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내 삶의 스승처럼

등록날짜 [ 2011-11-22 15:52:48 ]

연약한 내 모습을 볼수록
주님 은혜는 더 절실해져

“내 손을 잡아 봐.” 나는 어리둥절해하며 선생님의 손을 잡았다. “더 꽉 잡아 봐.” 그래서 더 세게 선생님의 손을 잡았다. 선생님도 나의 손을 세게 잡으셨다. “이제 놓아 봐.” 선생님의 손을 놓았다. 그러나 선생님은 놓지 않으셨다.

“네가 비록 나의 손을 놓았어도, 내가 너의 손을 꼭 잡고 있기에 너는 나에게서 떨어질 수 없어. 이게 하나님의 마음이야. 네가 하나님을 놓아도 하나님께서는 너를 끝까지 놓지 않으셔.”

‘아! 그렇구나’ 14살, 추운 겨울, 공과공부 시간에 선생님께 들었던 말씀이다. 18살, 나는 혼자인 것 같았다. 학교 안 치열한 경쟁, 주위의 기대와 시선. 모든 것이 부담으로 느껴졌다. 두려웠고 외로웠다. 그때, 14살 때 들었던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났다. 얼마나 눈물이 나고 위로가 되던지…. 좀 전까지 짓누르던 마음의 짐은 금세 사라졌다.

“피아노를 아주 잘 치는 피아니스트가 있었어. 어느 날 그 피아니스트가 독주회를 했는데, 연주가 얼마나 멋지던지 연주를 마치자 사람들이 모두 환호하며 기립박수를 치는 거야. 그런데 유난히 한 사람만 박수를 치지 않는 거야. 그러자 피아니스트는 실망하며 연주회에 실패했다고 말했어. 시간이 흘러 두 번째 독주회를 열었지. 연주회가 끝나자 사람들은 웅성거리기만 할 뿐 박수를 쳐 주지 않았어. 하지만 유독 한 사람만이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치는 거야. 그러자 피아니스트는 뛸 듯이 기뻐하며 연주회에 성공했다고 말했어. 유난히 한 사람만 박수를 쳐 주지 않았던 사람, 유독 한 사람만 박수를 쳤던 사람, 이 사람이 피아니스트의 스승이었던 거야. 다른 누군가가 너에게 어떤 말을 한다 해도, 어떤 행동을 한다 해도 중요하지 않아. 우리는 예수님께만 집중하는 거야.”

17살, 중.고등부 예배시간에 전도사님의 설교 말씀이었다. 20살, 사람 때문에 힘들어 교회를 나가고 싶었을 때, 전도사님의 설교 말씀이 나를 붙들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어. 우리의 죄 때문이야. 선생님은 이것만 생각하면 모든 것을 놓게 돼.” 19살 때, 고등부 선생님께서 해 주신 말씀이다. ‘모든 것을 놓게 된다니….’ 도저히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갔다.
26살이 된 지금, 예수님께서 나의 죄를 위하여 십자가를 지신 것을 생각하면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된다.

나의 신앙 성장에 전적으로 영향을 주었던 분들이 중.고등부 선생님들이시다. 그래서 중등부 교사를 지원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아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어 지원했지만, 알게 된 것은 이기적이고 ‘나’ 중심적인 내 사정이다.

아이들에게 말 안 듣는다고 성질만 낼 줄 알았지 그들의 눈높이로 내려갈 줄 모르는 나, 또 그렇게 아이들과 맞추기 싫어하며 낮아지기 싫어하는 나, 섬기기 싫어하는 나, 이렇게 연약한 모습의 나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 은혜 없이는 살 수 없는 나임을 고백하게 되었다.

26살이 된 지금도 내 손을 꼭 잡아주시던 선생님의 사랑이 기억난다. 그리고 그 은혜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진지하게 묵상하게 되었다. 부족한 ‘나’지만 그래도 끝까지 사랑하여 주시는 하나님, 이런 ‘나’지만 선생님이라며 잘 따라주는 우리 중등부 아이들을 보며 한없이 부끄러워지고 한없이 미안해진다.

아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어 지원하였던 내가 중등부 교사 직분을 하면서 오히려 나의 사정을 알게 된 것이다.


김다미 교사
(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26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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