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으로 인도하는 효(孝)를 실천하며] 담도암으로 고생하신 친정어머니 천국으로 인도
이경분 권사(5교구, 28여전도회)

등록날짜 [ 2015-10-13 10:22:41 ]

통증이 심한 암이라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수도 있지만

1년간 병 수발하며 구원의 확신 마음에 가득 안겨 드려

어머니라는 단어는 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담도암으로 시한부 인생 판정을 받은 친정어머니를 모시다가 올여름 천국에 보낸 이가 있다. 어머니를 여읜 빈자리로 슬픔에 잠기기보다는 천국에서 평안하고 행복하게 지내실 줄 믿기에 오히려 문득문득 힘이 나서 더욱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게 된다는 이경분 권사(61). 어머니가 예수 피 공로를 꼭 붙들고 천국에 가기까지, 울고 웃으며 함께 보낸 지난 1년을 회고해 본다

담도암 진단 받은 친정어머니

2014년 봄, 이경분 권사의 친정어머니 박순희 성도(82)는 담석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두 달 만에 황달이 심하게 왔다. 담당의사는 암이 의심된다며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라고 했다.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고 초조하게 기다리던 중, 청천벽력 같은 결과가 나왔다.

담도암입니다. 암세포가 담도에 쫙 퍼졌어요. 수술하면 최대 3, 수술하지 않으면 1년 정도 살 수 있습니다.”

담도암은 전조증상이 없다가 급격하게 상태가 악화하기에 발견도, 치료도 매우 어렵다. 생존율도 다른 암에 비해 현저히 낮다. 암담한 현실 앞에 가족들은 고심을 거듭했다. 연로한 분이 수술받느라고 고생하느니 여생을 편안하게 지내게 하는 편이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경분 권사는 8남매 중 맏이다. 팔십 노모와 육십 맏딸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정이 듬뿍 밴, 오랜 친구이자 연인 같은 사이다. 어머니가 1년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자 이 권사는 누구보다 충격이 컸고 정신이 아찔했다.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었다. 남은 1년을 어머니의 영혼의 때를 위해 천국 소망을 심어 줄 기회라고 여진 것이다. 이 권사는 평소 어머니가 천국 갈 수 있게 운명이 가까울 때 꼭 자신이 모실 기회를 달라고 기도했었다.

이경분 권사의 어머니는 오래전부터 신앙생활을 했지만 믿음이 깊지 않았다. 이 권사는 어머니가 구원의 확신이 있는지 내심 걱정됐다. 어머니는 경기도 포천에서 막내아들과 함께 지내다가, 담도암 확진 후에는 자식들이 번갈아 가며 모셨고 생애 마지막 수개월은 기도대로 경기도 부천 이 권사 집에서 지냈다

주님 품으로 가시기까지

이 권사의 어머니는 담도암 진단 후 거의 1년간 입원과 퇴원을 거듭했다.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통증이 심한 담도암. 이 권사는 어머니가 극심한 통증에 못 이겨 혹여 믿음을 잃을까, 운명 직전에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하지나 않을까 염려돼 기도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예수님, 어머니가 통증에 시달리지 않게 해 주세요. 그 고통으로 예수를 잊거나 원망하지 않게 해 주세요.”

교구장과 지역장이 자주 심방 와서 어머니를 위해 기도해 주었다. 이 권사는 어머니를 마치 자신의 부모처럼 섬겨 주는 교구식구들이 무척 고마웠다.

이 권사는 어머니에게 늘 예수 생명을 심어 주고, 예수 피 공로를 붙들라고 당부했다. 이 권사의 어머니도 당신이 정신이 흐릿해져 예수를 잊을까 내심 걱정되었는지 어느 날은 잠들기 전에 맏딸에게 당부했다.

내가 깊이 잠들어서 예수님 잊어버리면 안 되니까 예수님을 내 심령에 잘 모시게 기도해 주렴.”

평소 어머니는 암 통증으로 일어나 앉아 있기도 힘겨워했지만, 이 권사는 그런 어머니를 수발하는 일이 조금도 힘겹지 않았다. 어머니를 어떻게든 천국에 보내야 했기에 마음에서부터 힘이 불끈 났다.

이 권사는 매일 아침 어머니의 몸을 받들어 일으켜 앉혀 주었다. 얼굴을 닦아 주고 음식을 일일이 떠먹여 줬다. 거동이 불편해서 화장실에 못 가니 매번 기저귀를 갈아 주고 옆에 요강도 놓아 줬다. 병든 노인의 몸에서는 땀이나 배설물이 수시로 흘렀지만 자신을 낳아 길러 주신 어머니의 것이기에 조금도 거부감이 없었다. 오히려 빨리 닦아 주지 못해 피부가 덧날까 봐 늘 신경을 쓰며 깨끗이 씻겨 주었다.

어머니, 오늘 먹고 싶은 것 말씀하세요. 해 드릴게요. 내일은 또 뭐가 드시고 싶으실까?”

이 권사는 어머니가 드시고 싶다는 것만 사서 식사를 대접했다. 이 권사의 효도 방법은 최선을 다해 어머니를 영적으로, 육적으로 편안하게 해 드리는 것이다.

주일에는 같은 동네에 사는 남동생이 어머니를 자동차에 태워 교회까지 모셔 주었다. 예배드릴 때면 이 권사는 어머니 옆에 바짝 붙어 찬양하고, 어머니를 위해 기도했다. 이 권사의 어머니는 주일에 통증이 아무리 심해도 교회에 와서 큰딸 옆에 기대 있으면서까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일에는 필사적이다시피 했다.

어느 날 어머니는 지난날 안일했던 신앙생활을 회개하며 눈물을 뚝뚝 흘리셨다. 그리고는 주님께 기도했다.

주님, 정신이 흐려지지 않게 하소서. 마지막 때에 예수님의 피 공로 붙들고 천국 가게 하소서.”

이 권사는 어머니가 주님을 신실하게 섬기는 예배에 마지막 남은 힘을 쏟는 모습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났다. 어머니도 맏딸과 함께 예배드릴 때마다 무척 편안한 모양인지 자주 말씀하셨다.

딸아, 마음이 참 평안하구나. 예수 피 붙들게 해 줘서 고맙다.”

어머니는 그렇게 평강 가운데 지내다가올여름, 은혜롭게 주일예배를 드린 후, 3일이 지나고 평생 소망하던 주님 품에 안기셨다

평생 여한이 없도록

이경분 권사는 이제 여한이 없다. 그동안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다 천국 못 가실까 조마조마했다. 3년 전, 연세중앙교회에 다니기 시작할 무렵에 아버지가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고 믿음 갖고 소천하셨고, 이제 어머니까지 천국의 주님 품에 안겼으니 마음이 놓인다.

우리 인생은 잠깐인데 부모님이 영원한 하늘나라에 가서 고통 없이 예수님 품 안에 계실 것을 생각하면 기뻐요.”

물론 한동안 함께 지내다가 가신 어머니의 빈자리가 가끔씩 사무치게 그립다. 편히 누우시라고 두툼한 이불을 요처럼 깔아 드렸는데 지금도 그 이불을 볼 때마다 마음 한편이 아릿해진다. 거기에 누울 때마다 마치 어머니의 온기가 따스하게 감싸 주는 듯하다.

어느 날, 이 권사가 어머니에게 한 질문이 떠오른다.

어머니, 예수님 얼마만큼 사랑해요?”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지~ 새삼스레 뭘 물어보나?”

어머니는 이제 그 사랑하는 주님 곁에 계신다. 이제 부모님을 천국에 보냈으니 이 권사의 남은 소망은 자신도 남은 생애 예수 잘 믿어 저 천국에서 주님과 부모님을 뵈옵는 것이다.

성경은 말한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6:2).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주 안에서 효도하는 것은, 소중한 내 가족과 함께 주님께서 다스리시는 나라에서 아픔이나 슬픔 없이, 행복과 기쁨으로 영원히 사는 길이다.

/손미애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55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

    소셜 로그인

    연세광장

    더 보기