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다음 세대 아이들을 바라보며

등록날짜 [ 2014-02-11 13:20:05 ]

십여 년 넘게 교사 직분을 사명으로 감당하는 분들이 있다. 이제 겨우 두 해째인 나 같은 초임 교사가 ‘과연 어떤 은혜를 나눌 수 있을까’하는 마음이 들었다. 글을 써야 하나 망설였다. 하지만 기도해 보니, 교사로 충성하며 실수했거나 회개한 경험을 나누는 일도 필요하다는 마음을 하나님께서 주셨다.

아이들을 좋아해서 교육국 교사로 지원했다. 아이들을 담당하는 일이 즐거워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그릇된 생각이었다. 익숙한 신앙생활과 그로 말미암은 교만으로 하나님과 나 사이에 벽이 생겼다. 하나님과 가로막힌 벽을 기도와 말씀이 아닌 교사라는 새로운 환경으로 극복하려 했다.

그러다가 요셉부에서 아이 10명을 담당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 그저 시키는 대로만 했다. 몇 달이 지나고 요셉부 생활에 조금 익숙해지면서 요령도 생겼다. 슬슬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기도 모임, 예배 준비, 전도, 심방 같은 많은 모임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회사일, 사적인 약속으로 모임에 빠지는 횟수가 점점 늘어났다. 아이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가 아이들 수준에 맞춘 말씀과 찬양이라고 치부하며 감사를 잃어 갔다.

결국 시간이 흘러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결산예배를 드렸다. 우리 반은 시작한 인원 그대로인 10명으로 결산하였다. 내가 맡은 정회원반은 아이들 부모님 대부분이 신앙생활을 하셨다. 어쩌면 내가 인도하지 않더라도 교회에 나올 아이들이었는지도 모른다. 한 해 동안 나는 무얼 했을까. 그나마 아이들을 잃지 않아 다행일 정도로 결과는 처참했다.

결산예배를 드리며 기도하던 중에 그동안 수없이 듣던 말씀들이 떠올랐다. 직분의 상과 벌, 영혼 맡은 자, 한 달란트 받은 자 비유, 그리고 아이들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만약 영혼 관리를 똑바로 하지 못해 혹여나 우리 아이들을 잃었다면, 내 느슨한 정신과 게으름으로 전도하여 살릴 수많은 아이가 교회에 오지 못했다면, 아이들이 다른 훌륭한 교사를 만났다면 더 사랑받고 성장했을 텐데….’

하나님께 죄송스럽고,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또 나 자신에게 한없이 부끄러웠다. 눈물로 통곡하며 뜨겁게 회개했다.

교사 임명을 받고 처음 ‘내가 아이들에게 뭘 해 줄 수 있을까? 아이들을 어떻게 잘 양육할까?’라는 고민을 했다. 한 해를 회고해 봤다. 내 생각과 의지로는 아이들의 어떠한 부분도 채워줄 수 없고, 오로지 기도와 하나님 말씀만이 아이들을 양육하고 변화하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올해는 전도팀을 맡았는데 아이들 부모님이 비신자인 가정, 경제적 어려움이나 아픔을 겪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예배시간을 지루해 하고 교회에 오기 싫어했다. 그러나 하나님 말씀으로 양육받은 후에는 성경 내용을 궁금해 하고, 기도를 부탁하고, 핍박을 이기고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다. 모두 하나님 은혜라고 느껴진다.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이들을 두고 눈물 뿌려 기도하고, 영혼 구원에 힘쓰는 많은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가 예수 이름으로 항상 승리하기를 기도한다.


/인새누리 교사
요셉부

위 글은 교회신문 <37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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