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영적 달인들이 필요한 교회

등록날짜 [ 2011-08-23 11:28:26 ]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충성을 다하는
성도가 많을 때 교회는 더 건강해 질 것

침례신학대학교 총장님을 비롯한 몇몇 교수님들과 함께 지난 7월 4일부터 9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한 세계침례교연맹 총회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침례교회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고자 어떤 사역을 하고 있으며, 또 앞으로 어떤 일을 협력하는지 알아보는 의미 있는 기회였습니다.

여러 강연과 회의가 잇따르다가 한나절 쉬는 시간이 생기자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침례교회 목사님들이 우리 교수들에게 그 도시에 있는 중요한 유적지와 문화 산업시설들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방문한 여러 곳 중에서 아직도 제 마음에 감동을 주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로열 셀랑고르(Royal Selangor)’라는 주석 공장입니다.

주석(백납)은 고무, 팜유와 함께 말레이시아 3대 천연자원인데, 특히 말레이시아 주석은 품질이 뛰어나 이 나라가 산출과 제품생산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로열 셀랑고르 주석 공장이 있습니다. 1885년에 쿤용이라는 중국 사람이 시작한 조그만 주석 공장이 130여 년 동안 꾸준히 발전하고 명성을 더하여 지금은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신뢰와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이 주석 회사에서 만드는 1000여 제품(컵, 사진 액자, 접시, 주전자, 시계, 트로피, 와인 잔, 액세서리, 기념품 등)은 멋진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품질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이 회사 이름이 ‘로열 셀랑고르’가 된 것도 1992년에 셀랑고르 지역 군주가 이 회사를 보증해주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주석 회사가 말레이시아 국민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명성과 신뢰를 얻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그 회사에서 일하는 250여 명에 달하는 주석 기술자 때문입니다. 그들은 각자 수년 동안 터득한 독특한 기술로 ‘달인’ 경지에 이르러 주석으로 창조적이고도 예술적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 중 어떤 분은 주석 컵 바깥 면에 망치질을 하여 일정한 폭으로 천여 개 무늬를 새기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기계로 하면 간편하게 많이 만들 수는 있지만 예술적 가치가 없다고 하여 직접 수공으로 그런 단조로운 작업을 하는데, 빠르면 한 시간에 컵 하나를 만든다고 합니다. 이러한 일을 수년 동안 묵묵히 해 온 기술자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또 어떤 주석 ‘달인’들은 주석 열기가 식어가는 때를 잘 맞추어 자신이 오랜 세월 동안 익힌 솜씨에 따라 가장 창조적이고도 아름다운 디자인을 컵이나 접시나 기념품 등에 새겨 넣고 있었습니다.

250여 주석 기술공은 만들어내는 작품이 각기 다르지만 자신들이 맡은 제품에 관해서는 최고 디자인 예술품을 만들어내는 ‘달인’들이었고, 또한 그 일에 충성을 다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컵 하나를 예술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천 번 이상 망치질을 해야 하는 단순한 일일지라도 성실하게 그 일에 임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주석 회사 한쪽 벽면에는 그곳에서 일하는 주석 장인의 손을 프린팅해서 걸어둔 곳이 있습니다. 그들의 뛰어난 솜씨와 회사를 위한 충성심을 기억하고 있다는 표시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울러 이 회사 웹사이트를 보니 그곳에서 일하는 주석 달인들을 “한결같은 손과 디자인을 위한 열정 그리고 세공을 위한 예리한 눈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칭찬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주석 공장을 방문한 후에 중요한 교훈을 하나 얻었습니다. 주석 공장 하나가 세계적 명성을 얻는 데 이러한 달인들의 솜씨와 충성스러운 섬김이 필요하다면,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고 주님의 몸 된 교회를 건강하게 부흥시키는 일을 위해서도 이 같은 분들이 요구된다는 점입니다.

고린도전서 4장 1절과 2절에서 사도 바울이 언급한 것처럼, 주님의 몸 된 교회들에서도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들로 인정할 수 있는 분들이 영적인 달인들로서 교회를 섬겨야 한다고 봅니다. 다시 말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과 부활에 관해 확실하게 체험한 분들, 성령님의 내재와 동행하심을 나날이 체험하고 살아가는 분들이 성도들을 섬겨야 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교회를 섬기는 지도자들은 모두 맡은 일에 충성을 다하는 분들이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에서 자신에게 요청하는 일이 고된 일이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이든 상관없이 절대적인 충성을 다할 때, 그러한 분들이 이끌어가는 교회는 건강하게 부흥할 것입니다.

우리가 섬기는 교회들마다 영적인 달인들(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들)이 충성을 다하여 우리 교회가 지역 사회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5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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