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6월의 아픔을 생각하며

등록날짜 [ 2012-06-12 11:46:02 ]

남북 분단의 민족적 고통, 잊어서는 안 돼
헤어짐의 아픔 예수 그리스도로 해결하길

어느덧 계절의 여왕 오월이 지나고 유월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오월은 계절의 여왕답게 나무는 소망의 푸른 옷으로 갈아입고, 그 가지에는 사랑의 꽃들로 가득 채워지는 달입니다. 더욱이 오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그리고 부부의 날이 들어 있어 기대감이 더하는 달입니다. 하지만 유월이 오면 여왕답게만 보였던 오월의 모습이 어두운 그림자를 드러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자녀 양육하기가 쉽지 않다는 부모의 탄식, 부모 모시기 어렵다는 자녀의 아우성, 스승과 제자 그리고 부부 사이에 무언가 모를 소통의 부재 등이 보훈의 달과 더불어 고스란히 잔영으로 남아 있는 듯합니다.

도종환은 그의 시 「유월이 오면」에 “아무도 오지 않는 산속에 바람과 뻐꾸기만 웁니다. 바람과 뻐꾸기 소리로 감자 꽃만 피어납니다. 이곳에 오면 수만 마디의 말들은 모두 사라지고 사랑한다는 오직 그 한마디만 깃발처럼 나를 흔듭니다.
 
세상에 서로 헤어져 사는 많은 이들이 많지만, 정녕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이별이 아니라 그리움입니다. 남북 산천을 따라 밀이삭 마늘 잎새를 말리며 흔들릴 때마다 하나씩 되살아나는 바람의 그리움입니다. 당신을 두고 나 혼자 누리는 기쁨과 즐거움은 모두 쓸데없는 일입니다. 떠오르는 아침 햇살도 혼자 보고 있으면 사위는 저녁노을 그림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 사는 동안 온갖 것 다 이룩된다 해도 그것은 반 쪼가리일 뿐입니다. 살아가며 내가 받는 웃음과 느꺼움도 가슴 반쪽은 늘 비워둔 반평생의 것일 뿐입니다. 그 반쪽은 늘 당신의 몫입니다. 빗줄기를 보내 감자순을 아름다운 꽃으로 닦아내는 그리운 당신 눈물의 몫입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지 않고는 내 삶은 완성되어지지 않습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야 합니다. 살아서든 죽어서든 꼭 다시 당신을 만나야만 합니다” 하고 그의 소원을 담아 놓았습니다.

어떤 이는 그가 묘사한 ‘헤어져 사는 많은 이들’이라는 어휘 속에서 깨진 가정의 아픔을 생각하고, 다른 이는 남북 분단이라는 유월의 민족적 고통을 생각해 낼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시인은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완성하기 위해 꼭 만나야 할 ‘당신’을 찾고 싶다고 간절히 소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음미하듯 탄식하는 이 작은 시에서는 그가 이토록 만나고 싶어 하는 ‘당신’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시인은 ‘참 당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자신의 아픔을 ‘당신의 아픔’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갖고 있지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인간이 겪은 아픔의 사건들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성경은 이 사람들의 아픔이 어떻게 회복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의 아픔보다는 당신의 아픔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창6:5~6;말1:2). 당신의 아픔은 인간의 아픔을 보고 견딜 수 없어서 고난과 고통 가운데 빠져 있는 인간에게 뚜벅뚜벅 다가와 손잡아 일으켜 주십니다(요3:16). 인간이 그토록 만나고 싶어 하는 ‘그 당신’이 손수 찾아오신 것입니다. ‘그 당신’은 한 분 하나님 곧 아버지 하나님, 아들 하나님, 성령 하나님이십니다.

유월이 다가오면 내가 만난 주 예수 그리스도 이분을 묵상하며 보훈의 달을 맞이합니다. 오직 예수의 피에 속죄의 능력이 있고(엡1:7), 모든 사람을 살아나게 하는 치유의 능력이 있으며(벧전2:24), 오직 예수 피로 말미암아 멀리 있던 사람들이 서로 가까워지고, 중간에 막힌 담이 허물어지는 역사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엡2:13~14). 그래서 바울은 오직 십자가만 자랑하겠다고 증언하였고(갈6:14), 베드로는 예수의 피를 보배로운 피라고 증언했나 봅니다(벧전1:18~19).

순국선열의 피로 가득한 보훈의 달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그 보배로운 피의 능력만이 이 모든 것을 회복할 수 있음을 고백해 봅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9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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