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나는 명품 그리스도인인가

등록날짜 [ 2010-03-29 13:32:00 ]

온몸으로 예수의 ‘십자가’ 감싸 안으며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 살아야

명품과 짝퉁 핸드백을 구별하는 비법이 있다. 비 오는 날 확연히 구분되는데 갑자기 비가 올 때, 그 핸드백을 옷 속에 품으면 명품이고, 핸드백을 번쩍 들어 머리 위에 올려 비를 가리면 짝퉁이란다. 부지중에 그 정체를 드러낸다. 나는 명품 그리스도인인가, 아니면 짝퉁 그리스도인인가?

살다 보면 별일이 다 있다. 예수님을 구세주로 영접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뿐이다. 다른 사람은 그대로이고 내가 달라지는 것이다. 주어지는 현실은 신자와 불신자가 뒤엉켜 사는 공간이다. 그러니 삶 속에서 온갖 문제가 발생한다. 고린도교회에서처럼 분쟁, 모함, 시기, 질투 등 숫자로 셀 수 없을 만큼의 문제들과 씨름하며 살아가는 현실이다. 문제가 발생할 때 어떤 사람은 십자가를 앞세우고 십자군 전쟁을 하러 나간다. 어떤 사람은 예수님께서 혹시라도 비를 맞을까 싶어 자신의 몸으로 십자가를 감싼다.

살아가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기도 했다. 돌덩이가 떡 덩이처럼 바뀌는 기적을 바라면서, 그 허기짐을 채우기 위한 간절한 기도를 했었다.

아, 이 상황만 바꿀 수 있다면, 주님, 이 상황을 돌파하게 해주세요. 이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이 모함을 풀어주세요. 하늘의 군대를 내려주세요.

십자가를 앞세웠다. 시간이 흘렀다. 나도 모르게 기도가 바뀐다. 예수님께서 혹시라도 모함받지 않으실까, 또 다시 억울한 일을 당하지나 않으실까. 나로 인해 또 다시 앞장서서 십자가를 지고 가셔야 되지는 않을까.

목사가 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신학교에서 강의한 햇수도 20여 년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목사가 되어가고 있고, 교수의 모습을 갖추어 가는 중이다.

작년에는 아들이 신학교 31년 후배가 되었다. 아침에 같이 등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들도 나처럼 신학교 졸업 후에 목사가 되겠지. 아들 생각에 가끔은 보람 속에서도 마음이 저리다. 십자가를 앞세우고 나가는 것은 신이 나는데, 십자가의 기적을 체험하는 현장은 힘이 넘치는데, 십자가로 원수를 무너뜨리고 상황을 변화시키고 승리를 거두는 현장은 자랑스러운데…. 그러나 다시 생각해본다.

내 아들아, 너는 그 십자가에서 흘리는 예수님의 보혈을 기억하느냐? 너는 네 몸으로, 네 인격으로, 네 재능으로, 네 지식으로, 네 물질로, 네 헌신으로 그 주님의 아픔을 가릴 수 있겠느냐? 주님이 받으신 억울함, 모함, 수치의 십자가를 네가 대신 지고, 주님은 영광만을 받으시게 할 수 있겠느냐? 너의 평생 사명이란다. 아들에게 이 교훈을 주고, 이런 아들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그런데 그 기도가 나를 때린다. 너는 어떤 목사인가? 너는 어떤 교수인가? 너는 어떤 그리스도인인가? 이 글을 쓰는데 연구실 밖에서 비가 쏟아진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갈2:20).

위 글은 교회신문 <186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