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교회는 큰 가정, 가정은 작은 교회’

등록날짜 [ 2018-06-05 22:57:53 ]

행복한 교제 갈망하며 교회 왔지만
다툼과 분열로 실망하는 성도 많아


교회생활이 주 안에서 행복하려면
어려움에 처한 성도 섬기고 도와야


지난 5월 가정의 달에 제가 출석하는 교회에서는 가정의 달 특별집회가 열렸습니다. 그 집회의 구체적 주제들은 ‘행복한 부부’ ‘교회는 큰 가정’ ‘가정은 작은 교회’였습니다. 저는 ‘교회는 큰 가정’이라는 주제의 교훈을 성도들과 나누면서 행복한 교회생활을 누리기 위해 우리가 실천해야 할 성경 구절을 소개했습니다. 빌립보서 2장 4절입니다.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사도 바울은 빌립보교회 성도들이 행복한 교회생활을 유지하도록 여러 가지 제안을 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어려움에 처한 성도의 일을 돌보아 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가정에서는 가족 구성원 가운데 한 명이 어려움에 처하면 온 식구가 발 벗고 나서서 그를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해 주려고 최선을 다하기 때문입니다. 교회도 이같이 주 안에서 사랑이 넘치는 ‘큰 가정’이기에 서로 돌아보아야 합니다.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는 말씀을 묵상하는 중에, 제가 목회하던 시절에 말씀을 묵묵히 실천했던 거룩한 성도들의 일화가 떠올랐습니다.

교회에서 구역장을 맡고 있던 어느 여 집사님이 새 차를 구입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일입니다. 구역 식구 한 분이 차에 태워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얼마 전에 병원에서 치질 수술을 했는데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으니 병원에 데려다주면 고맙겠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그 집사님은 흔쾌히 그 성도의 부탁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성도님은 병원으로 가던 도중에 수술 부위의 극심한 통증을 참지 못해 그만 그 집사님의 새 차 시트에 배설물을 다 쏟아내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집사님은 그 성도님에게나 다른 누구에게도 새 차 시트가 악취와 얼룩으로 더럽혀졌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집사님은, 차 시트는 차 청소 전문가에게 맡기면 되고 어려움에 처한 성도님을 섬길 수 있어서 기뻤다고 고백했습니다.

한번은 교회에 새로 출석한 여 성도님이 임신 중에 심한 우울증을 앓아 고생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그 성도는 혼자 있을 때면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자주 느꼈습니다. 구역예배 때 기도 제목을 나누면서 그런 증상을 털어놓자 그 구역 식구들은 그 성도님이 혼자 있을 때면 번갈아 가며 그녀와 함께 있어 주고, 주님께 찬송과 기도와 예배를 올려 드렸습니다. 구역 식구의 돌봄 덕분에 안전하게 출산을 하자 그 성도님은 온 교회 앞에서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돌보아 준 구역 식구들에게 감사하다며 간증을 했습니다.

그런 예는 또 있습니다. 성도 중에 교통사고로 병원에 며칠간 입원할 일이 생기면, 온 구역 식구가 순번을 정해 병원에 입맛 당기는 음식을 싸다 주어 섬기고, 입원한 성도의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아예 며칠간 구역 식구 집에서 먹이고 재우며 돌보아 주는 일은 일상적입니다.

이렇게 볼 때, 제가 목회하던 교회가 건강하게 부흥하며, 온 성도들이 행복한 교회생활을 누렸던 비결 중에는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주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전통이 포함된다고 확신합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성도의 행복한 교제를 갈망해 교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안타깝게도 복음에서 벗어난 이단 교회에 빠져 불행한 나날을 보내는 이가 너무나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가 하면, 교회에서 교리적으로는 바른 가르침이 전해지지만 여러 이유로 시험과 다툼과 분열 중에 한숨짓고 잠 못 이루며 교회생활을 하는 성도도 많은 듯합니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우리가 다른 성도들의 일을 돌보아 주는 섬김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교회생활이 주 안에서 항상 행복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형원 교수
침례신학대학교 구약학

 
 

위 글은 교회신문 <57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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