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사랑하시는 예수 심정으로
김현희(75여전도회)

등록날짜 [ 2022-06-05 22:45:40 ]

초등학교 동창인 친구의 영혼 구원을 위해 오랜 세월 기도해 왔다. 바쁜 일상 탓에 서로 자주 연락하지는 못하더라도 항상 마음에 품고 기도하던 친구였다. 교회에서 총력전도주일을 진행할 때면 친구를 전도하려고 여러 차례 초청했고, 친구는 성회도 참가해 설교 말씀을 듣곤 했다. 정착까지 이어지지 못해 내 애를 태웠으나, 친구는 뭔가 고민거리가 있을 때면 내게 연락해 같이 기도하곤 했고 그때마다 나도 예수님을 내 구주로 믿을 것을 꾸준히 권면했다.


친구 아기에게 찾아온 무서운 일

지난해 가정을 꾸린 친구는 올해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산달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받은 초음파 검사에서 아기 복강에 혹이 발견됐다. 출산하자마자 아기가 조직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친구는 본인도 실감이 나지 않아 부모님께도 이 사실을 말하지 않았는데 답답한 마음에 나에게 연락해 하소연한 것이었다.


친구의 안타까운 사정을 전해 들은 후부터 친구와 아이를 위해 애타게 기도했다. 얼마 후 친구는 무사히 출산은 했으나, 조직검사 결과 갓 태어난 아기의 몸에는 악성종양, 즉 암이 자리 잡고 있었다. 병명은 ‘신경모세포종’이며 소아 10만 명 중 한 명 비율로 발생한다고 했다. 종양이 큰 탓에 수술도 할 수 없어 항암치료를 해야 했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여린 아기가 어떻게 그 험난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랴.


세상 의학도 난색을 표하는 병마에서 아기가 나으려면 부모에게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감동을 받아 친구에게 예수님을 전했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신 일들 그리고 우리 연세가족들이 기도해 하나님의 은혜로 암병을 비롯해 각종 질병을 고침받은 간증을 말해 주면서 살아 계신 하나님을 전했다. 새가족을 대상으로 한 설교 말씀 파일을 보내 주기도 했다.


출산 후 몸조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아기를 간호하느라 친구는 전화도 문자도 제대로 답장하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보내 준 설교 말씀도 들을 여유가 없으리라 생각했다. 사실 나도 큰 믿음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엄마는 달랐다. 아이가 반드시 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친구를 보면서 아기를 위해 계속 기도했고 꾸준히 설교 말씀 파일도 보내 주었다.


나 혼자서 고민하고 기도하기에는 마음이 무거워 여전도회와 교구 식구들에게도 중보기도를 해 달라고 요청했더니 모두 애절하게 눈물로 기도해 주었다. 친구에게 “이렇게 너와 아이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분이 많다”라며 여러 차례 위로해 주었더니 친구는 자신을 위해서도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루는 내가 아기를 위해 어떻게 기도하고 있는지 기도 말 하나하나를 다 적어서 보내 주었다. 기도할 줄 모르는 친구가 내가 써 준 기도문을 읽으면서 함께 기도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친구는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기도문을 받은 후 짧게나마 답장해 주었다. 또 그 기도문으로 자신도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말 감사했다. 아직 예수를 믿지 않는 친구이기에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하나님을 붙들기 어려웠을 텐데 매일 기도하려고 하고, 내가 전하는 복음에도 귀 기울여 들으려는 모습에 감사했다. 주님이 하신 일이었다.


사랑의 중보기도, 친구 마음 문 열려

친구와 아이를 위해 기도하던 중 남편분이 식사는 제대로 할까 염려스러워 반찬을 챙겨다 줘야겠다는 감동을 받았다. 친구는 남편이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고 했으나 주님께서 계속 감동하시기에 반찬을 비롯해 성경책, 설교 말씀 SD카드, 간증 도서 등을 챙겨 집 앞에 두고 왔다. 반찬을 받고도 오히려 마음 상할까 봐 염려되어 여전도회원들과 함께 기도했다.


감사하게도 친구를 통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 들었고, 이 일을 계기 삼아 친구의 마음 문이 더 열려 지난달에는 친구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친구 집에 가서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막16:18) 하신 약속의 말씀을 의지해 아기에게 손을 얹고 기도하니 친구도 옆에서 “아멘”, “아멘” 하며 함께 기도했다. 이날 친구는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 하겠다고 인터넷으로 등록하기도 했다.


며칠 후 2차 항암치료 검사가 나왔는데, 암의 크기가 반 이상 줄었다고 했다. 친구는 뛸 듯이 기뻐하면서 “하나님이 기도를 듣고 응답해 주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얼마 전만 해도 하나님을 전혀 모르던 친구 입에서 “하나님이 하셨다”라는 간증이 나오는 것을 보며 감사했다.


하나님의 응답을 경험하면서 친구는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있다. 처음에 아기가 젖병을 빨지 못해 수액으로 영양을 공급받았는데 아기가 직접 먹을 수 있도록 기도했더니 조금씩 음식을 받아들였다. 또 항암치료 후 면역력이 떨어져 아기가 열이 오를 때면 친구 부부가 마음을 졸이며 기도했는데, 3차 치료 때는 기도한 그대로 열이 오르지 않아 놀라워했다. 친구도 나도 기도의 힘이 정말 크다는 것을 느꼈다.


하나님께서는 중보기도를 통해 내게도 은혜 주시려는 계획이 있으셨다. 울먹이는 친구에게 안타까운 사정을 전해 들을 때만 해도 애타는 마음이 없었으나 아기를 위해 몇 달 동안 계속 기도하다 보니 하나님의 사랑이 내 마음에 가득해지는 것을 경험했다.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아기가 복부를 열어 조직검사를 받고, 어른들도 힘들어하는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했다. 마치 내 아이가 아픈 것처럼 진실한 기도가 내 속에서 우러나왔다. 하나님께서 내게 사랑을 부어 주셔서 기도하게 하신 것이다.


친구 위해 기도하며 주님 사랑 경험

오랜 세월 전도하고 수차례 교회에 초청했는데도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는 친구 모습에 때로는 ‘포기’라는 생각이 슬며시 찾아왔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주님께서 친구를 위해 더 눈물로 기도하게 하셨다. 주님 주신 감동으로 친구에게 연락하면 “요즘 힘든 일이 많았은데 어떻게 알고 전화했어?”라는 말에 기도해 주기도 했다.


친구는 예수님을 내 구주로 믿지 못하지만, 내가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위기 때마다 응답도 여러 번 경험하면서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는 것을 내심 인정한다. 그동안 우리 교회에 와서 생명의 말씀을 듣고, 나를 통해서도 들은 복음이 조금씩 싹트고 있다.


친구는 종종 “네가 있어 고맙다”라고 말하지만 나 또한 감사하다. 친구를 위해 기도하면서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요13:1) 하신 예수님의 영혼 사랑하는 마음을 진하게 경험하고 내 영혼 또한 그렇게 신실하게 사랑받음을 더욱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친구를 위해 기도하고 전도하는 일에 써 주신 주님께 감사하다.


친구의 아기는 계속 치료받고 있다. 하루빨리 아기가 건강해지기를 기도한다. 아직 교회에 올 형편이 안 되는 친구를 위해 우리 교회 실시간 예배 영상을 보내 생명의 말씀을 듣도록 섬기고 있다. 친구가 마음이 연약해지지 않고, 주님이 주신 힘으로 잘 견디면서 예수님을 내 구주로 믿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친구의 가족들에게 구원의 통로가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분이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김도희 기자

김현희(75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75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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