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장애인을 향한 영혼 사랑

등록날짜 [ 2012-08-07 13:43:53 ]

올해로 3년째 성인 지적장애인을 섬기는 교사로 충성하고 있다. 정상인보다 지능은 많이 떨어지지만, 마음만은 착한 소망부 지체들. 세상 사람과는 달리 간사와 악의가 전혀 없는 지체들을 섬기며 오히려 내가 그들에게 많은 위로를 받는다. 하지만 역시 장애인을 섬기는 일은 만만치 않다.

교사 2년 차 때 소망부 지체 중 가장 중증 장애인인 시내(31) 자매를 맡았다. 시내 자매가 앓는 병명은 ‘페닐케톤뇨증’. 아미노산 일종인 페닐알라닌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어서 페닐알라닌이 체내에 쌓여 뇌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희귀한 질병이다.

우리나라에는 7만 명당 1명이 걸린다. 신생아일 때 제대로 진단해서 특수 분유를 먹이면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는데, 시내 자매는 그렇지 못했다. 지능이 거의 갓난아이 수준이라 의사소통이 전혀 안 된다. 잘 씻지 않아서 몸에서 냄새도 많이 났다.

시내 자매의 표정은 주로 세 가지 중 하나다. 초점 없이 멍하니 앞을 바라보거나, 기분이 좋을 때면 손뼉 치고 혼자 웃거나, 몸 어딘가가 아파서 상태가 안 좋으면 막 울거나. 몸이 아파도 말을 못하고 울기만 하니 얼마나 불쌍한지 모른다.

시내 자매는 처음엔 예배 시간에 제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고 자꾸 뛰쳐나가려 했다. 덩치가 나보다 커서 힘으로는 해볼 수 없다. 그래서 담당교사의 마음을 무척 아프게 한다.

시내 자매를 맡은 지 수개월째 되었을 때였다. 소망부 전체 예배를 드린 후, 반별 공과를 하는데 가만히 앉아 있던 시내 자매가 크고도 정확한 발음으로 “아빠” 소리를 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잠시 후에 다시 “아~멘” 소리를 냈다. ‘엄마’ ‘아빠’라는 말은 시내가 어렸을 때부터 스무 살 때까지 익힌 유일한 단어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비신자 가정에서 ‘아멘’이라는 말을 가르쳤을 리 없을 텐데 어떻게 시내 자매가 ‘아멘’ 소리를 냈을까?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 사람은 정상적인 지능으로 살아가도 예수를 믿지 않으면 그 영혼은 죽어 있다. 그러나 비록 언어로 의사소통이 안 되고, 갓난아기 지능을 가진 지체라도 그 영혼이 하나님 말씀을 듣고, 깨어 있고, 살아 있는 것이다. 순간 다시 한번 우리 시내 자매가 육적으로는 아프고 힘들지만, 그 영혼은 꼭 살아서 천국 가기를 기도했다.

올해는 시내 자매가 다른 반이 되었지만, 예배시간에 보면 많이 침착해졌다. 그 긴 예배시간에 얌전히 잘 앉아 있다. 웃을 때는 박수하고 고개를 흔들며 큰 소리를 낸다. 시내 자매는 예배시간을 즐거워하는지도 모른다. 내가 담임을 마칠 무렵에는, 찬양 시간에 같이 손뼉 쳐주면 열심히 손뼉을 쳤다. 그것도 많이 발전한 모습이기에 보람찼다.

우리 소망부 교사들은 자신이 맡은 지체들이 모두 영혼의 때에 천국에 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만약 내가 맡은 지체를 잘 섬기지 못해서 그 영혼이 천국에 가지 못하면, 주님께서 그 핏값을 내게서 찾으실 때 무어라고 대답할까, 두렵고 떨린다. 그래서 간절히 기도할 수밖에 없다.

소망부가 부흥하니 교사들의 수고와 고생은 점점 더 늘어나지만, 우리 소망부 교사들이 더욱 성령 충만하여 맡은 영혼들을 다 살리기를 소망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30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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