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칭찬은 진돗개도 충성하게 만든다

등록날짜 [ 2013-10-22 10:42:03 ]

동물도 좋은 말을 해 주면 꼭 은혜를 갚는데 하물며
하나님께서는 그를 경외하는 자를 반드시 보호하셔

몇 주 전에 충남 논산에 있는 한 교회에 설교하러 갔습니다. 그곳으로 운전하며 가는 동안 오래전에 논산에서 경험한 신기한 일이 기억났습니다.

10여 년 전, 제가 몸담은 침례신학대학교 직원 한 분과 논산 어느 시골 마을에 계신 분을 만나러 갔습니다. 한적한 시골 마을 입구에 차를 세우고 나오자 작은 진돗개 한 마리가 달려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줬습니다. 그런데 그 진돗개가 아주 똘똘하고 영리하게 생겨서 제가 말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그놈 참 똑똑하게 잘생겼다.”

그러고는 200여 미터를 걸어서 마을 가장자리에 있는 끝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때가 농사철이어서 그런지 동네에는 사람이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방문하고자 한 마을 끝 집에 도착하자 주인은 없고 그 집을 지키던 개 세 마리가 낯선 사람이 침입하지 못하게 경계하며 큰 소리로 짖어댔습니다.

개 세 마리 중 두 마리는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고 순하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한 마리는 몸집도 다른 개에 비해 두 배나 큰 불도그였습니다. 불도그와 다른 개들이 우리를 향해 사정없이 짖어댔고, 아무래도 불도그가 짖는 모습은 위압감이 넘쳤습니다. 커다란 불도그가 조금 신경 쓰였지만, 불도그 목에 줄이 매여 있어서 우리는 크게 두려워하지 않고 주인을 부르며 집을 둘러보려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집에 도착한 지 몇 분이 지나기 전에 불도그가 우리를 물려고 사납게 몸부림치더니 끝내 목에 묶인 밧줄을 끊어버렸습니다. 그러고는 10미터 정도 앞에 서 있는 우리 둘에게 사정없이 달려들었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커다란 두려움에 온몸이 얼어버린 듯 굳어져서 꼼짝하지 못하고 서 있었습니다. ‘오늘 팔이나 다리 어느 한 부분이 물어뜯기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불도그가 우리를 공격하려고 맹렬하게 달려올 때, 동네 입구에서 잠깐 만난 그 작은 진돗개가 불도그를 가로막고 서서 용맹스럽게 짖어댔습니다. 우리는 그 진돗개가 우리를 따라온 줄 전혀 몰랐습니다. 삼십여 초 동안 진돗개와 불도그가 우리 바로 앞에서 서로 으르렁대며 짖어대더니 불도그 기가 꺾였나 봅니다. 불도그는 그냥 본래 자기 자리로 돌아가 맥없이 앉아버리고 진돗개는 우리가 집을 나올 때까지 불도그와 사이에서 우리를 지켜주었습니다.

오래전 겪은 이 일을 떠올리며 두 가지 생각을 해 봅니다. 첫째는, 개와 같은 동물에게도 칭찬이나 좋은 말을 해 주면 은혜를 갚아주니 주위 사람들에게 칭찬과 선한 말을 해 주며 살아야겠다는 것입니다. 둘째, 아마 이 생각이 더 올바른 해석일찐데, 그것은 하나님의 자녀가 위험에 처하면 하나님께서는 신비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위험에서 보호해 주신다는 점입니다.

말라기에서 예언한 말씀처럼,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이름을 존중히 여기는 자들을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자기를 섬기는 아들을 아낌같이”(말3:17) 아껴 주시며 보호해 주십니다.


/이형원 교수
침례신학대학교 성서신학

위 글은 교회신문 <35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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