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가르치고 또 배우고

등록날짜 [ 2012-01-10 13:56:22 ]

아이가 예수로 성장할 때
교사의 믿음 역시 커지고

주일학교 교사로 충성하시는 어머니를 어려서부터 보며 자랐다. 그래서 교사는 언젠간 나도 꼭 충성해야 할 직분이라고 생각하며 자랐다. 지금도 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주일학교 교실을 꾸미거나 인형극 배경을 그리고 선물을 포장했던 일이 기억난다. 그렇게 막연히 교사 직분을 사모하던 중, 부족하고 보잘것없는 내가 감사하게도 언니(윤유리)와 함께 지난해부터 연세중앙교회 유년부 교사를 하게 됐다. 

처음에는 연세중앙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고 자신도 없었다. 그러나 사랑으로 양육해주시는 담임목사님과 담당전도사님을 보면서 천하보다 귀한 영혼의 가치를 알게 됐고, 구령의 열정도 품을 수 있게 됐다. 또 매일 교회에 와서 기도하고 아이들을 만나면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뜨거워졌다. 전도하면서 때때로 아이들에게 무시도 당하고 아이들의 부모에게 문전박대도 받았지만, 주님께서는 십자가를 의지하며 계속 직분을 감당하게 하셨고 한 해 동안 내가 맡은 아이들이 믿음 안에 성장하는 것을 경험하게 하셨다.

얼마 전, 우리 반에 새로 온 아이가 한 명이 있다. 하루는 설교 말씀을 듣고 눈물로 회개하며 기도하더니 예배 후에 시무룩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선생님, 주일에 돈 쓰면 안 되죠? 그런데 오늘 가족끼리 목욕가기로 했어요. 하지만 저 바나나 우유 사달라고 안 하고 그냥 물 마실 거예요.”

그 어린아이에게 성령님이 역사하셔서 주님의 말씀을 따르고 죄를 이길 힘을 주신 것이 무척 감사했다. 얼마 후에 그 아이가 다시 내게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엄마에게 ‘이제 연예인 되기 싫어졌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예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릴 거예요’라고 말했더니, ‘교회에 적당히 다니지 않으면 못 가게 한다!’고 혼을 내셨어요.” 내심 ‘이러다가 이 아이가 교회에 못 다니게 되는 게 아닐까?’ 걱정됐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교회에 다닌 지 3개월도 채 안 된 아홉 살짜리 아이가 주님을 뜨겁게 만나고 주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게 된 것이 감사하고 대견했다.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뛰고 뒹굴며 그들의 믿음이 자라는 것을 보다 보면 저절로 내 믿음도 성장하는 것 같다. ‘이렇게 어린아이들도 주님을 따라가려고 마음을 다해 노력하는데, 나는 주님이 기뻐하시도록 얼마만큼 노력하고 있나?’ 늘 나를 돌아보기 때문이다.  

담당하는 지역에 가면 멀리서도 전도팀 교사를 발견하고 “선생님!” 하고 소리를 지르며 두 팔 벌려 달려오는 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영어예배 때 내가 가르쳐준 찬양들을 큰소리로 내게 불러주는 아이, 꼬깃꼬깃해졌지만 정성을 담은 그림과 편지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아이.... 별로 잘해준 것도 없고 많이 사랑해주지도 못했는데 오히려 내가 준 사랑보다 더 큰사랑을 돌려주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을 학교 앞에서 처음 만나 교회에 데려와 믿음 갖게 하기까지 나를 써주신 주님께 감사하다. 하루빨리 더 많은 아이를 전도해 그들이 믿음 안에서 성장하길 기도한다.


윤영지 교사
<유년부>

위 글은 교회신문 <27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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