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하나님의 탄식을 함께 느끼며

등록날짜 [ 2014-06-17 09:14:44 ]

나라 안팎에서 일어나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하나님을 떠나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봐야

예레미야는 이스라엘이 정치적으로 가장 혼란스러울 때, 이스라엘의 멸망을 예언하고 이스라엘이 멸망하는 모습을 본 예언자입니다.

역사의 혼란기와 불행한 시기에 하나님 말씀을 전했다는 면에서, 그의 삶은 비극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는 패역한 이스라엘에게 멸망이라는 하나님의 경고를 전했지만, 사람들은 돌이키지 않고 더욱 완악해지기만 했습니다. 그러니 예레미야의 마음이 어떠했겠습니까? 예레미야서를 보면, 그는 “슬프다 나의 근심이여 어떻게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내 마음이 병들었도다”라고 탄식합니다.

예레미야는 이스라엘 때문에 애달파하고 그러다 병들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병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것은 이스라엘 때문이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 때문인 듯합니다.

예레미야는 이스라엘의 멸망을 경고하면서, 멸망할 이스라엘의 상황을 설명해 줍니다. 이스라엘은 스스로 괜찮다, 괜찮다, 하는 사이에 적들의 침공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상황이 어떤지 잘 몰랐던 것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지도자들의 잘못 때문이라고 예레미야는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예레미야의 핵심은 이스라엘의 멸망과 지도자들의 책임을 들추어 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멸망이라는 끔찍한 상황에 직면해서, 하나님의 탄식을 전해줍니다. 예레미야서 10장 20절이 그것입니다.

“내 장막이 훼파되고 나의 모든 줄이 끊어졌으며 내 자녀가 나를 떠나가고 있지 아니하니 내 장막을 세울 자와 내 장을 칠 자가 다시 없도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폐허 위에서 홀로 남은 어머니의 탄식과 같은 이 구절은, 멸망하는 이스라엘을 바라보는 하나님의 탄식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사라졌고 그것을 다시 세워 줄 자식 하나 남지 않은 이스라엘의 딱한 상황은, 그들을 사랑한 하나님의 딱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예레미야는 이스라엘의 멸망을 바라보는 하나님의 심정을 알고 있는 듯합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멸망에 아파하실 하나님의 고통을 함께 느낍니다. 멸망한 이스라엘을 보며 하나님의 탄식을 들은 예레미야의 모습을 보면서,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합니다.

역사마다 중요한 시기가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2014년 4월 16일(세월호 침몰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들 이야기합니다. 4월 16일 이후로 새로운 삶과 가치가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이를 위해서 많은 사람이 사과하고 서로 책임을 물으며 개혁을 부르짖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 앞서 한 번쯤 귀 기울여야 할 것은 하나님의 탄식 소리가 아닐까, 합니다.

“내 장막이 훼파되고 나의 모든 줄이 끊어졌으며 내 자녀가 나를 떠나가고 있지 아니하니 내 장막을 세울 자와 내 장을 칠 자가 다시 없도다”

참담한 이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탄식을 기쁨으로 바꿀 자가 누구겠습니까? 하나님의 탄식을 들은 자만이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뜻에 합하여, 하나님의 집을 다시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지금은 그 첫걸음을 위해 함께 기도하며 힘을 모을 때입니다.


/김호경 교수
서울장신대 신학과

위 글은 교회신문 <38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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