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내가 교사를 하는 이유

등록날짜 [ 2011-10-18 13:07:03 ]

말썽부리는 아이 때문에 기도하니
오히려 내게 더 유익이 넘쳐나다

청년 때부터 알던 집사님 한 분의 권유로 초등부 교사 지원서를 냈다. 하지만 주위에서 “요즘 4학년이면 벌써 사춘기라 다루기 어려울 텐데, 고생 좀 하겠다”며 한마디씩 하는 말을 듣다 보니, 임명되는 전날까지 어떻게든 교사를 안 해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주일에 주님이 “그런즉 너희는 하나님께 순복할찌어다”(약4:7)는 말씀을 주시면서 교만함을 회개케 하시자, 주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교사로서 첫출발을 했다.

처음이라 학부모나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공과공부도 무척 부담으로 다가왔다. 여러 선생님께 조언도 구하고 교사에 관한 신앙서적도 찾아 읽으며 한 발 한 발 내디뎠지만, 결론은 기도였다. 일 년을 뒤돌아보면, 기도로써 주님의 도우심을 얻었기에 가능한 시간이었다.

예배에 집중하지 못하고 딴짓하던 아이, 기도할 때 눈을 뜨고 친구들이 기도하는 모습만 쳐다보던 아이들이 내 입술의 말이 아닌 하나님 말씀으로 권면하면 그 말씀의 권위 앞에 순종했다.

하지만 유독 심하게 예배시간마다 한쪽 구석에서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거나 벽에 기대어 잠자던 아이가 있었다. 그러다가 공과공부를 시작하면 일찍 가야 한다며 간식과 달란트 쿠폰을 빨리 달라고 생떼를 부리다가 그냥 가고…. 또 공과시간에 참석하는 날이면 분위기를 흐리기 일쑤였다. 그 아이 때문에 우리 반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아이를 위해 기도할 때면 항상 눈물이 흘렀다. 그 영혼이 불쌍해 울고, 내가 무언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울고, 또 나 자신도 너무나 힘이 들어서 울었다. 하루는 기도하는데 그 아이 때문에 내가 더욱 선생다워지고 있다는 마음을 주님께서 주셨다. 오히려 그 아이가 우리 반이 된 것이 나에겐 복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여름성경학교 때도 담임목사님께서 직접 설교하셔서 우리 아이들 대부분이 큰 은혜를 받고 영적인 체험을 하는데, 그 아이는 누워서 잠을 자는 것이 아닌가? 그 안타까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담임목사님의 심정을, 주님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그러다 드디어 담임목사님의 마지막 설교 시간이었다. 사실 여태까지는 중보기도 하면서 ‘창자가 끊어질 정도의 고통으로 기도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몰랐다. 그런데 그 시간에는 이 아이가 너무나 안타까워 ‘마지막이다!’ 하는 심정으로 애절하게 기도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놀랍게 역사하셨다. 이 아이가 눈물, 콧물을 흘리면서 회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얼마나 감사한지…. 한 영혼이라도 포기하지 않으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이셨다.

요즘, 이 아이는 예배 태도도 많이 좋아졌고, 공과시간에도 제일 앞자리에 앉아서 “질문 있는 사람?”하면 팔을 번쩍 든다. 물론 장난기 어린 엉뚱한 말로 웃음도 주지만 말이다.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에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모른다.

한 해를 되돌아보니 아이들의 영혼보다 내 영혼이 먼저 더 많이 세워지고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사로 충성하지 않았다면 난 아직도 제자리에 있었을 것이다. 귀한 자리를 허락하시고 써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할렐루야! 그래서 다른 분들에게도 우리 초등부에 교사지원을 많이 하시라고 권면하고 싶다.

“순수한 영혼들과 함께하고 싶으신 분, 성장하길 원하시는 분, 영혼의 때를 준비하고 싶으신 분은 많이 오셔서 영적 풍성함을 누려보세요!”

위 글은 교회신문 <26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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