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복 받는 자'가 되고 싶습니다

등록날짜 [ 2012-04-17 13:45:29 ]

주 안에서는 어떠한 수고도 헛되지 않아
마지막 때는 그러한 자가 복 있는 사람

지난 3월, 모 일간지에 실린 탤런트 김혜자 권사와 그녀의 ‘방글라데시 아들’ 제임스의 상봉 기사는, 흙먼지 가득한 세상 사건들로 건조해진 마음에 단비를 내리는 소식이었습니다.

김 권사와 제임스는 1997년 월드비전을 통해 결연했는데, 당시 가난한 가정형편 탓에 초등학교만 졸업한 12세 소년은 김 권사와 결연을 한 이후 중등교육을 마쳤고, 현재 경희대 국제대학원 국제개발협력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이들의 상봉이 필자에게 각인된 이유는 제임스가 남긴 마지막 인사말 때문입니다.
 
“귀국하면 구호기구를 만들어 엄마에게 받은 사랑을 세상에 돌려줄 겁니다.”
 
한 사람에게 베푼 사랑의 행위가 한 소년의 미래를 열어주고 또 다른 희망이 그 주변으로 번져나갈 통로를 열었습니다. 사랑의 행위가 낳은 희망이라는 씨앗의 놀라운 번식력을 새삼 인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그때의 감동을 필자가 강의를 나가는 S신학대학에서 또다시 체험했습니다. 외부강의를 자주 나가는 선배와 담소를 나누다가 “무슨 떼돈을 벌겠다고 외부강의를 그리 자주 다녀요? 몸도 피곤한데 쉬어가며 해요” 하며, 핀잔 섞인 농담을 건넸지요.

그런데 예상 밖의 응답이 왔습니다. “글쎄, 쉬고 싶어도 하나님이 내 돈을 쓰시겠다는데 어떻게 해.” 그리고 그의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선배가 맡은 강의시간에 꿀물 한잔을 늘 대접하는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차비가 없어 결석할 정도로 가난한 처지였지요. 그런 탓에 그 꿀물을 마시며 선배는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어려운 형편 탓에 학업을 중단하려고 휴학계를 들고 선배를 찾아왔지요.

그 순간 선배에겐 그 학생이 자신에게 대접했던 꿀물들이 떠올랐고, 선뜻 등록금을 내줄 테니 학업을 계속하라고 말했답니다. 그 후 선배의 주머니에선 학생들의 등록금 지출 건수가 늘어났고 그 경비 마련을 위해 선배는 외부강의를 쉴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남긴 마지막 말이 필자의 마음에 여운을 남겼습니다.
 
“내 작은 도움이 그 청년들에게는 신학을 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여겨질 거야. 그 때문에 믿음을 키울 것이고 한 사람의 참된 목자로 세워질 수 있잖아?”
 
그 여학생은 현재 속한 교회에서 성도들에게 인정받는 유년부 교육전도사로 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선배의 돈은 자신의 말처럼 생명을 살리는 불씨가 되어 50배, 60배 번식력을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예수께서는 마지막 때에 복 받을 자를 선별하시며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25:40)고 하셨습니다. 즉 배고픈 자, 목마른 자, 나그네 된 자에게 도움과 위로를 준 사람을 복 받을 자로 구분하셨습니다. 그들이 행한 도움과 위로는 한 사람의 암흑 같은 삶 속에 희망의 씨를 심었고, 그것은 또 다른 희망이 되어 세포 분열하듯 주변으로 퍼져 나갔을 겁니다.

이렇게 보면 예수께서 칭찬하신 복 받을 행위는 한 사람의 당면한 문제에만 국한한 도움이 아니라 그 결과가 주변으로 퍼져 구원의 사태를 만들어가는 생명력 넘치는 도움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4월입니다. 연두색 봄기운이 잿빛 늦겨울을 몰아내듯 예수의 부활 생명이 믿는 자들의 가슴 속에 가득 차올랐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의 위로와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되찾은 희망 소식들이 봄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퍼져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이 나의 삶을 도우셨다”는 소문 말입니다. 그리고 그 복 받을 일을 하는 무리에 저도 속하기를 기도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8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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