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나를 지키는 축복된 직분

등록날짜 [ 2014-08-04 11:14:33 ]

3년 전, 영육 간에 힘들고 지친 상태에서 우리 교회에 왔다. 나 살기 급급해서 남을 섬기는 일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지난해 청년하계성회를 통해 직분을 사모하게 되었다. 기도로 준비하던 중 그해 10월 주일학교 요셉부에서 반주자를 찾는다고 했다.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요셉부 엔젤글로리아찬양팀 담임을 맡으면서 주일학교 교사로서 삶을 시작했다.

연세중앙교회 아이들의 신앙생활 하는 모습을 보면, 어릴지라도 영적으로는 무척 성숙하다. 이런 아이들을 과연 내가 맡아서 잘 양육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고 부담도 됐다.

담임을 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예배시간, 부장님께서 아이들에게 말씀하셨다.

천국과 지옥이 있는 것을 진짜로 믿는 친구들은 손들어 보세요.”

200명이 넘는 아이들 가운데 반이나 손을 들었을까. 우리 반 열한 명 중에도 두세 명이 손을 들었다. 아직 1, 2학년이지만 왜 예수님을 믿는지 분명한 이유 없이 교회만 왔다 갔다 하며 살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주일마다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할지 고민하던 중에 이런 일을 겪고 보니 아이들이 근본적인 믿음을 소유하는 것은 교사의 힘으로 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무조건 주님만 의지하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 신앙생활을 해 온 어른도 그렇지만 아이들도 타성에 젖어 형식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습관을 뜯어고치는 길은 기도밖에 없다. 그렇게 아이들을 놓고 기도하면서 먼저 내 안에 숨어 있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죄들을 보게 되었다.

말씀을 사모하지도, 듣지도 않는 아이, 진실한 회개 없이 기도하는 아이, 노래자랑처럼 찬양하는 아이, 말씀대로 살겠다고 늘 결심하지만 매번 죄짓는 아이.... 예배 때마다 이들을 안타깝게 보던 내 마음은, 다름 아닌 그 아이들과 똑같이 살고 있으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나를 안타깝게 바라보시는 주님의 심정이었다. 먼저 나를 용서해 달라고 진실하게 회개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내게 우리 아이들은 내 영적 상태의 거울이다. 조금이라도 기도를 소홀히 하면 그 주는 아이들이 예배에 은혜 받지 못하거나, 꼭 한두 명씩 아파서 특별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한 주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아이들의 삶을 점검해 주면서, 매번 같은 죄를 짓는 아이를 위해서 기도하면서, 또 매번 넘어지는 내 안의 연약함을 발견하면서 나를 돌아본다. 그러하기에 교사는 나를 지키고 돌아보는 축복된 직분이다.

아이들은 아직 어리기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해 죽으셨다는 사실이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또 너무 자주 들어 익숙해져서 그 사랑이 감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 아이들이 경험할 수많은 세상 지식과 문화에 물들지 않으려면 인격적으로 예수님과 만나야 한다. 교회학교를 통해 성장한 모든 어른이 그렇듯, 나를 위해 기도해 주는 선생님들의 눈물과 수고는 우리 아이들을 성실한 주의 일꾼으로 성장시키는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맡겨진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충성하는 선생님들이 있다. 그분들과 모든 아이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늘 승리하기를 소망한다. 부족하고 연약한 나를 교사로 불러 주시고 귀한 영혼을 맡겨 주신 주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올려 드린다.



/정지희 교사

요셉부

위 글은 교회신문 <39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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