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배우는 교제 시간

등록날짜 [ 2013-09-03 11:12:25 ]

사랑부 교사로 교회복지실에 온 지 벌써 3년을 채워 간다. 사랑부 교사들은 유치부 아이에서 고등부 학생까지 통합해 지적장애아를 전담한다.

사랑부에는 다양한 아이들이 모였다. 태어나서 한 번도 걷거나 말하지 못한 복합장애가 있는 아이, 먹어서는 안 되는데도 눈에 보이면 아무거나 먹는 아이, 겉은 잘생겼으나 말을 못하여 사회성이 전혀 없는 아이, 사춘기라 아무 생각 없이 중.고등부 여학생을 만지고 치마를 들어 올리는 아이, 보호자 없이 혼자 나가면 아무 차나 잡아타 행방불명인 아이, 교사들과 어린 동생을 사정없이 때리는 폭력적인 아이,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 등. 부모나 교사 없이 혼자서는 생활이 전혀 안 되는 아이들이다.

교회학교 교사들은 사랑부 학생들을 일대일로 맡아 양육을 담당한다. 그중 내가 맡은 성준이는 고3 남자아이며 장애 1급을 판정받았다. 이 아이는 돈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글을 쓰고 읽을 수는 있지만 문장으로 연결할 수 없어 무슨 뜻인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화가 나면 손목을 물어뜯어서 손목 한쪽에는 딱딱한 굳은살이 산처럼 솟아 있다. 누군가 자신을 무시하거나 명령하거나 기분이 상하면 얼굴이 빨개지면서 손목을 문다. 또 자기 물건을 만지거나 자기 과자를 먹으면 상대가 누구든 사정없이 때린다. 지금은 교육으로 다듬어져서 참을 줄도 알지만 전에는 위험한 물건도 손에 잡히는 대로 던지며 화를 표출했다.

주일이면 시흥에서 오는 먼 거리에도 아이는 예배에 꼭 출석한다. 빠지지 않고 오는 아이가 예쁘다. 주일에 오면 손을 잡고 “잘 지냈어요, 반가워요” 하며 웃어 준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 봐요” 하면 어설픈 발음으로 “안녕하세요”라고 한다.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는 찬양할 때 엎드려 있고 자기 세계에 빠져 예배에 관심이 없었으나 이제는 찬양을 따라 하고 싶어 한다. 발음이나 율동하기가 어려우니 교사 손을 잡고 따라 하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다. 지난 생일잔치 때는 “성준아, 선생님이 성준이를 사랑해요” 하니 성준이가 “선생님, 사랑해요”라고 하여 사랑부 교사들 모두가 깜짝 놀랐다. 이제껏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에 있던 생각이 나온 듯했다.

주일이면 성준이가 예수를 말할 수 있게 수없는 반복 또 반복으로 예수를 전한다. 예수가 흘린 십자가 보혈, 구원, 죄, 천국과 지옥을 머리에 각인할 수 있게 온종일 반복하여 말해 준다. 아이가 얼마만큼 알아듣는지 알 수 없기에 답답하기도 하다. 그래도 지금은 간식을 주면 손을 모으고 뭐라고 기도한 후 먹는 모습이 그저 감동으로 다가온다. 집에서도 성준이가 밥 먹을 때 기도를 한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해 주셨다.

올해로 성준이는 사랑부를 떠나 소망부로 올라간다. 성준이가 사랑부에 있는 동안 구원받은 확신을 표현할 수 있게 예수를 말해 주고 아이 가정도 예수 믿고 구원받길 기도한다.

성준이를 맡아 돌보며 사랑과 순수함을 배워 간다. 아이가 정상적으로 생활하려면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하지만 많이 변하고 좋아진 성준이의 모습 속에서 교사로서 만족감도 느낀다. 이와 같은 일을 내게 맡겨 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더욱더 진실하게 섬겨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교사가 되고 싶다.


/최연숙 교사
교회복지실 사랑부

위 글은 교회신문 <35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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