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 간 대화법 ①] 서로 통하는 대화, 방해하는 말투

등록날짜 [ 2014-04-29 10:03:01 ]

일방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지시와 명령 피하며
평소 자주 쓰는 용어 잘 점검해 신뢰받는 관계 돼야



인생을 살면서 맡을 많은 역할 가운데 ‘부모’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것이며 평생 감당해야 한다. 어느 부모든지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고 싶지만, 자녀는 부모가 던지는 말 한마디에 상처를 입고 어긋나는 행동을 하여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번 호부터 5회에 걸쳐 부모와 자녀 사이 대화법을 연재해, 부모-자녀가 신뢰를 회복하고 소통하는 대화를 하도록 구체적인 대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일방적인 해답을 제시해서는 안 돼
대화는 마음과 마음을 주고받는 과정이다. 부모가 던진 말 한마디에 자녀는 자신감을 얻기도 하고 좌절감을 맛보기도 한다. 부모가 자녀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평소 부모와 자녀가 대화한 내용을 분석해 보면, 부모의 말이 일방적으로 아이의 감정만 상하게 하여 자녀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잔소리’로 그치는 경우를 본다. 이것을 대화에서 ‘방해되는 말투’라고 하는데, 방해되는 말투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①명령·지시·강요하는 말: “너, 지금 빨리 숙제해.” “지금 당장 방 치워.”
②경고·위협·협박하는 말: “지금 빨리 숙제 안 하면 휴대폰을 압수한다.”
③당부·설득·설교하는 말: “착한 사람은 엄마 말을 잘 듣는 거야.”
④평가·비판·우롱하는 말: “방이 이게 뭐니. 꼭 돼지우리 같다.” “글씨를 손으로 썼니? 발로 썼니?” “이 바보 멍청이야. 너, 생각이 있니? 없니?”
⑤탐색·심리·분석하는 말: “너, 지금 몇 시야? 어디 갔었어? 누구랑 있다 온 거야?” “너, 엄마 말이 말 같지 않아서 그러지?”
⑥둘러대거나 비교하는 말: “알았어. 엄마 바쁘니까 나중에 얘기해.” “누구누구는 공부도 잘하고 엄마 말도 잘 듣는데 너는 왜 이 모양인지….”

명령·지시·경고·협박·당부·설득하는 말은 일방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말투다. 자녀에게 이런 말투를 자주 사용하면 아이는 스스로 생각하는 사고능력과 판단능력을 상실한다. 부모의 지시를 따르는 습성이 몸에 배어 자신감을 잃을뿐더러 남이 내린 명령에 무조건 따르는 의타심이 길러진다. 더 나아가서는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에 빠지고 매사에 의욕을 잃는다.

누구보다 더 신뢰받고 사랑받아야 할 부모에게서 경고하거나 위협하는 말투를 많이 듣고 자란 아이는 부모의 권위에 저항감을 품고 눈치를 살핀다. 이 과정에서 자녀는 벌을 피하려고 거짓말을 일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으므로 자녀와 나누는 대화에서는 이런 점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비판과 우롱, 추궁이나 비교하는 말투 역시 자녀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끼고 열등감을 갖게 만든다. 잦은 비판과 비교를 듣는 아이는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어 사고력과 창의력이 자라지 않는다. 특히 남과 비교하는 말을 들었을 때는 ‘나는 동생만도, 친구만도 못하구나’라고 생각한다. 수치심, 부끄러움, 시기심을 불러일으켜 비교당하는 상대와 부모에게 적개심을 품을 수도 있다. 이런 말투는 부모-자녀 간 친밀감을 상실하게 하므로 반드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서로 말을 주고받는 과정 중시해야
대화란 두 사람 이상이 말을 주고받는 행위로서, 마치 탁구를 하는 것과 같다. 탁구는 상대편으로 공을 보내면 상대방은 그 공을 잘 받아쳐야 한다. 말은 누구나 잘할 수 있지만 대화는 누구나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자녀와 대화할 때는 자녀가 날아오는 공을 잘 받아 칠 수 있게 자녀 눈높이에 맞게 공을 줘야 한다. 말을 잘 듣게 하려면 잘 들을 수 있게 말해야 한다.

그러나 보통 부모들은 지시와 명령으로 해 보고, 그것이 안 통하면 그다음은 경고와 위협적인 말을 꺼낸다. 이마저도 통하지 않으면 욕설과 무력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부모 역할에 좌절감을 느끼고 자녀를 향해 분노가 쌓인다. 분노가 쌓이는 만큼 자녀와 대화를 나눌 때 장벽이 높아지고 관계가 단절된다.

자녀는 부모와 대화하면서 성장한다. 아이들이 아무리 말해도 꿈쩍하지 않는다면, 평소 자신이 자녀에게 어떤 말투를 사용하는지 점검해 보고 말투를 개선하는 노력을 해 보자. 

/황연희 집사
(교육학 석사, 학부모교육 강사)

위 글은 교회신문 <38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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