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잡초의 재발견
자신과 이웃의 가치를 세상의 척도로 평가하거나 판단치 말아야

등록날짜 [ 2009-06-16 19:02:32 ]

잡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잡초에 관한 책을 보니까 재미있는 통계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 지구 상에서 발견되고 이름이 붙여진 식물이 약 35만 종인데, 인간은 그 중에서 약 3천 종류 정도만을 재배해서 먹고 산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잡초라고 생각하면서 뽑아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인간은 몸에 필요한 성분을 다양한 식물에서 얻지 못하여 병에 대한 면역력이 더욱 취약해진다고 합니다.
우리는 잡초는 뽑아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논이나 밭에 잡초가 나면 손으로 뽑거나 제초제를 뿌립니다. 화단에 잡초가 있어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잡초란 농사를 짓거나 꽃을 가꾸는 데 필요 없는 존재요, 해로운 존재이라는 것이 잡초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그러나 어떤 학자가 잡초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잡초는 그 가치가 아직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풀이다.”
그렇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식물이 있지만, 우리 인간은 그 중에 몇 종류만을 재배해서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나머지 식물들은 모두 잡초라고 판단해 버립니다. 그러나 잡초는 그 가치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풀입니다.
예수님 당시 사람들은 예수님께 다가오는 병자, 귀신들린 사람, 어부, 소작농부, 창녀, 세리, 가난한 사람들을 더럽고 무가치하며 해로운 존재들이라고 여겼습니다. 마치 논이나 밭에 난 잡초를 제거의 대상으로 여기는 농부처럼, 이들을 이 세상에서 필요 없는 존재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가난하고 헐벗고 병들고 소외된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알았고, 그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얼마나 소중하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알았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은 이 사람들에게 “너희가 바로 이 세상의 소금이며 이 세상의 빛이다”고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이들의 정의를 쓸모없는 잡초에서 세상의 소금이요 빛으로 바꾸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판단하실 때 직업이나 교육, 재산, 지역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고유한 시각에서 우리를 바라보시면서 우리의 삶을 평가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가치를 이 세상의 척도로 평가하거나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기독교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잡초와 같이 버려진 나 자신의 가치와 이웃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나와 이웃을 이 땅에 보내신 이유를 찾는 것이요, 우리가 존재해야 할 이유입니다.
하나님은 잡초와 같은 인생을 자녀로 삼으시고 새로운 꿈과 희망을 품고 살아가게 은총을 베푸십니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은 세상의 잡초가 아니라 세상의 소금이고 빛입니다.

천사무엘 한남대학교 학제신학대학원장은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인 IBC가 발간하는 ‘21세기 탁월한 지식인 2000명’ 2009-2010년판에 등재됐다.

위 글은 교회신문 <16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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