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 간 대화법 ④] 감정이나 생각 주입해선 안 돼
나의 의사를 전달할 때 대화 방법

등록날짜 [ 2014-05-20 10:57:39 ]

사실 그대로 표현해 자녀 스스로 깨닫게 해야



부모들은 자녀와 대화하면서 자녀의 행동을 자신의 기준에 따라 평가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너는 참 똑똑해”, “착한 사람은 안 싸우는 거야”, “왜 이렇게 게으르니?”와 같은 말이다. 이렇게 부모가 평가하는 말을 많이 하면 자녀는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잘못했는지 구체적으로 모를 수 있다. 이번에는 자녀를 평가하지 않고 부모의 의사를 전달하는 대화 방법을 알아보자.

먼저 자녀의 행동을 사실 그대로 표현해 주는 대화를 하면 된다.

▶방을 치우지 않았을 때: “방이 어지럽혀져 있네.”
▶화장실 불을 끄지 않고 그냥 나올 때: “화장실에 불이 켜 있네.”
▶숙제 하지 않고 게임만 하고 있을 때: “숙제는 안 하고 게임만 하고 있네.”

이렇게 자녀의 행동을 사실 그대로 사진 찍듯이 표현해 주면, 자녀는 자신의 잘잘못이 무엇인지 명백하게 알게 되고 이를 일반화하지 않게 된다. 즉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게으르다’ ‘나쁘다’ 등으로 평가하면 자녀는 자신을 ‘나는 나쁜 사람’ ‘게으른 사람’ ‘착한 사람’ 또는 ‘못 생긴 사람’으로 취급하게 된다. 그러나 부모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잘못된 행동만 지적해 주면 그 행동만 잘못한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은 부모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해 주는 대화로서 흔히 ‘나-전달법’이라고 한다.

“네가 동생하고 싸우는 것을 보니 엄마가 많이 답답하고 속상해.”

“엄마는 네가 지각할까 봐 걱정 돼.”

“엄마 말에 순종하지 않는 네 모습을 보니 정말 서운해.”

너를 주어로 하면 명령, 위협, 충고, 평가, 비판, 조롱식 말투가 되기 쉽다. 즉 “너는 동생하고 싸우기만 하고 언제 철들거니?” “너 맨날 지각하는데, 공부는 잘할 수 있겠어?” “너 엄마 말에 순종 안 하면 천국 못 간다.”

그러나 ‘나-전달법’으로 대화하면 자녀는 부모에게 자신의 행동을 방어하거나 반발하지 않게 된다. 또 자신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부모의 마음을 알게 되고 자발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바꾸려고 노력하게 된다.

자녀에게 나의 의사를 전달하는 대화를 좀 더 효과적으로 하려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한다. 나 주어-자녀의 행동 표현-부모의 생각과 느낌-부모의 바람을 덧붙인다.

◆상황: 큰 아이가 자기 동생이 공부하는 것을 방해한다.
▶나 주어: 엄마는
▶행동표현(사실 그대로): 동생이 공부할 때 네가 옆에 와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생각, 느낌: 동생이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될까 봐 신경이 쓰이고 안타까워
▶바람: 동생 공부가 끝난 다음에 같이 놀면 좋겠어

초등학교 시기의 아이들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이 완성된 시기가 아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고 친구와 어울려 다른 친구를 왕따 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인성교육을 해야 할 적기가 바로 이 때다. 인성교육의 핵심은 다른 사람의 아픔, 고통, 기쁨, 행복 등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을 키우는 것이다.

학년이 올라가고 사춘기를 겪으면서 아이들은 부모나 선생님에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려고 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 인성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녀들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기가 어려워진다. 신앙생활의 습관을 바로 잡아주어야 할 때도 바로 이 시기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자녀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사람은 부모다. 그런데 그 부모에게 잘못된 평가를 받고 자란다면 그러한 평가는 그대로 굳어져 자녀 자신의 부정적인 자아상이 형성되고 만다. 대부분 부모는 어린 시절 자신의 부모가 자기를 대하던 방식을 자녀에게 그대로 되풀이한다. 자녀를 하나님이 크게 쓰시는 사람으로 키우고자 한다면, 부모가 먼저 하나님의 능력과 성품을 닮아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황연희 집사
(교육학 석사, 학부모교육 강사)

위 글은 교회신문 <38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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