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주님께 예쁨받는 자녀로

등록날짜 [ 2013-10-01 10:12:50 ]

교사 직분을 맡다 보니 예전에는 개인 신앙생활에 해당하는 죄만 지적받았다면, 이제는 말씀을 듣다가 직분을 감당하지 못한 잘못까지 더해져 더 자주 찔린다.

이번 동계성회 때 목사님이 “예수 심정으로 사랑하지 못한 교사들이여, 회개하라”고 하셨다. 기도하는데 아이들 얼굴이 생각났다. ‘이들이 다 예수께서 쏟으신 핏값이다’라고 생각하니 눈물이 펑펑 났다. 공과를 진행할 때 진실하지 못하게 복음을 전한 내 모습이 보여 눈물이 났다.

목사님이 진행하신 다른 집회에서도 말씀을 듣다가 통곡했다. 아이들이 성회에 다녀와서 다시 타락하는 이유가 아이들 잘못인 줄 알았으나 이 못난 교사를 잘못 만나서라고 알려 주시니 말씀을 듣는 중에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교사 직분을 맡으면서 매번 깨닫고 회개하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어 감사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오히려 아이들에게 배우는 점이 많다. 아이들이 순종하고 기도하고 전도하면 예뻐서 무엇이라도 더 주고 싶다.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을 하면 하나님도 나를 이렇게 예뻐하실까’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에 아이들이 교사 말을 믿지 않고 흘려듣거나 불순종할 때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을 주셨으나 내가 불순종할 때 이처럼 마음 아프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나를 돌아본다.

이런 사실을 발견하며 어떻게 해야 하나님께 예쁨을 받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올해 초에는 커피숍에서 일을 하다가 커피숍 브랜드가 찍힌 좋은 다이어리를 몇 개 받았다. 다이어리를 여러 아이한테 나눠 줬는데 아이들 반응이 다양했다.

이걸 보며 하나님이 은혜를 주실 때, 주신 은혜에 감사해야 인격적인 관계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몸소 느낀다. 어떤 아이는 생일이라 선물을 줬는데 감사하다며, “선생님 생일 때 제가 축하해 드릴게요” 하며 내 생일을 두 번이나 물어보았다. 그렇게 표현해 주는 것이 어찌나 고맙던지.... ‘나는 하나님 앞에 은혜 받고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인격적인 행위를 하는 사람인가’ 생각해 보았다.

교사 직분을 감당하며 아직도 내가 안 죽어서 사랑받으려는 근성이 남아 있다. 학생들을 사랑해야 할 이유는 주님이 흘리신 피로 값 주고 샀기 때문이다. 나를 살리려고 고난과 핍박과 좁은 길을 가셨듯이 내가 맡은 학생을 살리려고 죽어 주셨기 때문이다. 결국 학생을 사랑하는 분량이 주님을 사랑하는 분량인데 아직 머리로만 아는 듯하다.

나는 아직 주님이 쓰시기에 불편한 점이 많지만, 맡은 자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라고 하셨으니 아이들을 두고 기도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중.고등부 성회에서 충성하며 아이들이 부르짖어 기도하는 소리를 들으면 이들이 영적생활을 사모하는 모습에 교사로서 잘 가르치고 싶은 열정이 솟는다. ‘아, 나는 저만 한 나이 때 이런 말씀을 듣지 못했는데...’ 하는 아쉬움도 생겨 교사 직분을 잘 감당하려는 마음에 불이 붙는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이 아이들, 예수께서 흘린 피로 값 주고 산 이들을 맡겨 주셨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하다. 주님이 나를 믿어 주셔서 이런 귀한 직분을 맡겨 주신 만큼 더 잘 감당해야겠다.


/박래준 교사
고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35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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