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자네, 이제 예수 믿지 않으려나

등록날짜 [ 2010-07-19 23:01:03 ]

술 때문에 괴롭던 내 인생 주님께서 고쳐주셨지
나에게 베푸신 그 은혜, 어찌 다 말로 표현하겠나
지난 8년을 돌아보며 몇 자 적으니 잘 읽어보게나

8년 전 연세중앙교회에 처음 발 디딜 당시 나와 우리 집은 모든 게 엉망이었네. 한마디로 지옥 같은 분위기랄까? 일주일에 6일은 술을 마셨지. 특히 집에서 혼자 술을 제대로 즐기고 싶어서 저녁은 거의 먹지 않고 술만 자주 마셨다네.

처음부터 이렇게 심하게 마시지는 않았는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술에 흠뻑 빠져 사는 나를 보았네. 이성이나 의지로는 통제되지 않고 그와 동시에 내 건강은 점점 더 나빠지고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1, 2년 안에 큰병이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어. 어느덧 우리 아이들까지도 술 마시는 아빠 옆에서 안주 집어 먹는 일에 익숙해지며 가정불화 또한 심해졌다네. 아이들의 장래를 생각하니 끔찍하더군.

그러던 2003년 12월 말 즈음이라고 기억하네. 목사님 설교말씀이 끝나고 기도 시간에 문득 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렇게 기도했어. “하나님, 난 술이 좋아서 마십니다. 육신이 술을 당깁니다. 그런데 이제는 술이 겁납니다. 술 마시고 싶은 마음과 마시지 말아야 한다는 두 마음이 내 속에 있습니다. 하나님, 이제 술 좀 끊게 해주세요.”

기도하는 중에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데 눈물 콧물이 그렇게 쏟아진 적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네. 옆 사람이 혹시 볼까 봐 머리를 숙이고 기도했고 뜨거운 눈물은 예배 끝날 때까지 흘렀어.

그 일이 있고 나서 며칠 뒤 2004년 1월 이라크에 취재를 가게 됐다네. 바그다드 팔레스타인 호텔에 머물면서 북부 키르쿠르, 남부 나시리야로 다니며 열심히 취재했지. 그런데 호텔에 머무르는 동안 술자리가 참 많았는데 술이 예전처럼 당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네. 술이 맛이 없어 먹다가 버리곤 했어. 그런 일은 내 생애에 처음이었어. 하지만 깨달음도 잠시, 기도응답 또한 생각지도 않고 술자리 분위기에 취해 계속 마셔댔지.

그렇게 한 달 후 이라크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니 부장이 고생했다며 이틀 휴가를 주는 바람에 가족들과 안면도에 놀러 가서 휴양림 오두막집에 짐을 풀고 나오다가 급경사진 곳에서 가족들의 사진을 찍으려고 자세를 잡다가 넘어졌는데 어이없게도 발목이 비틀린 상태에서 부러지고 말았지 뭔가. 참으로 황당하고 내겐 그 사건이 충격이었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네.

순간 공중에 참새도 하나님이 허락하시지 않으면 떨어지지 않는다는데 멀쩡했던 내 발목이 그 상황에 어이없게 부러진 사실이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도록 허락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네.

갑자기 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하나님께서 날 사랑하셔서 나에게 깨닫게 하시려고 그러신 건가? 신앙생활이 엉망인 나 같은 것에게도 이렇게 관심을 두시는 건가 하는 생각에 발목이 부러져 말도 못하게 아픈 데도 생뚱맞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 그전까지 난 하나님과 신앙 문제 등에서는 큰 관심이 없었고 신앙 좋은 사람들이야말로 하나님이 특별히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던 어리석고 무지한 나였어.

덜렁거리는 발을 응급처치하고 서울로 올라와 수술을 받았어. 그때까지도 술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는 생각 못 했고 두 달 동안 병가를 낸 뒤 집에서 치료하는 동안 하나님께서 내 기도에 응답해주신 것, 내가 하나님께 불순종했던 것, 그래서 발목이 부러진 것 등을 알게 됐지. 그런데 그런 깨달음에 근심이 생겼어.

출근이 가까워져 올수록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환경이 걱정됐어. 기자 사회에서 술을 안 마시는 것은 기자이기를 포기하는 것이었고 회사에서 소외당하고 기독교 근본주의자, 광신자라는 비아냥과 비난을 듣게 될 게 뻔해서 고민스러웠어.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단했지. 술 안 마시기로. 그리고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했어.

“하나님! 술 마시지 않을 테니 앞으로 내 인생 책임져주세요. 술 안 마셔서 깨져나갈 인간관계와 그 밖의 많은 문제를 주님 앞에 내려놓으니 책임져주세요”

그 후로 7년이 지났어. 그동안 술은 입에 대지도 않았고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어. 어떤 사람들은 ‘그래도 조금은 마셨겠지’ 라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술 안 마신 것은 하나님께서 더 잘 아시지. 또한 내가 의지가 강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하나님을 잘 몰라서 그렇게 말하는 거라네.

술 끊은 이후로 걱정과는 180도 다르게 기자 사회나 회사에서 한국기자협회 기자상을 비롯하여 이루다 말할 수 없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다네. 또 하나님께서는 그동안 우리 집안의 모든 문제를 하나 둘 고쳐나가셨지. 가정불화 문제, 건강 문제, 아이들 교육 문제, 심지어 주식 투자했다가 까먹었던 돈도 다 찾게 해주시고… 6~7년에 걸쳐 하나님은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주시고 지금은 천국 같은 분위기로 우리 가정을 리모델링해 주셨다네.

돌이켜보면 하나님은 나보다 나를 더 정확히 아시는 것 같아. 문제에 대한 해결도 근본적이고 철저하시고. 지금에 와선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것들을 깨달았을 때는 참 감동이었어. 하지만 난 여전히 위태로운 인간이야. 내 속에는 위험한 요소들이 많아 하나님이 잡아 주지 않으시면 변질하는 건 순간이라는 걸 알아.

그래서 하나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은혜와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고 가슴에 새기고 또 새긴다네. 또한 목사님의 영력 넘치는 설교는 하나님 말씀을 원액 그대로 전달해주는 중요한 통로였고 그 말씀 덕분에 오늘의 내가 된 것 같네. 앞으로도 주님 앞에 가는 날까지 말씀과 기도가 날 붙들어 주시리라 믿네. 이렇게 좋으신 하나님을 자네도 믿어보지 않으려나.

친구 이웅수가
(이웅수 집사는 현재 KBS 정치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초청자에게 보내는 편지

주님은 너를 참 사랑하셔

TO. 멋진 신이삭
노량진에서 너를 처음 만난 때가 생각난다. 어딘가를 급히 가는 네게 다가가서 무작정 말을 건넨 그날, 너는 고맙게도 이야기를 잘 들어줬고 토요일에 만나자는 말에도 흔쾌히 약속해줘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집에 돌아오면서 네가 주님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기도했어. 그렇게 시간이 지나 토요일이 다가왔는데 너는 약속 시간에 나오지 않았고 그 당시 네게 휴대전화가 없어 나는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었지. 걱정도 되고 마음도 아팠지만 하나님이 너를 만나게 하신 것은 분명히 뜻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교회로 돌아왔지. 그리고 너를 위해 더 기도하지 못한 내 모습을 회개하고 꼭 다시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지.

그리고 5일쯤 지났을 때였어. 그날은 전도하러 갈 계획이 없었는데 우연히 노량진에 갔다가 거기서 너를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너도 기억나지? 네가 먼저 나를 알아보고 머쓱해서 웃은 거. 너를 다시 만난 그 기쁨을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까. 넌 약속 시간에 나오지 못한 것을 미안해하며 휴대전화 번호를 건네주면서 교회에 꼭 오겠다고 약속했지.

이삭아. 넌 네 이름이 성경 속의 어떤 인물인지 모른다고 했지? 그냥 큰아버지가 지어주신 거라고. 누나는 그 말을 들었을 때 하나님이 너를 부르고 계심을 느꼈어. 네가 지금 마음먹은 것처럼 마음을 활짝 열고 교회에 오면 돼. 그럼 살아계신 하나님이 만나주시니까.

우리 교회 많은 사람이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어. 너를 사랑하시고 너를 부르시는 하나님을 꼭 만나기를…. 나중에 네가 하나님을 만난 체험 들려줄 그날을 기대하며 너를 위해 기도할게!

너로 인해 내 가슴은 벅차

TO. 사랑하는 경미
경미야, 너를 교회에서 다시 만난 것을 생각하니 무척 기뻐서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 드렸는지 몰라. 지난해 11월 네가 처음 우리 교회에 왔을 때도 나는 무척 기쁘고 감사했어. 한동안 네가 교회에 나오지 않아 마음이 아팠지만 주님 은혜로 다시 너를 교회에서 만나게 된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지…. 이 모든 것이 너를 사랑하시는 주님 은혜인 것 같아.

네가 교회에 처음 왔을 때 내가 조심조심 건넸던 믿음의 말들이 너의 순수한 마음에 그대로 뿌려져 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나는 얼마나 큰 기쁨을 맛보았는지 몰라. 너는 내 손을 꼭 잡으며 이렇게 말했지.

“언니, 나도 꼭 성령 체험하고 방언 은사 받고 싶어. 나도 하나님 꼭 만나고 싶어. 언니랑 같이 천국 갈 거야. 나 떼놓지 마”

네가 한 그 말들로 인해 기쁘게 뛰놀았던 내 마음을 너는 모를 거야.

경미야, 나는 오늘도 너를 위해 기도한다. 네가 주님 사랑 안에서 꼭 성공하기를, 그리고 천국 가는 그날까지 믿음 잃지 않기를, 그리고 네 가족과 많은 사람이 너를 통해 예수 믿고 구원의 기쁨을 누리도록 말이야. 우리가 이 땅에서 주님이 주신 아름다운 생애를 성공으로 이끌고 인생을 마감하는 그날 네가 말한 대로 꼭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 진심으로 너를 사랑하며 축복한다. 사랑해 경미야~

“하나님, 경미의 삶 속에 날마다 주님 사랑을 체험하게 해주시고, 신부의 믿음으로 성장하게 해 주셔서 영혼의 때를 더욱 아름답게 준비하게 인도해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하나님은 널 기다리고 계셔

TO. 고마운 조석호
석호야, 와줘서 정말 고맙고 환영한다. 7월 무더운 여름날,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만남의 선물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너란다. 처음 누나 만난 날 기억하니? 무더운 뙤약볕이 내리쬐고 사람들이 북적대는 노량진 거리에서 너를 보았지.

그날, 전도모임에 나가면서 “하나님, 지옥 가는 영혼 살릴 수 있게 한 영혼이라도 만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는데, 너를 만난 거야. 네게 말을 걸었을 때, 편하게 얘기를 들어주면서 살짝 마음 문 열어준 거 참 고마웠어.

석호야, 네가 말했지. 예전에도 교회에 다녀봤고, 또 앞으로 다닐 생각이 있지만 지금은 시험 때문에 발길이 안 움직여진다고. 그렇게 미루고 망설이는 시기에, 네 영혼의 바람과 내 기도를 통해 하나님이 우리를 만나게 해 주신 것 같아. 아직은 너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 너에 대해 잘 모르고, 네가 예전에 다닌 교회를 떠난 것이 환경적인 어려움이거나, 아니면 교회에서 입은 마음의 상처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나는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이 있지. 그건 어떤 이유에서건 하나님은 지금도 너를 사랑하고 계시다는 거야.

석호가 지금 하나님께 나온 것 자체가, 하나님이 다시는 떠나지 말라고 붙들어 주시는 거란 걸 알았으면 좋겠어. 예수님이 네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살 찢고 피 흘리신 그 사랑을 머리로만 알면 아무 소용이 없지만, 성령님이 그 사랑을 가슴으로 깨닫게 해 주시면, 그 사랑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체험할 수 있어. 그런 믿음 꼭 갖기를, 또 그 믿음 잃지 않고 우리 교회에서 오랫동안 함께 신앙생활 할 수 있기를 기도할게. 

위 글은 교회신문 <20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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