선아, 네가 이러했잖아. 너는 알잖아. 네가 그 목소리를 듣고 가서 나를 전해주렴” 하시는 주님의 목소리, 난 그 목소리를 듣고 지금 중등부 교사라는 자리에 서 있다.

때로는 아이들이 마음 아픈 말과 행동을 서슴없이 하기도 하지만, 난 아이들의 겉으로 나타난 행동과 목소리보다는 아이들 속에서 애타게 외치고 있는 절박한 그 목소리를 듣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아이들을 대한다. 우리 아이들 속에서 그토록 애타게 부른 그 소리에 명쾌하게 응답해 주실 분은 바로 예수시다. 예수님의 사랑. 그 사랑에서 나오는 능력, 그 사랑에서 나오는 자유만이 우리 아이들의 어그러지고 아픈 마음을 만져주시고 생명을 주실 수 있다.

앞으로도 난, 주님이 허락하시는 한 주님께서 만나게 해주시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계속 노력할 것이다. 귀로는 들리지 않지만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저들 속에서 소리 없이 외쳐대는 아우성을 듣고 참 해결책 되신 예수를 직접 보여주고 전해주는 교사이고 싶다.

위 글은 교회신문 <25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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