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찬송가 470장 ‘내 평생에 가는 길’
은혜의 찬송 이야기…미국의 찬송가 작사가 ‘호레이쇼 스패포드’

등록날짜 [ 2023-07-31 18:01:05 ]

호레이쇼 스패포드(Horatio Spafford)는 1860년대에 미국 시카고의 성공한 법률회사 사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린드대학교와 시카고의과대학의 법리학 교수, 노스웨스트 장로교신학교의 이사였다. 또 스패포드와 그의 아내 안나는 세계적인 전도자 무디와 절친했고, 무디 교회의 회계집사와 교회학교 교사로 섬길 만큼 독실했다.


그런데 그가 43세 되던 1871년, 스패포드는 시카고 북쪽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대화재로 전 재산을 잃었고 비슷한 시기에 급성 전염병으로 큰아들마저 잃었다. 엄청난 시련 앞에서 스패포드와 그의 가족은 아내와 네 딸을 데리고 유럽 여행을 계획했고, 때마침 유럽에서 복음전도사역을 전개하던 무디의 전도 집회를 돕기로 했다.


1873년 11월 15일, 스패포드의 아내와 네 딸을 비롯해 많은 승객을 태운 프랑스 여객선 ‘빌르 드 아브르’는 뉴욕항을 출발하려고 했고, 출항하기 몇 분 전 스패포드는 사업 때문에 나중에 따라갈 요량으로 배에서 내렸다. 아내와 딸들을 태운 배는 순항하는 듯했다. 그러나 모두가 깊은 잠에 빠진 22일 새벽 2시 그 배는 대서양 한 가운데서 영국 범선 ‘로크 언’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말았다. 배는 226명의 생명을 안고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고, 그 와중에 스패포드의 딸들은 배와 함께 잠겼고 아내만 물 위로 떠올라 구명정에 구조되었다.


9일 후 다른 생존자들과 함께 웨일스 카디프시에 도착한 스패포드의 부인은 ‘혼자만 살아남았음(Saved Alone)’이란 짤막한 전문을 남편에게 보냈다. 이 소식을 전해 받은 스패포드는 눈앞이 캄캄했지만, 딸들을 잃고 정신없이 헤맬 그의 아내를 걱정하며 배에 올랐다. 배에서 선장과 대화하던 중 선장이 스패포드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이 배는 딸들이 잠긴 물 위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애써 평정을 유지하던 스패포드의 마음에 커다란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깊은 바닷속에 잠들어 있을 딸들을 생각하니 너무나 괴로웠다. 그는 선실로 돌아와 아픔과 슬픔으로 밤이 새도록 하나님께 울부짖었다. “주님, 누구보다도 주님을 사랑한 저에게 어찌하여 이토록 큰 시련을 주십니까?” 그는 방에 틀어박혀 두문불출했고 주변 사람들은 그의 믿음이 혹시라도 실족할까 봐 걱정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절망하며 기도하던 스패포드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형언할 수 없는 평안과 하나님을 향한 신뢰가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입술은 평생 경험해 보지 못한 평안을 고백하고 있었다. “평안해, 내 영혼 평안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졌다!(It is well, It is well with my soul. God’s will be done!)” 그러고는 아침이 되자 스패포드는 주님이 주신 영감으로 시를 써 내려갔는데, 그 시가 바로 ‘내 영혼 평안해(It is well with my soul)’이다.


시카고로 돌아온 스패포드는 음악 전도사로 활동하던 필립 블리스(P.P. Bliss)에게 자신의 사연과 신앙 고백을 들려주었고, 스패포드의 고백과 시에 감동받은 블리스는 바로 그 자리에서 곡을 붙였다. 이 곡이 바로 찬송가 470장 ‘내 평생에 가는 길’이다.



1.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늘 잔잔한 강 같든지

    큰 풍파로 무섭고 어렵든지

    나의 영혼은 늘 편하다


2. 저 마귀는 우리를 삼키려고

    입 벌리고 달려와도

    주 예수는 우리의 대장 되니

    끝내 싸워서 이기겠네


3. 내 지은 죄 주홍빛 같더라도

    주 예수께 다 아뢰면

    그 십자가 피로써 다 씻으사

    흰 눈보다 더 정하겠네


4. 저 공중에 구름이 일어나며

    큰 나팔이 울려 날 때

    주 오셔서 세상을 심판해도

     나의 영혼은 겁 없겠네


후렴

내 영혼 평안해 내 영혼 내 영혼 평안해



구약시대 다윗도 동굴에서 이처럼 노래했다.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 내 영광아 깰찌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찌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주여 내가 만민 중에서 주께 감사하오며 열방 중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시57:7~9). 그는 동굴에서 밤새도록 찬송하고 기도할 것을 작정했다. 그의 찬송과 기도를 그 누구도 멈추게 하지 못할 것이며 새벽이 되도록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확정되었다”라고 선언한다.


우리도 고난을 만났을 때 이 같은 마음의 확정이 있어야 한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도 새벽을 깨울 만큼 주를 찬양하고 주께 기도하겠다는 확정 말이다. 그 확정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응답 받는 큰 통로가 된다는 것을 믿고 예수 안에서 평안을 누리는 우리 연세가족들이 되길 소망한다.




/박은혜
연세중앙교회 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위 글은 교회신문 <80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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