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복음으로 붉게 물들이자

등록날짜 [ 2013-11-19 10:23:10 ]

한국교회 모습과 신학생 사명 훈련 현실 새롭게 직시
우리 신앙을 각성하며 눈부신 복음의 열정 회복해야

얼마 전, 런던에서 교제하던 영국 친구 한 명을 만났습니다. 최근 영국 교인들의 상황을 부분적으로 들었습니다. 영국에는 무신론자로 살아가는 자칭 그리스도인(practicing atheist)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교회에 출입하는 무신론자입니다.

이들에게 예수님은 과거에 인류를 위해 희생하신 훌륭한 분이고, 인류에게 좋은 규범을 주신 좋은 친구라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예수님을 구세주가 아닌 친밀한 친구처럼 여기며 십자가 보혈과 부활이라는 본질을 떠난 위인(偉人) 예수를 따르며 삶의 위안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근래에 침신대 수요정오기도회에서 미국 남침례교 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목사님은 복음의 변질이 만연한 미국 교회를 애통해하며 지적했습니다. 교회가 여러 종교 단체나 사회적인 서비스 업종과 같이 사람들에게 위안과 평안을 주는 역할을 하며, 섬김을 주제로 교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전도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행위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목사님은 침신대 수요정오기도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부르짖으며 기도하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하면서 한국 목회자들이 이제는 미국에 복음을 전하고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열매를 맺던 나무가 고목이 되어 힘을 잃어가기 때문에 이제는 싱싱한 열매에서 나오는 씨앗이 새롭게 퍼져 나가야 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최근에는 홍콩 한 신학교에서 한 주간 신약학 강의를 했습니다. A국 여러 곳에서 사역하는 지도자들이 모여 새벽기도는 물론이거니와 아침 일찍부터 자정까지 하루에 15시간씩 2주간 진행한 신학 훈련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 기간에 하루 5시간씩 한 주간 강의하면서 되레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수강 자세는 한국 신학생들의 학습 태도와 비교조차 되지 않을 실천하는 신학(practicing theology) 훈련이었습니다. 수십 시간을 마다치 않고 달려와서 배우는 수업 열기는 그들의 사역현장을 복음으로 붉게 물들일 것입니다. 게다가 이들의 사역현장에는, 성경에 묻혀 살면서 모세오경 전체를 암송하거나 시편 150편 전체를 일정한 가락에 맞추어 암송하는 등 상상을 뛰어넘는 정도로 말씀에 몰입하는 사역자들이 있다는 전언(傳言)은 한국 신학교육의 허상을 들추어내는 경고처럼 들렸습니다.

이러한 몇 가지 경험은 한국교회 모습과 신학생 사명 훈련 현실을 새롭게 직시하도록 하였습니다. 신앙은 일상 교양 생활이 아닙니다. 교회는 서비스 업종이 아닙니다. 복음 전파는 교회에서 여는 다양한 프로그램 소개가 아닙니다. 복음 변질은 천사라도 저주받을 치명적인 독소입니다(갈1:8). 예수를 구세주로 영접하는 인생의 대전환점인 ‘회개’ 없이는 결코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교회는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으로 형성된 영적 공동체, 성령 공동체입니다. 한국 여러 신학대학(원)들의 교육이 예수의 피 흘린 발자취를 희생과 헌신으로 따르는 영적 지도자 양성보다는 서구 신학 영향 속에서 마치 자격 취득을 위한 ‘자기 계발’ 과정이나 ‘실천 없는 신학’ 과정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복음 선진국이던 영국과 미국 교회의 복음 변질, 이와는 정반대인 주변국의 눈부신 복음 열정은 우리의 신앙 각성을 요구합니다. 회개로 주님께 나아가며 실천하는 신앙의 복음으로 붉게 물든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그리워지는 늦가을입니다.

“다른 복음은 없나니 다만 어떤 사람들이 너희를 요란케 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하려 함이라... 우리가 전에 말하였거니와 내가 지금 다시 말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너희의 받은 것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찌어다”(갈1:7,9).


/김선배 교수
침례신학대학교 신약학

위 글은 교회신문 <362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