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내가 아닌 주님이 하시리

등록날짜 [ 2014-07-14 12:03:41 ]

스무 살이 되었을 때 대학청년회에 갈지, 교회학교 교사로 지원할지 고민했다. 이를 두고 하나님께 기도하던 중에, 교육국에 충성할 교사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교회는 내가 지켜야지라는 심정으로 요셉부(8~9)에 교사 지원서를 냈다.

주님께서 어떤 아이들을 맡겨 주실까설렘과 기대로 가득했다. 초신자 반을 맡았는데 아이들이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자기가 왜 교회에 나와야 하는지, 교회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전혀 알지 못했다.

또 서로 잘 알고 지내던 동네 친구들끼리 한 반으로 묶여서 평온하게 지나가는 주일이 없었다. 반 아이들끼리 붙었다 하면 싸우기 일쑤고, 시기 질투도 많아서 누군가에게 과자 하나라도 더 주면 빼앗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주님, 우리 아이들 제발 살려 주세요, 그 누구보다 예수의 사랑이 절실히 필요한 아이들입니다.’

애를 태우며 아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들이 불평불만을 심하게 하기에 바로잡아 주려고 혼내는데 한 아이가 내 앞에서 격분했다.

선생님, 나 좀 내버려 두세요. 내가 지옥 가든 말든 무슨 상관이에요! 선생님이 나한테 상처만 주잖아요. 저 그냥 지옥 갈 거예요!”

아이들에게 왜 마귀에게 매일 당하고 사느냐고, 불평불만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다고 말하던 중이었다. 그런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은 내가 자신들을 위해 기도하는지도 모르고, 얼마나 시간을 쏟는지도 모르면서 저런 소리를 하는구나.’ 그런데 그 순간 주님이 내게 깨달음을 주셨다.

아이들이 교사의 마음도 모르고 삐딱하게 행동하는 것처럼, 예수께서도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나를 사랑하셔서 나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리셨다는 사실이 심령에 확실하게 와 닿았다. 내가 예수를 만나기 전, 아무것도 모르고 내 멋대로 살 때도 예수께서는 마음 아파하시며 바라보고 계셨다. 아이들 모습이 주님 앞에 선 바로 내 모습이었다. 예수께서는 지금 이 순간도 내 죄 때문에 피 흘리시고, 나를 더 사랑할 수 없느냐고 외치시는데, 나는 주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매일 내 멋대로 행동했다.

아이들을 사랑해서 주님께로 인도하겠다고 작정했지만 정작 내 안에는 생명이 없고 사랑도 없었다. 주님께 몹시 죄송했다. 아이들에게도 매우 미안했다. 교사 한 사람의 기도와 충성으로 아이들이 천국에 가느냐 지옥에 가느냐가 달려있는데, 못난 교사를 만나 우리 아이들이 지옥에 갈 뻔했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또 이런 내 모습을 알려 주신 주님께 감사했다.

교사에 지원한 지 약 9개월이 되어 간다.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본다. 예수께서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되 끝까지 사랑하신 것처럼 주님이 맡겨 주신 아이들을 끝까지 사랑했는지 반성한다.

교사라는 직분으로 내가 잊고 있던 진정한 신앙생활이 무엇인지, 또 진정한 영혼 사랑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주님께서 다시 한 번 알려 주신 듯하다. 나를 사용하시는 주님께 이 모든 영광을 올려 드린다.



/최유진 교사

요셉부

위 글은 교회신문 <39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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