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하나님의 사람으로 일어나리

등록날짜 [ 2014-02-25 09:07:56 ]

주일학교 교사로 처음 지원한 것이 엊그제 같다. 수많은 희로애락을 경험 하며 어느덧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7년을 한 곳에서 머무르다 보니 혹여나 타성에 젖을까 두려워 올해는 다른 기관으로 옮겨 보고 싶었다.

사실 지난 한 해는 교사 직분을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막상 연말이 되니 또 아이들이 눈에 밟혀 다른 곳으로 갈 수가 없었다.

올해는 신입반 교사로 임명을 받았다. 교회에 정착하기 어려운 아이들을 맡다 보니 이 아이들에게 끝까지 믿음을 지키게 하고 구원받을 수 있도록 잘 이끌 수 있을지 걱정이 덜컥 앞섰다.

‘올 한 해 열매 없이 잎만 무성하지나 않을까? 주님께서 그 핏값을 나에게서 찾으실 텐데….’

그동안 교사로 충성하며 느끼던 회의감이 나를 미혹했고 결국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예전에는 아이들을 교회에서 보기만 해도 흥분과 감사가 넘쳤다. 이제는 그런 것들에 무감각해지고 아이들을 진실로 대해야 한다는 섬김의 자세도 흐트러졌다.

교사로 임명받은 지 2주가 지났을 때였다. 담임목사님께서 예배 때 설교하시면서 “제발 철 좀 들어 신앙생활 잘해서 천국 가자”라며 몸이 부서져라 부르짖으셨다. 그 말씀을 듣고 한없이 눈물이 나왔다. ‘나는 담임목사라는 교사를 잘 만나 영적으로 잘 인도받았는데 나를 담임으로 둔 아이들은 얼마나 불쌍한가. 그들이 무슨 죄인가’ 싶었다.

말씀을 듣고 체험을 하면서도 항상 제자리걸음인 내 믿음이 초라했다. 마귀가 갈라놓는 생각인지 뻔히 알면서도 그 앞에서 맥을 못 추고 시간만 낭비하는 내 모습이 원망스러웠다.

교사를 그만두고 싶어 하는 생각의 결박에서 풀어 달라고 주님께 부르짖었다. 회개하고 나서 행동으로 바로 옮기고자 심방에 마음을 쏟았다. 연락이 안 되는 아이들 명단을 들고 토요일마다 찾아다녔다. 그랬더니 교회에 안 나온 지 6개월이 넘거나 유년부 때만 잠시 나온 아이들, 또 얼굴을 본 적도 없는 아이들을 주님이 만나게 해 주셨다.

아이들은 처음 만나면 교회 선생님이라는 소리에 치킨부터 사 달라고 조른다. 다짜고짜 무엇을 줄 수 있느냐고 물어본다. 주님이 날 사랑하신다는 이유만으로 정욕적인 마음으로 무조건 구하기만 하던 내 모습과 똑같았다.

주일에, 치킨을 얻어먹었으니 양심상 교회에 가겠다고 문 앞에서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주님께 잘못했다고 구한다. ‘저렇게 주님이 만나시려고 예비해 놓으신 예쁜 아이들을 여태껏 내가 부도냈구나. 그동안 마귀의 미혹에 속아 허덕일 동안 얼마나 애가 타셨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주님은 나 같은 죄인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신다. 끝까지 기다리시고 양육하시고 지키시는 주님이시기에 내 모습이 훌륭하지 않아도 쓰시려고 하신다. 나는 그런 주님 앞에 예수 피 공로 의지하여 내 자리를 지키고 말씀대로 움직이는 일이 내가 받은 큰 은혜라고 생각한다. 나는 비록 어리석고 약해도 아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올 한 해 나를 다시 일으키시고 붙드시고 사용하시리라 믿는다.


/이지영 교사
다윗부

위 글은 교회신문 <374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