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 간 대화법 ②] 서로 감정을 공감하는 자세 필요해

등록날짜 [ 2014-05-06 15:57:36 ]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충분히 이해하고 지켜봐 줘야



이번 호에서는 자녀가 부모를 신뢰하고, 부모의 권위에 순종하는 관계로 나아가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자녀와 대화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자녀와 대화할 때 기본적으로 자녀를 한 개인(영혼)으로 존중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여기서 ‘자녀를 한 개인으로 존중한다’는 말은 ‘자녀가 공부를 잘하고, 잘생기고, 착하므로’처럼 어떤 조건을 근거로 존중해 주는 수준이 아니라, 자녀를 한 인격체로 무조건 존중해야 함을 뜻한다.

이런 마음을 품는 부모는 태도나 말투에서 자녀를 무시하거나 비판적이지 않게 되고, 자녀를 조롱하거나 남과 비교하지도 않는다. 자녀는 부모가 ‘나를 나 자체로 귀하게 여기는구나’ 하는 마음을 지녀 부모 말에 비로소 순종하고 대화할 문을 연다.

행동이나 감정을 수용하라
부모의 역할을 요약하면, ‘사랑하기’와 ‘가르치기’다. 따라서 부모는 자애로움과 엄격함을 함께 지녀야 한다. 자녀의 존재 자체를 존중하는 일은 자녀를 한 인격체로 사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녀의 존재 자체를 존중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자녀에게 부모 자신의 감정, 느낌, 생각을 솔직하게 나타내는 진실함을 지녀야 한다. 예를 들면 자녀에게 “방이 이게 뭐니? 꼭 돼지우리 같다”라는 말은, 자녀가 방을 깨끗하게 치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으니 그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된다. 즉, “네가 방을 치우지 않으니까 엄마는 답답하고 속상해. 엄마가 치우려면 힘들거든.” “네가 예배에 자주 빠지면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받지 못하고 나중에 천국에 못 가게 될까 봐 엄마는 걱정돼.” 처음에는 이런 말이 낯설고 어색하겠지만, 반복해서 사용하다 보면 자녀는 부모의 진실한 감정이나 생각을 깨닫고 부모에게 순종한다. 그리고 부모와 진지한 대화를 하려고 한다.

자녀를 존중하는 둘째 방법은, 자녀를 공감하며 이해하는 마음이다. 자녀를 공감하며 이해하려면 자녀가 하는 말을 귀 기울여 잘 들어야 한다. 자녀가 하는 말에는 다 의미가 있다. 어른과 같은 생각으로 말하지 않는다고 모두 쓸데없는 이야기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자녀가 “아빠, 나 좀 내버려 두세요. 언제부터 나한테 신경 썼다고 그러세요?”라고 한다면 자녀는 아빠에게 그동안 쌓인 섭섭하고 불만스러운 감정을 표현한 것이다. 이럴 때는 “아빠가 그동안 네게 신경 안 써 준 것 같아 섭섭했구나?”라고 말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자녀의 행동, 말, 감정까지도 있는 그대로 수용해 주는 것이다. 수용은 허용과 다른 개념이다. 허용은 자녀의 어떠한 행동, 말, 감정이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해 주는 것이다. 수용은 자녀의 행동이나 말이나 감정이 지금은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하지만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잘 가르쳐서 바로잡아 주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행동을 수용한다는 것은 자녀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일일이 ‘이렇게 해, 저렇게 해’라고 간섭하지 않고 지켜봐 주는 것을 말한다. 말을 수용한다는 일은 자녀가 하는 이야기를 판단하지 않고 잘 들어주는 것을 말한다. 말은 말하는 사람에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듣는 사람에게 의미가 있다. 다시 말해서 말하는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고 해석하지 못했을 때 상대방을 오해하고 대화는 중단된다.

상대가 하는 이야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을 때는 질문하는 방법이 있다. 자녀와 대화할 때 마찬가지다. 자녀가 “나, 학교 다니기 싫어!”라고 했을 때 “학교 다니기 싫을 만큼 속상하고 힘든 일이 있었니?”라고 질문하면 된다.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충분히 지켜봐 주고 이야기를 충분히 잘 들어준다는 사실을 표현하면 자녀는 부모에게 친밀감을 느낀다. 부모의 수용적 태도는 자녀가 스스로 문제를 깨닫고 해결할 힘을 키우게 한다.

서로 존중하는 마음
자녀와 대화할 때, 자녀가 부모의 말을 잘 이해하고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상황을 판단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편도체와 해마가 만 3~5세에 완성되는데 이때 경험한 공포나 두려움, 슬픔, 외로움은 평생 뇌에 남는다. 그래서 이 시기에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교회에 나와 예배드리고 찬양하고 기도하는 일은 자녀의 인생에 평생 좋은 영향을 미친다.

대화의 목적은 사랑 표현이다. 설령 아이가 실수하고 잘못했다고 해도 아이의 말과 행동에 초점을 맞춰 반응하면 안 된다. 아이의 말과 행동 뒤에 숨겨진 마음을 읽고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자녀를 한 개인으로서 존중하는 마음을 지닌다면 결국은 부모가 영적인 하나님의 성품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부모-자녀 간 대화의 기본태도라고 할 수 있다. 

/황연희 집사
(교육학 석사, 학부모교육 강사)

위 글은 교회신문 <38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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