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펜윅 한국 교회 전도기 <18>] 아편 중독자도 전도자로 만드는 복음의 능력

등록날짜 [ 2011-03-17 14:22:25 ]

절망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 예수 사랑 전하니 새사람 돼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들 경험하며 오직 주께 감사

우리는 국경선인 산맥 정상에 있었다. 거기서 해안 쪽으로 내려갔다. 그런 다음 다시 북서쪽으로 발길을 돌렸고, 다시 한 번 두만강을 건넜다. 이번에 건넌 곳은 강어귀 쪽으로 160km 더 내려간 곳이었는데 강폭도 넓고 수심도 깊었다. 일행은 강을 건너 다시 중국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온종일 마차를 타고 달려 밤늦게야 아름다운 포셋(Posset) 만(灣)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부유한 한국인에게 후한 대접을 받은 뒤, 연안 기선을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갔다. 그곳에서 또 다른 한국인에게 대접을 받고는 우편선을 타고 원산으로 향했다.

한국 쪽 산맥을 넘으면서 결혼 잔치가 벌어지는 마을을 지나갔고, 다른 마을을 지날 때에는 어떤 노인이 마침 환갑을 맞았다. 관습대로 노인을 위해 큰 잔치가 벌어졌고, 수십 리 밖에서 이웃들이 몰려왔다. 우리 일행을 본 노인은 반갑게 나와 내 손을 잡고 잔칫상 상석으로 안내했다. 그리고는 자기 산촌을 처음으로 찾은 백인에게 후한 대접을 했다. 마침 전도자 김 선생이 이 마을에 들른 바람에 그와 합류했다. 김 선생은 결혼 잔치가 열린 마을에 들어가 등짐 지고 간 성경책들을 모두 판 이야기와, 마을을 떠나려 하니 사람들이 옷자락을 붙잡으며 그 귀한 옛이야기를 더 들려달라고 간청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는 이 마을에서도 조랑말에 싣고 온 성경책들을 회갑 잔칫상 곁에 모두 뿌려 놓은 뒤 다 없어질 때까지 끈기 있게 팔았다.

김 집사는 원래 서점을 맡아 남아 있었으나, 여러 날 기다려도 서점에 와서 성경을 사가는 사람이 없자 서점 문을 닫고 성경을 보자기에 싸서 짊어진 다음, 성경을 팔며 전도하려고 주변 읍으로 떠났다.

그 읍에서 솜씨가 아주 뛰어난 갓장이를 찾아갔다. 그 사람은 한때 큰돈을 벌어 유복하게 살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중국인이 영국산 아편(이 수치스런 단어를 쓰자니 얼굴이 달아오른다)을 국경 지방에 보급할 때 한국 청년들이 그게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 모른 채 사서 남용하였는데, 갓장이는 처음에는 아편이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도 모른 채 남용한 그 청년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술과 도박이 사람을 꽉 움켜쥔 채 끼치는 해악을 전부 합할 수 있다면, 거기에다 열, 열다섯, 스물을 곱해 보라. 그러면 아편의 해악이 어떤 것인지 짐작할 것이다. 아편은 조금만 피워도 활력이 우둔으로, 우둔이 탐욕으로 바뀐다. 아편에 한번 빠지면 거짓말하고, 저당을 잡히고, 필요하면 도둑질이나 살인마저 서슴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편 생각이 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얻어야 한다. 점차 소화기관들의 기능이 떨어지고, 자연의 보고(寶庫)인 육체는 목숨 하나만 겨우 보존하는 데 이용된다. 그러고는 곧 절망적인 상태에 다다른다. 피부가 마르고, 쪼글쪼글해지고, 빼빼 마른다. 야윈 얼굴은 석탄재 빛깔이 되고, 곧 종말이 찾아온다.

이 불쌍한 갓장이도 그렇게 되었다. 집사가 그에게 그리스도의 위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그는 생전 처음으로 비할 데 없는 이름을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내게 말해 봐야 소용없소. 나는 죄인이오. 하나님의 율법을 어겼을 뿐 아니라 이 나라의 법도 모두 어겼소. 나는 가문의 수치요, 마을의 수치요, 내 나라의 수치요. 식구들은 굶주리고 있고, 나는 죽어가고 있소.” 집사는 이 말을 듣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내게는 선생에게 소개해 줄 구주가 계시는데, 그분은 선생을 얽어맨 사슬을 끊고 자유롭게 풀어주실 겁니다. 아편 생각을 말끔히 씻어주실 겁니다. 그 귀한 피로 선생의 죄를 깨끗이 씻어주시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들어주실 겁니다. 선생이 그분을 구주와 주로 인정한다면 말입니다.” 집사는 이 말을 한 다음 성경을 펴고 사랑과 은혜와 능력이 담긴 위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렇게 절망 상태에 있는 그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는 그와 작별했다.

그러나 닷새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그를 찾아갔다. 닷새째 되던 날, 아편의 노예였던 그 사람은 “그래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예수를 제 구주로 모시겠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런 다음 어린아이처럼 단순한 신앙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예수님은 저를 대신해서 죽으실 만큼 저를 사랑하셨습니다. 그분을 제 구주로 모시겠습니다. 그분이 저를 회복시켜 주실 것이고, 저는 그분의 종이 되겠습니다.”
들어보라! 아편 중독자가 이렇게 순식간에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나 전에 그처럼 연연하던 것을 아주 메스껍게 여기게 된 것이다.

놀랍게도 열흘이라는 기간에 그의 몸은 아기의 몸처럼 회복했다. 기력을 되찾았고, 그 능숙한 손재주를 다시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구원받은 이 사람은 천국의 불빛에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읍내를 다니며 자기를 풀어 주신 권능의 구주를 생기 있게 전파했다. 그의 증거에 힘입어 우리 교단은 오늘날 그곳에 훌륭한 교회를 가졌고, 그곳 교인들은 낮에 하는 힘겨운 노동으로 아무리 지쳤어도 저녁이면 모여 밤이 이슥하도록 생명의 말씀을 상고하였다. <계속>

『한국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말콤 펜윅 저)』에서 발췌

위 글은 교회신문 <23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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